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XHIBITION
NO COLOR
기간| 2020.09.16 - 2020.09.29
시간| 11:00~01:00
장소| 회의실/서울
주소| 서울 마포구 상수동 330-12/홍대 제비다방 맞은편
휴관| 무휴
관람료| 무료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송세진
곽소진,안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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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곽소진, 내 몸은 깜빡이고 나는 가끔 너의 꿈을 꾼다
    2014 16mm | BW | Sound. Courtesy of the artist 3’54”

  • 송세진, Lip-Sync For Your Life
    2016(2020 ver) Single Channel Video | Full HD | Color. Courtesy of the artist 6’28”

  • 안정윤, 구경꾼
    2016 Video | HD | Color | Sound. Courtesy of the artist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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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아름다운 것과 아름답지 않은 것. 그 기준은 어디에서 정해진 것일까. 이는 개인이 속한 사회문화적 맥락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우리는 속한 배경으로부터 어떻게 영향을 받고 있을까. 대중 미디어가 전달하는 이미지에서? 아니면 윗세대부터 전해오는 가정 내 관습에서? 이는 우리의 관념 속에 무의식적으로 침투된 것들로서 흑백의 스펙트럼에서 떠도는 듯 보인다. 이렇게 침투된 것들은 사회 구성원의 인식체계를 특정 방향으로 수렴시키며 사회 안에서 지속적으로 배척되고 밀려나는 특정한 집단을 정의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가벼운 인지’는 그것을 편리하게 하나의 색으로 규정하곤 한다. 
    
    멜팅포트 스크리닝 프로젝트 《NO COLOR》는 외부로부터 불안과 무지의 영역으로 내몰린 ‘검정’이라고 명명된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기획의 출발지점이 된 ‘검정’이라는 개념은 여러 문화권에서 달리 인지되어온 검정에 대해 자전적 서사로 풀어낸 알랭 바디우의 에세이집 『검은색(Le Noir: Éclats d’une non-couleur)』으로부터 비롯한 것이다. ‘무색의 섬광들’이란 부제를 통해 바디우가 부연한 검은색, 즉 ‘non-couleur(무색)’은 눈에 잘 띄지 않고 아직 제 이름을 부여받지 못한 중간색을 뜻하는 ‘No Color’로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빛의 영역에 있지 않아 잘 보이지 않으며, 하나의 색으로 편입되어버리는 존재들에 주목하려 한다. 
    
    곽소진, 송세진, 안정윤, 디자인 스튜디오 파이카(pa-i-ka)의 각자의 일상에서 건져낸 영상, 사운드, 그래픽 디자인의 형태로 이번 전시에 참여한다. 전시는 인식의 그늘 안에 가려진 서사를 탐색한 결과물로, 이 익숙하지만 낯선 시퀀스들은 한 공간에 모여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인식 체계 속의 무의식적으로 형성된 위계를 지적한다. 
    
    곽소진의 <Searching Black> 작업은 작가의 기억을 카메라의 오작동으로 인한 빈 필름 위에 기록하고 그것을 다시 16mm 필름에 인화하는 과정을 통해 발생하는 이미지와 소리를 담아낸 영상 작업이다. 그가 빈 필름 위에 글자로 담아낸 기억은 돌아오지 못한 세월호 희생자들의 공백을 기록하며 느꼈던 것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업은 원래 있어야 할 것을 제자리에 복구하려는 시도인 것이다. 전시장 안에서 이 작업은 사운드만으로 새롭게 구성되어, 마치 노이즈처럼 전시 공간 전체에 얕게 깔리며 어둠의 영역으로부터 새로운 시공으로의 접근을 시도하는 장치적 역할을 한다. 동시에 선보이는 영상 <내 몸은 깜빡이고 나는 가끔 너의 꿈을 꾼다 I Sometimes Dream Of You When My Body Flickers>는 흑백화면의 시청각적 노이즈와 피사체들이 동시에, 혹은 교차되며 독특한 몽타주를 선보인다. 눈을 깜빡일 때 잔상처럼 남는 이미지를 붙잡는 시도를 통해 고정된 이미지에 시간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이미지가 만들어내는 유실, 왜곡, 반복과 같은 인식의 분절을 표현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곽소진의 작업들은 기록하지만 동시에 기록되지 않는 카메라가 포착하는 이미지의 이질적 면모를 흑백의 색채와 마찰된 필름에서 발생하는 특유의 소리를 중심으로 형상화한다. 
    
