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XHIBITION
불안을 삼키지 마라
기간| 2021.04.23 - 2021.06.27
시간| 10:00 - 18:00
장소| 디오티미술관/부산
주소| 부산 금정구 장전동 503-44
휴관| 매주 월요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51-518-8480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곽상원
노순천
허우중
상환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 곽상원, Stander
    2019 (출처= 디오티미술관) Oil on canvas 130x194cm

  • 노순천, 서있는 사람
    2017 (출처= 디오티미술관) Steel 400x100x90cm

  • 상환, companion 12
    2020 (출처= 디오티미술관) High-resolution print 63x63cm

  • 허우중, 모두의 필요성
    2019 (출처= 디오티미술관) 캔버스에 연필 유채 130x162cm
  • 			디오티미술관은 싱그러운 봄을 맞이하여 2021년도 첫 기획전을 마련했다. 주제는 '불안'이다. 봄과 불안, 얼핏 보면 이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비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번 기획은 찬란한 봄빛에 가려져 온 불안의 본 모습을 드러내 보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불안이란 감정은 도대체 무엇이며 어디서 오는 것일까? 사랑, 행복, 슬픔, 공포와 같은 감정들에는 그 대상이 있다. 이들은 모두 어떤 자극이 주어지면 발생하는 감정이거나, 어떤 대상을 향한 감정이다. 하지만 불안에는 어떤 대상도 없이 그저 막연한 어떤 것이다. 실패할 것 같은, 무엇인가 잘못될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어떤 것, 또는 불확실성 그 자체에 대한 감정이다. 그렇기에 어떤 일이든 ‘시작’에는 반드시 불안이 따르게 마련이다. 시작에 내포된 가능성과 불확실성 속에는 으레 불안이 자라난다. 봄은 생명이 꿈틀거리고 무한한 가능성으로 충만한 한 해의 시작이다. 그렇기 때문에 봄은 '불안'의 계절이기도 하다.
    
    불안이라는 감정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해왔다. 인간관계에 대한 불안, 직업이나 일에 대한 불안, 금전적인 문제에 대한 불안, 나아가 존재 자체에 대한 불안 등,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우리는 항상 불안함을 마음 한 구석에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나 현대인의 바쁜 일상 속에서 '불안'은 잠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금세 사라져버리기에 우리는 이 감정을 진지하게 마주할 시간을 가지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코로나 19가 덮쳐 우리네 일상의 모습이 달라져 버린 지금 더욱 그렇다. 우리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풍요롭고 안전하게 살게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착각이었음을 깨닫고 있다. 여전히 기아, 전쟁, 질병, 고독의 불안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디오티미술관은 여전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불안'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불확실성이 만연한 이 시기에, 작가 곽상원, 노순천, 상환, 허우중, 4인의 작업을 통하여 '불안'이라는 감정을 직시할 수 있는 기회를 드러내 보여주고자 한다.
    
    곽상원 작가의 작품에는 인간의 고립으로 파생되는 불안과 적막함이 전경을 휩쓴다. 언덕을 홀로 오르는 이가 있다. 파도인 듯, 갈대밭인 듯한 혼돈 속을 홀로 걸어가는 이가 보인다. 곧 거대한 세계 속에서 압사당할 것 같다. 그가 이끄는 시간은 들판 위로 나부끼고 홀로 선 남자의 뒷모습엔 남은 외로움의 무게가 느껴진다. 인간은 혼자라는 데서 오는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타인과 관계를 맺고 집단을 이룬다. 반면 그 속에서도 여전히 자유의 열망이 있다. 곽상원은 이러한 우리의 이면적 태도, 즉 체제 속의 나와 집단이 제공하는 안락함을 거부하고 제도로부터 일탈하고자 하는 나, 그 사이의 틈을 살핀다. 그것은 안정과 불안 사이의 틈이기도 하며, 우리는 그 사이를 오가며 살아가고 있다.
    
    노순천 작가는 철사를 이용하여 무표정한 얼굴의 인물상을 그리고 있다. 그 무표정한 얼굴은 우리 내면과 조응한다. 그것은 보는 이의 감정을 흡수하여 되돌려 주는 백지 같다. 관람자는 작품을 거울처럼 바라보며 문득 ‘나’를 깨닫는다. 그의 작품은 전시장 내 · 외부를 넘나들며 주변 환경 속에 녹여내어 표현하고 있다. 부러질 듯한 가느다란 선으로 이루어진 작품들은 배경 속으로 사라져버릴 것 같다. 이렇듯 작가는 작품을 둘러싼 주변 환경, 더 나아가 보는 이와 맺게 되는 관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인간은 타인과, 그리고 자기 자신과도 관계를 맺고 있으며, '불안'을 통해 자신과의 관계 맺음을 자각할 수 있는 존재이다.
    
    허우중 작가는 인간의 불신, 불안, 두려움과 같은 감정을 절제된 기법으로 표현한다. 검정 바탕에 연필로 스케치한 후 선은 남기고 흰색으로 바탕을 덮거나 색의 차이로써 도형을 드러내기도 한다. 희미한 색과 가느다란 선들, 불분명한 경계의 기하학적 형태들은 서로 관계를 맺으며 무한한 떨림을 만들어낸다. 불안은 불확실성에서 생겨나지만, 작가의 절제된 기법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준다. 작가는 우리 모두가 지나가고 있거나, 지나온 혹은 지나가야 할 이 혼란을 담담하면서도 결의에 찬 태도로 가로질러 간다. 여기 불확실성으로부터 물음을 던지는 그의 작품은 기나긴 여정의 시그널이다.
    
    작가 상환의 작품은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인물들을 그려내는데, 그들은 무표정한 얼굴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상적 불안을 보여준다. 군상과 고양이들 사이에 자리 잡은 덩어리들은 우리 내면으로부터 흘러나온 불안인지도 모른다. 인류는 생존을 위해, 그리고 외로움을 벗어나고자 야생동물을 반려동물로 길들였다. 인간은 동물들과 눈빛으로, 행동으로, 소리로 서로의 감정을 교류하는 섬세한 과정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보다 더 깊은 유대관계를 쌓기도 한다. 반려동물 덕분에 불안을 잊고, 살아갈 힘을 얻는 사람들도 있다. 작가가 보여주는 '관계'는 단순히 반려동물과의 관계에 대한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반려동물로 대표되는, 우리를 둘러싼 소중한 존재들 그 자체이며, 불안을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삶은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는 것, 그러기에 오히려 열려있는 것이다. 우리 앞에는 언제나 수없이 많은 선택지가 펼쳐져 있고, 삶은 매 순간 선택의 연속이다. 이 무궁무진한 가능성 속에서 불안이 생겨난다. 불안을 극복하고자 우리는 관계를 맺고, 관계로 인해 다시 불안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불안이라는 감정이 반드시 극복하거나 감추거나 덮어놓아야만 할 감정일까?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불안은 자유와 가능성의 또 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더 이상 불안을 삼킬 필요가 없다.
    
    
    
    (출처=디오티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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