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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이재윤 개인전
기간| 2021.04.15 - 2021.04.21
시간| 10:00 - 18:00
장소| 모리스갤러리/대전
주소| 대전 유성구 도룡동 397-1
휴관| 명절 별도공지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42-867-7009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이재윤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 즐거운 세상, 20개의 나라
    (출처= 모리스갤러리) Acrylic on canvas 53 x 45cm

  • 가나안 정탐꾼
    (출처= 모리스갤러리) Acrylic on canvas 34 x 27cm

  • 광야에서
    (출처= 모리스갤러리) Acrylic on canvas 72 x 91cm

  • 십자가
    (출처= 모리스갤러리) Acrylic on Wood 22 x 14cm
  • 			 ‘재윤다움’이라 쓰고 ‘순전한 천진함’이라 읽는다.
    
    ★ 황혜영(미학-인문학자, 서원대 교수)
    
    
    
    내가 이재윤 화가의 작품을 처음 만난 곳은 모리스 갤러리다. 2013년 당시 유성에 살 때 남편과 시내 산책을 나갔다가 마침 모리스 갤러리에 전시가 있어 들렀다. 여러 작가의 단체전이었는데 많은 작품들 중 유독 내 시선을 끄는 작품이 있었다. 정확히는 같은 작가의 두 작품이었는데 그 작가가 이재윤이다. 다른 훌륭한 작품들도 많았는데 왜 유독 그의 그림이 내 마음에 울림을 주었는지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한 마디로 말하면 그의 그림은 다른 그림들과 달랐다. 첫 눈에 그의 그림들은 어린 아이가 그린 것처럼 투박하고 다소 유치하게 보였다. 하지만 그 그림들은 단순히 서툴고 투박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왠지 보는 이로 하여금 더 들여다보게 하고 그 앞에 더 머물러 있고 싶게 만드는 묘한 인력이 있었다. 뭐라고 할까, 우리 모두가 아이 시절 지녔던 그러나 차츰 현실적으로 되어가면서 잃어버린 ‘순전한 천진함’ 같은 것이 그의 그림에서 뿜어져 나왔다. 그 순전한 천진함이 다른 어떤 작가의 그림에서도 볼 수 없는 재윤 화가만의 고유한 무엇sui generis을 창조해내고 있었다.
    
    이번에 이재윤 화가가 모리스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다시 하게 되었다는 소식에 축하와 따뜻한 응원을 보낸다. 예전 전시 당시 작가의 집에서 작품들을 직접 보기도 하였는데, 최근 오랜 만에 다시 재윤 화가의 집에 가서 예전에 본 작품들 이후 이번 전시에 소개될 새로운 작품들도 보았다. 사진으로 볼 때는 종이에 그린 그림과 나무에 그린 그림이 잘 구분되지 않고, 작품의 크기도 잘 안 느껴지지만, 직접 보면 종이에 그린 그림과 나무에 그린 그림의 질감도 많이 다르고, 엽서만한 것에서부터 폭, 길이가 50cm 정도 되는 것까지 크기에 따라서도 작품 느낌이 다르다.
    
    이재윤의 작품은 성서나 동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기적같이 놀라운 이야기들을 소재로 한 그림들이 많다. 이번에 보니 그의 작품들 중에 작품 겉틀 안에 작은 틀이 구획된 작품들이 여러 작품 있었다. 소설이나 음악, 영화와 같은 진행의 장르는 사건의 추이와 시간의 흐름을 스토리전개에 따라 자연스럽게 담아낼 수 있지만, 그림과 같은 한 화면으로 된 장르는 사건의 추이와 전개과정을 담아내는 것이 쉽지 않다. 이재윤은 스토리를 화면에 담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화면을 구획하여 성서나 동화 이야기 장면 장면들 각각에 독자성을 부여하면서도 차곡차곡 정해놓은 자리에 배치해준다. 때로는 만화의 화면구성처럼 직접 선을 그어 전체 스토리 안의 작은 스토리 공간들을 구획하기도 하고 때로는 가시적인 선 없이 화가 머릿속에서 화면을 분할하여 전체 스토리의 주요 장면들을 함께 담아놓는다. 그런가 하면 <천지창조> 같은 작품에서는 한 화면 상하좌우에 천체, 공중, 바다, 육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배치하고 6일간의 천지창조과정을 한 눈에 조감하도록 설계한다.
    
    그의 작품에서는 밝고 선명한 천연색들의 절묘한 콘트라스트에서 나오는 역동감과 기분 좋은 생기, 투박하면서도 천진한 선들이 주는 정겨움, 간략한 실루엣과 숨김없는 표정들에서 느껴지는 투명한 영혼, 기적 같은 이야기들에 진심 놀라고 신나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는 순전한 감탄과 감동, 이 모든 것들이 재윤다움으로 번져나온다.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그가 내 곁에 다가와 손길로 나의 어깨를 툭툭 치며 내 안에도 있는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나다움으로 걸작을 만들어보라고 미소 짓는 듯하다.
    
    <홍해를 지나며>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좌우로 갈라진 홍해 벽 사이에 서 있는 다섯 사람으로 표현되어 있다. 흥미로운 점은 다섯 명 모두 키도 비슷하고 뒷모습으로 그려져 얼굴 생김새도 서로 구분이 안 되는데다가 누가 앞서고 뒤서고가 없이 손에 손을 잡고 어깨를 나란히 한 채 홍해 길 위에 서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늘 비교하고 경쟁하며 누가 앞서고 누가 뒤서는지, 누가 더 잘나고 더 못났는지 따지곤 하지만 홍해를 건너는 기적에 비하면 인간들 사이에 크고 작고, 앞서고 뒤서고는 별반 차이도 의미도 없다. 홍해를 건너는 이들은 그저 하나님 베푸신 기적을 함께 지나는 길동무들이다.
    
    홍해를 건너는 사람들 모습은 먼 나라 옛이야기 속 인물 같지 않고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이웃들 모습이다. 게다가 그들은 기이한 이적에 놀라는 모습이라기보다 평소 늘 그래왔다는 듯 일상의 모습이다. 그래서인지 문득, 매순간 우리가 지나는 이 일상의 길이 갈라진 홍해에서 드러난 뭍과 같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 순간에도 우리는 우리를 덮쳐 삼키려는 위험들이 벽으로 밀쳐진 기적 같은 은혜 안에 있는지도 모른다.이들 홍해를 건너는 이들의 비슷비슷한 뒷모습에서는 신기하게도 신바람과 편안함이 느껴진다. 그들은 바다 벽이 쏟아져 덮칠까 곁눈질하지도, 애굽 군대가 쫓아올까 뒤돌아보지도 않는다. 두고 온 과거에 미련의 눈길도 주도 않는다. 그저 앞만 보며 가볍게 길을 간다. 보통 지나간 세월에 대한 미련과 앞날에 대한 염려로 오늘의 기쁨과 행복을 누리지 못할 때도 많은데, 이들은 미련도 두려움도 모두 하나님께 맡기고 기적의 순간을 온전히 편안하게 누린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가는 홍해의 기적 길동무들처럼 그렇게 우리도 오늘의 기적을 기쁘게 건너면 된다.
    
    - 2021. 03. 18 <충청일보> 황혜영 컬럼
    
    (출처= 모리스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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