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손에게 조각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이다. 그는 조각을 주변 존재와의 상호 작용
속에서 이해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적극적으로 작품 안에 들여온다. 작가는 조각에
가변적 가능성을 부여하는 모든 조건을 환대하는데, 이는 의도된 행위뿐 아니라 시간이 흐르는
공간 안에 자연스럽게 발생하고 축적되는 온기, 흔적, 무게 등의 요소를 포함한다. 이를 위해 작가는
석고나 철과 같은 전통적인 소재 외에도 스티로폼, 우레탄, 점토, 셰이빙 폼, 깃털 등 변화의 흔적을
담아낼 수 있는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다. 이번 전시에서 고요손은 조각이 그 자체로 완결된 대상이 되는 것을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새롭게 파생하고 확장할 수 있는 관계성에 초점을 맞춘다. 발레리노
전민철과 협업한 〈전민철, 추운 바람과 모닥불〉(2025)은 이들이 나눈 교감을 관람하는 이의 손끝에
느껴지는 온기로 전이 시킨다. -*출처 : 두산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