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apartopia
기간| 2020.12.31 - 2021.12.31
시간| 무휴
장소| 온라인 전시
주소|
휴관|
관람료| 무료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허성범,안서후,이시산,김기석,최건혁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2015년부터 시작하여 올해 6년째를 맞이한 [DDP 오픈큐레이팅]은 ‘전세계의 모든 크리에이터에게 열린 실험의 장’으로서 신진 전시기획자 및 디자이너를 모집하고 발굴하여 DDP갤러리문에서 소개해왔다. 2020년 올해는 시민들이 거주공간 그 이상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집과 디자인(Desing for Home)’을 주제로 실험적·혁신적 프로젝트를 공모했다. 

그 첫 번째 전시인 건축적사무소의 vol.15<아파토피아>展은 코로나19 위기 속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DDP 갤러리문이라는 기존 공간을 처음으로 벗어나, 비대면 시대 새로운 전시공간에서 청년창작자들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서울’에서 발견할 수 있는 건축적, 도시적 단서를 통해 다섯 명의 젊은 작가들이 고찰한 근미래 서울의 주거상상도를 시민들과 공유한다.

동시대 도시의 공간 구조는 자본의 논리를 따라 변모해왔다. 서울은 이 상황이 극대화된 도시다. 자본주의에 귀속된 도시는 땅 전체를 균일화된 주거 유형으로 덮어버렸고, 높은 담장과 그 너머에 우뚝 솟은 아파트는 서울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단조로운 풍경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표준화는 도시인의 욕망을 포착할 수 있는 통제변인으로 작용하며 서울 전체를 실험실로 작동시킨다. 서울의 균질하고 통제된 환경에서는 생활의 변화를 관찰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전시 <아파토피아>는 서울이라는 실험실에서 포착한 여덟 가지 조작변인 ─ 수납, 침대, 변기, 세면대, 운동기구, 부엌, 스크린, 화분 ─ 들을 근거 삼아 미래 도시의 단초를 발견하고, 이에 기반하여 도시의 미래를 자의적으로 해석한다. 우리는 이 단서들을 통해 어떤 새로운 가능성들을 발견해낼 수 있을까?

세면대
질병에 대한 두려움은 위생의 전형적 행태를 손을 씻어 불순물을 제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소독제를 분사하여 보이지 않는 세균을 제거하는 것으로 확장시켰다. 청결의 대상이 관찰 가능한 것에서 불가능한 것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청결에 대한 불안은 도시인의 강박이 된다. 수시로 몸을 소독하는 일은 대도시의 일상으로 자리잡으며, 위생기구들은 화장실을 벗어나 가로수가 도시를 메웠던 것 처럼 촘촘하게 도시에 자리잡을 것이다.

수납
예로부터 저장 시설의 규모는 권력의 지표로서 작동해왔다. 삼국시대의 고상창고가 식량을 보호하는 마을의 요충지였던 것처럼, 역사 속에서 우리는 여분의 재화를 가지기 위해 노력했다. 이 강박은 끊임없이 팽창하는 저장 시설과 잉여자원을 만들었다. 도시는 계속해서 더 많은 자원을 원하고, 줄어드는 도시의 면적은 이 강박을 증폭시킨다. 이러한 욕망은 집을 넘어 도시로 표출될 것이며, 궁극적으로 저장시설은 개별 주거에서 벗어난 형태로 존재해야만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 때 도시의 유휴 공간은 가장 쉬운 표적이 된다. 수납은 공간의 형태를 가리지 앉기 때문이다. 수납장은 서울의 유휴 공간을 제일 먼저 점유할 것이다.

침대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침대는 잠을 자는 용도가 아닌 사회생활의 중심이었다. 식사나 사교, 독서 용도로 사용되던 침대는 단순히 양질의 수면만을 위한 가구가 아니었다. 그리고 침대는 다시 2000년이 지난 서울의 원룸과 같은 주거 공간에서 다양한 역할을 부여 받게 된다. 상황에 따라 침대가 식탁, 서재, 손님을 위한 소파 등의 부가적인 역할을 수용하기 위해 침대는 과연 어떤 형태로 변화해야할까?

부엌
30분 거리의 식당에서 완성된 음식이 현관까지 쉽게 배달되는 서울의 일상은 주거공간의 부엌이 가져야 할 헤게모니를 쉽게 전복시킨다. 집 안 깊숙한 곳의 주방을 현관 앞으로 옮겨버린 것이다. 현관은 배달된 식사를 준비하기 위한 전이공간으로서, 주방의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 배달음식을 효율적으로 받기 위한 냉장 시설, 음식을 빠르게 데우기 위한 조리 시설이 갖춰진 현관은 효율적인 식생활을 추구하는 도시의 명백한 증거물이 된다.

변기
다양한 재료로 제작되던 근대의 수세식 변기는 대도시의 효율적인 사고방식에 위해 미적 가치를 잃어버렸다. 1제곱미터의 창문 하나 없는 화장실에 숨겨두던 흰색 변기가 이를 반증한다. 공간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자신을 감싸던 벽마저 사라지고, 변기는 마침내 벽에 매입된 빌트인 가전의 형태로 변화할 것이다. 주거 공간에 디자인 가전처럼 놓이는 변기는 넓은 공간에 유유히 자리잡으며, 수세식 변기가 가졌던 미적 기능을 회복할 것이다.

운동기구
건축의 원형인 원시오두막은 외부로부터 육체를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피난처의 역할을 했다. 이것이 태고에는 날씨와 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벽체였다면, 대도시에서는 운동량 부족으로부터 스스로의 건강을 지키는 능동적인 기구로서의 기능을 요구 받는다. 주거의 영역에 속하게 된 운동기구는 건축술이 걸어가야 하는 논리적인 길이 된 것이다. 이제 운동기구는 집 안의 주요한 건축요소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을 가지며 벽체, 옷장과 같은 위계를 갖게 될 것이다.

스크린
고정된 위치에서 주변과 단절되어 존재해오던 서울의 주거 공간은 스크린을 통해 절대 좌표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집은 외부와 분리된 사적 공간이 아니게 되며, 이는 집에 대한 기존의 인식체계를 변화시킨다. 도시인들의 인식 속에서 주거 공간은 기존의 좌표계를 빠져나와 끊임 없이 왜곡되는 새로운 좌표계에 놓인다. 이 왜곡된 공간에서, 서울의 집은 가까워지고 멀어지며, 흘러가듯이 뒤틀린다.

화분
집에 꽃과 나무를 심는 행위는 자연과 멀어지지 않으려는 무의식적인 몸부림이다. 하지만 식물은 지속적인 관심과 보살핌을 필요로 한다. 식물은 스스로 성장해야 하지만 서울의 주거공간에서는 존재자로서의 고유한 역할을 박탈당한다. 여기서 식물을 가꾸는 행위는 인간의 욕망이 아닌 도시로 자연을 가져온 대가로서의 형벌이다. 자연에 대한 우리의 욕망은 육체적 노동이 아닌, 꽃과 나무가 가진 생명력 그 자체에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능은 가꾸지 않아도 되는 자연스러운 화분을 원하고, 기술의 발전이 이를 도울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물을 주거나 햇볕을 쐬어주지 않아도 스스로 자라나는 화분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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