    송세진의 작업 <LIP-SYNC for your life>는 국내 시위 현장에서 작가가 선보인 립싱크 퍼포먼스다. 작가는 다른 주체의 목소리를 자신의 몸을 거쳐 발화하는 드래그의 공연 형식을 빌어, 소리를 없앤 시위 현장의 영상에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연설 음성과 영상을 개입시킨다. 육체를 하나의 성격으로 규정짓지 않는데 주목하는 드래그의 립싱크 방식은 그의 작업으로 확장하면서 지배와 저항의 역사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사회를 이끌어가는 다양한 가치의 발화를 시도한다. <겁이 많은 항해사 게이 헤드는 어느날 우표를 붙이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그의 딸 마서에게 말했다 Timid mate Gay Head said to his daughter Martha one day while affixing postage stamps to envelopes as a part-time job>는 미국의 마서스 비니어드 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층적 서사 기반의 픽션 영상이다. 우표를 붙이다가 혀를 잃은 마서가 인간의 언어를 말할 수 없게 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수화, 텍스트를 주요 소통 수단으로 사용한다. 영상은 언어와 비언어, 인간과 비인간 나아가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에 있는 낯선 실체에 대한 인식 및 감각을 요구한다. 이중 구조의 형식을 기반으로 한 이번 전시 속 송세진의 작업들은 집단 간 차이와 다름을 충돌이 아닌 틈으로 은유하며, 여러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경계 속 개인의 위치를 다시금 살펴보게 한다.
    
    안정윤의 작업은 개인 주변의 작은 현상들을 확장하여 화면에 건저 냄으로써 타자성에 대한 이슈를 건드린다. 영상 <공화국 찬가 The hynn of a republic>는 속눈썹을 인위적으로 망막에 이식하고, 눈이 그것을 다시 밀어내는 과정을 애국가의 선율과 함께 거꾸로 느리게 재생시킨다. 외부의 이물질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속눈썹이 우리 몸으로부터 나온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래의 자리가 아닌 외부로부터 접근할 때 자신도 모르게 발생하는 방어적 기제 및 배타적 광경의 단면을 보여준다. 또 다른 작업 <구경꾼 Onlooker>은 작가가 인문상담학연구원과 나눈 대화를 담은 영상이다. 그는 세상을 떠난 친구의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던 간밤의 꿈을 이야기 한다. 이미 세상을 떠난 친구의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던 꿈에 대한 이야기는 말과, 텍스트, 드로잉, 풍경 등으로써 정서의 흐름과 함께 분절적으로 병치된다. 꿈으로부터 비롯된 관조적 태도에 대한 죄책감은 의도치 않게 외면하게 되는 타인의 존재에 대해 되짚게 된다.
    
    문화예술,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을 디자인으로 실천해온 디자인 스튜디오 파이카(pa-i-ka)는 기획팀 멜팅포트가 설화의 형식을 빌려 만든 이야기를 전시 공간에 시각화한다. 이야기는 좌절한 영웅적 서사로부터 출발하여, 세상에 의해 존재를 부정당한 누군가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이는 앞선 세 작가의 영상, 사운드의 곁에 설치되면서 일률적으로 검게 칠해지며 ‘다른 것’으로 명명된 검정에 대한 또 다른 이해의 기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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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 COLOR》는 결국 ‘검정’이라고 치부했던 것들의 존재 혹은 잡음에 주목하며, 자체가 가진 각자의 활동성과 가능성을 말한다. 참여 작가 네 명(팀)은 그늘 안에 있어서 소외됐던 것들에 대해 색채와 그 너머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까끌거리고 지글대는 단면들을 각기 다른 시각과 방식으로 주목한다. 이들의 작품으로부터 금세라도 무너질 수 있는 권위와 그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정의하고 명명해놓은 존재 가치를 다시금 살펴본다. 이는 드넓은 우주에서의 모래알인 우리 존재를 바라보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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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박성환, 윤하나
    
    기획 멜팅포트 박성환, 윤하나
    
    디자인 협력 파이카(pa-i-ka)
    
    기기 협찬 한국예술종합학교 융합예술센터 아트콜라이더랩
    
    주최·주관 멜팅포트, 문화지형연구소 씨티알(C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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