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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차민주 : Blue Layers
기간| 2021.06.03 - 2021.06.16
시간| 10:00 - 18:00
장소| 모리스갤러리/대전
주소| 대전 유성구 도룡동 397-1
휴관| 명절 별도공지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42-867-7009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차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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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Blue Layers-no.1
    2021 (출처= 모리스갤러리) 장지 위에 분채 Diameter 38cm

  • Blue Layers-no.2
    2021 (출처= 모리스갤러리) 장지 위에 분채 Diameter 38cm

  • Blue Layers-no.3
    2021 (출처= 모리스갤러리) 장지 위에 분채 Diameter 38cm

  • 새벽의 겹-no.11
    2021 (출처= 모리스갤러리) 장지 위에 분채, 석채 37 x 60.5cm
  • 			 차민주의 ‘색유도원’
    
    홍경한(미술평론가)
    
    
    
    1. 차민주는 여행할 때의 감정과 산수의 자연을 ‘색의 이야기’로 풀어보려는 의도 아래 오늘의 작품이 나왔다고 했다. 어딘가를 유람할 때의 감정을 투사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을 ‘색의 정경’으로 함축해 화면에 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과거 인상파들이 그러했듯 차민주 또한 스치듯 지나는 찰나의 장면을 좇아 기록하려 했고, 그 순간의 변화들을 시각조형으로 채록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단순한 장면의 나열이 아닌, 여기엔 어쩌면 고유하면서도 내용을 달리하는 이야기들이 들어섰다. 날씨와 시간에 따라 차이를 두는 감흥과 눈으로 마주한 변화무쌍하면서도 아름다운 자연 및 시공의 자락들을 색으로 차환하여 차곡이 앉혔다. 따라서 차민주의 ‘색유도원’은 기억과 경험을 연결하여 연속적으로 잇은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조형예술의 시작점이라 해도 무리는 없다.
    
    작가는 “자연의 산과 나무, 밤하늘과 별, 노을빛과 강물에 비친 윤슬, 밤과 새벽의 경계에서 오는 빛(薄明) 등이 작품의 소재이자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야말로 누구에게나 적용됨직한, 별 것 아닌 소소한 일상에서 발견하는 장면들이다. 하지만 작가에겐 남다른 정서 혹은 감정으로 동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왜일까. 감수성의 차이일까 아니면 자라온 환경에 의한 영향일까.
    
    그가 어째서 평범한 자연의 일부를 표상화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자연은 그에게 하나의 현상을 넘어 주관적 감각의 반영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빛과 대기의 변화에 따라 색채가 일으키는 점층적이고 깊이 있는 효과에 흥미를 갖고 있음 또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작금 선보이고 있는 시리즈인 <색유산수(色遊山水)>이다.
    
    장지에 분채와 석채를 차곡차곡 쌓고 새겨 다소 몽환적인 여운을 심어주는 <Twilight>(2020)을 비롯해, 미묘한 색의 변주가 눈에 띄는 채색화 <색유산수> 연작은 작가 차민주의 미적가치를 대리하는 작품으로 꼽힌다. 실경 너머에 존재할 법한 이상향은 감정의 결과 등치되고, 중첩의 중색법을 통한 공간감은 시각조형에 관한 작가의 연구와 학습을 읽게 한다.
    
    특히 비교적 근작에 속하는 <색유산수> 시리즈는 작가 스스로 밝히듯 “평면적인 산수의 형상을 띄고 있는 것들이지만 ‘몽유도원도’의 무릉(武陵)인 도가(道家)의 이상향과 상통(相通)한다.” 이른바 ‘색유도원’인 셈이다.
    
    2. 당연하지만 ‘색유도원’으로서의 <색유산수>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색이다. 의식과 무의식이 뒤섞인 내적 미감 아래 드러나는 그의 색은 발견된 자연을 저장하는 장소이면서 동시에 현실을 초월한 이상향을 열람하게 만드는 장치이다. 또한 정적인 아름다움과 휴식의 여운을 제공하는 단초가 되는 것도 색이며, 대상의 겉(표피적인 재현)이 아닌 내면의 세계로 들어설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것 역시 색이다.
    
