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XHIBITION
( )는 모든 것의 고유한 울림을
기간| 2021.09.01 - 2021.09.18
시간| 13:00 - 18:00
장소| 임시공간/인천
주소| 인천 중구 중앙동3가 3-9
휴관| 일. 월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70-8161-0630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안가영, 이수진, 최희현, 엘사 크렘저 · 레빈 페터, 라두 치오르니치우크, 피파 얼릭 · 제임스 리드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그가 뱉은 숨을 내가 들이마시듯

모든 사물이 전하는 울림. 어느 것 하나 빠뜨릴 수 없이 땅, 파도, 담장, 편지 등의 울림은 공존하며 서로 듣거나 만지거나 느낄 수 있다. 눈을 뜨지 않아도 되고, 말을 하지 않아도 되며, 냄새를 맡지 않아도 된다. 어디선가 고요하게 퍼지는 울림은 서로에게 저마다의 모양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그 안에서 관계를 맺는다. 이번 스크리닝은 생태계의 다양한 종(species)을 주체로 다룬다.

주체에 따라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이 달라진다는 것은 자명하다. 우선 이 주체의 시작점을 인간에게 가장 익숙한 ‘인간 종’으로 두지 않음을 밝힌다. 각 주체는 여러 존재의 다름을 경험하고 조밀하게 기준을 세워 공존하는 방법을 찾는다. 이 안에는 공명(resonance)이 있다. 주체끼리 충돌해 생기는 크고 작은 에너지는 울림을 만든다. 그들은 서로의 울림을 건져 올려, 부딪히고 스며들기를 반복하며 생태계의 다양한 시선을 파악한다. 싱글채널 비디오 3점과 영화 3편은 주체 사이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관계를 제시한다. 우리는 서로 공감하거나 아낄 수만은 없다. 강함과 무름 사이에는 인간과 비인간이, 비인간과 인간이, 그리고 인간과 인간이 놓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며, 이제 공명 안에서 인식을 확장해야 할 때다.

최희현은 <버드세이버 보고서 제 1장>에서 인간중심적 사고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물체(투명 방음벽)에 그로부터 야기한 이미지(새 형상 스티커)를 더해,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물리적이면서 비물리적인 충돌을 다룬다. 관람자는 현실에서 새가 부딪히는 현상처럼 화면 속 퍼포머를 통해 지금까지 지닌 인지를 파편화한다. 안가영은 한 공동체에서 소외된 타자들이 서로의 언어를 헤아리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지만 그럼에도 공존하고자 노력하는 지점을 <자신을 대체할 수 있는 존재들이 어디에나 존재하는 존재들>로 드러낸다. 어떤 존재를 분리하지 않는 태도로부터, 수많은 부류의 타자들의 시선을 경험케 한다. 이수진은 <불과 얼음의 노래>에서 인간과 공생하는 생물학적 도상들을 장면으로 연결하여 세계를 다차원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한 공간에 표류하는 다양한 존재는 미세하게 이어져 있으며, 우리는 눈앞에 실재하는 것 너머에서도 서로를 느낄 수 있음을 작업으로 확인한다.

엘사 크렘저와 레빈 페터는 <스페이스 독>에서 인간이 과학 발전을 위해 ‘사용’한 ‘라이카’를 소재로, 두 종(인간과 개)의 잔혹성이 맞부딪히고 뒤섞이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를 관람자가 바라보며 새로운 결의 충돌과 혼합을 만들어낸다. 라두 치오르니치우크의 <아카사, 마이 홈>은 생태공원 조성을 위해 이주 난민이 된 한 가족의 모습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준다. 같은 종인 인간이 인간에게 가하는 압력과 힘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며, 이는 화면 밖에서 또 다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피파 얼릭과 제임스 리드는 <나의 문어 선생님>에서 그간 식재료로 대상화했던 문어와의 정서적 교감으로 인간과 비인간의 간극을 면밀히 좁혀 나간다.

