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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김재이 : Meta-Portrait 타인의 자화상
기간| 2021.12.20 - 2022.01.28
시간| 11:00 - 19:00
장소|
주소|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87길 46/호텔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센터 2B 18
휴관|
관람료| 무료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김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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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타인의 자화상
    (이미지출처 = 살롱드아트)

  • 시계동감
    (이미지출처 = 살롱드아트)
  • 			타인의 자화상: 오스카 와일드, 이쾌대, 그리고 김재이의 Meta-Portrait
                            
    인간이 거울을 본 이래로 자화상은 계속되었다. 거울 이전에 이미 개울가에서 인간은, 동물은, 자기 자신의 모습을 비춘다. 그러나 내가 비추인 상과 내가 그리는 자화상은 다르다.
    물가에, 거울에 비친 자기의 모습에 만족하는 사람은 없고, 아마도 다른 사람이 그려준 초상화와 사진에 만족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사진을 이리 저리 자르고 늘이고 뽀샵한다. 자신의 초상화는 그저 그림일 뿐, 작가의 표현일 뿐이라고 여기며 거리를 둔다.
    
    그러나, 자화상은 다르다. 자화상은 온전히 작가의 책임이다. 재료도 자신이고 분장도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며 그리는 사람도 자신이며 순간의 표정과 표현도 자신에게서 나온다. 작품의 완성을 결정하는 것도 자신, 작품의 공개를 결정하는 것도 자신이다.
    
    렘브란트의 젊은 시절의 자화상과 말년의 자화상은 그의 삶과 인물 자체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썸머리인 동시에 두 점을 이어 내삽하면 그가 어떤 궤적을 걸어왔는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고호의 자화상 역시 그 작품 안에 인물 고호와 작품 세계를 그대로 함축해 놓았다. 그의 인생과 작품을 아는 사람들은 자화상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연민과 경외를 동시에 보내게 된다.
    
    이러한 완벽한 자화상 작품이 이미 존재하는 미술 세계에 작가는 어떤 자화상을 내놓아야 할 것인가? 2017년 5월 런던 사치(Saatchi) 갤러리에서 열린 스마트폰시대의 셀피전(From Selfie to Self-Expression)을 참관한 일이 있다. 전세계 모든 이들이 오늘도 디지털 자화상을 순간 그렸다 지웠다 고쳤다를 반복하는 자화상 범람의 시대에 작가는 어떤 벽돌 하나를 세계에 던져 올릴 것인가?
    
    김재이 작가는 벽돌의 주제를 '타인의 자화상'으로 잡았다. 갤러리 살롱드아트는 이를 Meta-Portrait로 번역하며 새 말을 창조한다.
    
    이쾌대의 정말 멋진 자화상이 있다. 그런 색깔의 물감이 당시에 있었나 싶은 경쾌한 컬러에 당시에 자신이 얼마나 섹시했는지를 자랑하는 듯 살아 움직인다. 심지어 그의 팔렛트는 마치 스마트폰을 들고 있나 하는 착시를 일으킬 정도로 핸디하다. 그의 삶과 스타일, 그리고 일본 유학 시기와 전성기, 그리고 월북 직전까지의 그 현란한 작품 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김재이는 이쾌대에 대한 오마쥬를 메타포트레이트로 표한다. 자신의 얼굴을 이쾌대의 그것과 합성한다. 이쾌대의 뒷모습은 자신의 뒷모습으로 대신 보여준다. 이쾌대의 얼굴은 이제 김재이의 모습을 하고 있고 이쾌대가 하지 못한 말은 작품속 여인의 어깨 문신에 암호로 새겨져있다. 이 암호는 훗날 미술연구가들이 풀어야 할 비밀키이다.
    