    그 중에서도 그의 색은 도원의 세계로 향한 지도와 갈음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비록 표현주의자들에 비하며 강렬하지도, 격정적이지도 않으나 작가 자신이 느긴 모든 것이 응축되어 있다는 것에서 특히 그렇다.
    
    실제로 정신으로 만나 마음으로 보고 손으로 그려낸 자연이 색으로 전환되어 있는 듯 없는 듯 살포시 안착된 <색유산수>는 이러한 해석을 어색하지 않게 만든다. 그만큼 차민주에게 색은 주요 조형언어라고 할 수 있다. 사색의 틈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색의 중요성은 간과될 수 없다.
    
    물론 실제 지명을 제목으로 한 <비자림의 여름>(2020)이나 <비자림의 새벽>(2020), <하도리>(2020), <새별오름>(2020), <사려니숲>(2020) 등의 작품에서 읽히듯 자연을 거둬들이는 방식에 관한 한 지각이 아닌 심상으로 담아내었다는 사실에서 여타 작업들도 <색유산수> 못지않은 시미(詩味) 깃든 사색을 보여준다. 형상은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것, 보이지만 응축된 형상과 색이라는 점에선 대동소이하다, 어느 것이 더 낫고 못한 변별은 의미없다.
    
    3. 작가 차민주는 일련의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추억의 실타래를 풀어낸다. 사적 발로가 미감의 원천이다. 허나 그것이 공유불가능하거나 노골적, 빤하지는 않다. 레이어로 채워진 화면을 덤덤하게 지켜내고 있는 것은 자연의 일부이지만 오히려 내면의 부분이라는 게 맞고, 실체에 의하기 보단 관념적이라는 게 옳다. 그리고 그건 궁극적으로 ‘도원’이 담지하고 있는 세계와 맞닿는다.
    
    미감은 도원을 보다 도원답게 만든다. 흡사 바다를 옮긴 듯 화면 전부를 파란색으로 채운 작품 <하도리>에서의 미감은 평안함이자 고요이다. 비자나무 빼곡한 제주 비자림을 그린 <비자림의 여름>에서의 미감은 야생 원시림 특유의 자연미에 있다. 차민주처럼 예술로 담아낼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지만, 모두 내가 깨닫듯 타인들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느낌들이다.
    
    <색유산수>도 동일한 맥락에 놓인다. 실제의 세계가 아닌 세계의 실제화라는 차이는 존재하나, 근원적인 것으로부터 시작된 세계, 돌고 돌아 머나먼 길 그 끝자락에 멈춰진 자리와 지향으로서의 이상(도원)에 방점을 둔다는 점에선 딱히 다를바 없다. 하나같이 비워진 여백을 통한 채움의 강조가 두드러진다는 조형 역시 대동소이한 지점이다.
    
    필자는 그의 작품에서 그림은 감동이자 나와 대상, 타자와의 호흡이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읽는다. 그리곤 그 메시지가 예술의 중심에 서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본다. 아직은 그리 긴 여정이라 말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조금씩, 느리더라도 작가로서 차근이 걸어온 그의 삶을 엿본다.
    
    이처럼 차민주의 그림은 다양한 측면에서 유의미하다. 좋은 작가로 발전할 가능성 또한 유효하다. 그래도 아쉬운 점은 있다. 우선 대체로 그림의 크기가 작아 전달력에 누수가 있고, 약간은 과한 색의 치우침으로 인한 시각성이 강조되는 양태는 자유로운 상상과 해석의 가치라는 <색유산수> 이면에 드리운 또 하나의 본질을 저해할뿐만 아니라 자칫 장식성을 부각시킬 여지까지 생성한다.
    
    그럼에도 미지의 세계로 가는 길을 열어주며 현실너머의 시공간으로 우릴 인도하는 차민주의 작업은 향후의 기대치를 저버리지 않게 한다. 작가의 삶과 평행선을 긋는 마음의 표상은 진실하고 진실함은 미적가치에 있어 그 어떤 것보다 우위에 서기 때문이다. 
    
    
    (출처= 모리스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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