    그런데 일견 이 작품은 이쾌대 자화상 앞에서 사진을 찍은 건 아닐까 하는 효과를 준다. 사실적 묘사가, 순간 제3자가 찍은 사진의 느낌을 준다. 또는 작가의 등 뒤에 거울이 있고 타이머를 맞추어 놓은 셀카가 숨겨져있는.. 또는 누군가가 전시관 구석에 놓여있는 이쾌대 자화상 앞에 앉은 토플리스의 여성을 몰래 찍은듯한 느낌이다.
    
    반나의 여성은 꿈을 꾸는듯 하다. 어쩌면 자신의 자화상을 그리다 지쳐 잠이 들었는데 꿈의 공간에서 갑자기 이쾌대가 떠오른 건 아닐까? 그리고 놀랍게도 꿈에서 자기 자신의 뒷모습이 노출된 영상을 기억한 것은 아닐까?
    
    김재이는 이렇게, 다양한 즐김이 가능한 메타 포트레이트들을 내놓았다. 우리말로는 타인의 자화상이란다. 타인을 그린 자화상이라는 것인지 타인이 그린 자화상이라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둘 다 자화상의 개념과 모순된다. 타인의 자화상이라니..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이미 메타버스임을 자각한다면 우리의 자화상도 이미 메타포트레이트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메타버스의 한 축이 거울 세계(Mirror Worlds)인 것처럼 자화상은 거울에 비춘 듯한 자신의 상으로 시작하지만, 사진이나 거울이 순간만을 포착하는 반면, 작가의 자화상은 자신의 삶의 시공간을 압축하는 라이프로그(Lifelogging)가 되어 다시 메타버스의 한 축으로 연결된다. 그런데 김재이가 이미 보여준 것처럼 이쾌대의 자화상이 놓여있는 붉은 방 구석은 가상의 세계(Virtual Worlds)이다. 실재한 적이 없는 꿈의 공간이라는 면에서 또 하나의 메타버스 차원으로 연결되며, 이쾌대의 얼굴에 김재이 작가의 모습이 살짝 비치며 동시에 김재이의 다른 메타포트레이트에는 없는 어깨 문신은 이 자화상이 가상현실인 동시에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임을 보여주어 메타버스의 네가지 세계를 모두 담아내었다. 김재이는 아마도 메타버스라는 용어와 이론, 유행의 영향력이 가장 작은 제주에 살고 있어서 이를 의식하지는 못하고 작품을 했으리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천재는 늘 미래를 예지하는 법.
    
    도발적 섹시 천재 오스카 와일드는 이미 131년전에 메타포트레이트를 선지했다. 현실 인물은 늙지 않고 젊음을 유지하며, 대신 그의 초상이 현실을 반영한다. 현실도피로서의 초상, 꿈의 반영으로서의 초상, 늙은이의 젊은 얼굴이 현실인지, 젊고 잘생겼던 이를 그린 초상이 늙어가는 것이 현실인지, 이분법으로는 분간할 수 없다. 만져지는 얼굴이 타인인가? 늙어가는 초상속 인물이 타인인가? 무엇이 타인의 자화상인가? 그러나 메타버스로 보면 이상할 것이 없다. 메타포트레이트의 전형이다.
    
    오징어게임으로 이제 겨우, 너무나도 늦게, 국제적 유명세를 타게 된 또다른 천재 정재일의 <도레안 그레이의 초상>을 다시 보고 듣고 싶어진다. 그의 또 다른 작품 <클럽 살로메>도.
    
    2021을 마감하며 2022를 여는 살롱드아트의 김재이 작가 초대전 Meta-Portrait.
    
    감상자는 김재이의 여러 메타포트레이트를 보며 자신을 그린 타인의 자화상을, 자신이 그린 타인의 자화상을, 타인이 들어간 자신의 자화상을, 타인의 눈에 비칠 자신의 자화상을 메타버스 속에서 그려보게 될 것이다.
    
    나도 나만의 메타포트레이트를 가지고 싶다.
    
    Written by Meta-Lord Henry Wotton
    
    2021.11.28
    
    (출처 = 살롱드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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