이제 관람자는 여러 화면 앞에서 그동안 ‘인간’이라는 종이 차지했던 위치를 걷어내며 다른 어떤 생을 그것 자체로 경험한다. 또한 그들은 같은 숨을 뱉는 종 안에서도 공존을 위해 어떤 행위를 해야 하는지 각자 답을 내린다. 여기에는 분명 따뜻한 관점만 남아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관람자가 이번 스크리닝을 마주해 만드는 새로운 공명으로, 지금까지 우리는 아주 작은 울림에 기대어 서로에게 관여하며 스스로를 만들어왔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담아가길 바란다. ‘( )는 모든 것의 고유한 울림을’ ― 매일 다른 문장을 완성해보기를 바라는 마음도 덧붙이며. [ ] 김유림, 정다운

 

안가영 <자신을 대체할 수 있는 존재들이 어디에나 존재하는 존재들>

작가가 창작한 시뮬레이션 게임 ‘KIN거운 생활: 쉘터에서’에서 등장하는 비게이머 캐릭터(NPC)들인 ‘복제견 메이, 청소 로봇 준, 이주노동자 줄라이’를 지칭한다. 이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문화로부터 소외된 이웃들인데, 낙후되고 유기된 후 머물게 된 디지털 쉘터인 ‘KIN’에서 삶을 지속하게 된다. 이곳의 관찰자이자 영상의 나래이터인 해파리처럼, 플레이어들은 게임 경험을 통해 자신의 관점으로 다양한 관계 맺기를 시뮬레이션하면서 오늘날 디지털 데이터로 환원되어가는 생태계에서 비인간 객체들과 공존에 대해 성찰하게 된다.

이수진 <불과 얼음의 노래>

인류의 삶의 방식의 반대 항에 오래전부터 존재하여 왔던 감성, 기운, 무의식, 은유법 등 우리 삶과 연결된 모든 기이한 세계에 대한 작가적 관심을 반영한다. 이 작업은 미지의 장소에서 발견되는 얼음 빙하 속에 봉인된 시간들이 해수면에서 녹아 사라지는 과정에서 현실계의 시간과 만나면서 만들어질 수 있는 기이한 상황들의 미적 상상을 중심으로 한다. 달과 행성, 그리고 별들이 조우하는 퍼포먼스, 인간과 공생하는 모델로서의 생물학적 도상들, 그리고 험난하고 극단적인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이끼와 빙하의 서식지 등을 경유하는 다차원의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다.

최희현 <버드세이버 보고서 제 1장>

새가 투명한 벽 너머의 풍경을 현실로 인식하여 부딪히는 현상과 관객이 가상과 실재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이미지를 보는 행위에서 유사성을 발견한다. 정부 기관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따라 새의 유리창 충돌을 막을 수 있는 방법들을 실연하는 퍼포머의 두 손은 인간이 이미지를 인지 및 감각하는 과정을 비트는 것이기도 하다. 이 두 손이 수행하는 역할은 점차 우리의 눈앞에 놓여있으나 투명한 척 감추어져있는 여러 레이어의 ‘유리창들’을 드러내고 부수는 것으로 변모한다.

엘사 크렘저(Elsa Kremser), 레빈 페터(Levin Peter) <스페이스 독>

우주로 보내진 최초희 생명체인 떠돌이 개 라이카에 대한 이야기다. 우주 속에서 죽음을 맞이했다고 하지만 전설에 따르면 라이카는 유령의 모습으로 지구로 돌아와 모스크바의 거리를 떠돌아다니고 있다고 한다. 라이카의 발자취를 따라 개의 시선에서 찍은 이 영화는 오늘날 모스크바에 살고 있는 두 마리 떠돌이 개의 여정을 함께 한다.

라두 치오르니치우크(Radu Ciorniciuc)

<아카사, 마이 홈>은 지난 20년 동안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 있는 야생 동물이 도심 속에서 희귀하고 거대한 녹색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삼각지에서 살아온 에나케 가족의 이야기이다. 야생 안에서 삶을 영위하던 이들의 평화는 곧 끝이 나고 사회 서비스와 지방 자치단체의 압력으로 도심으로 이사해 사회의 규칙에 맞춰 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간과 인간, 같은 종의 갈등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준다.

피파 얼릭(Pippa Ehrlich), 제임스 리드(James Reed)

<나의 문어 선생님>은 남아프리카의 바다, 해초 숲을 헤엄치던 영화감독 크레이그 포스터와 특별한 문어와의 만남을 다큐멘터리로 비춘다. 영화 속에서 그들은 서로 교감을 하고 그 교감은 우정으로 발전한다. 하지만 자연은 누구보다도 독립적인 공간이다. 서로를 보호하기엔 큰 벽이 있는 바다, 자연 안에서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 변화에 관람객들은 어떠한 생각을 가질지 질문을 던진다.

기간 : 2021. 09. 01. 수 – 09. 18.토
           매주 일, 월요일 휴관
작가 : 안가영, 이수진, 최희현, 엘사 크렘저 · 레빈 페터, 라두 치오르니치우크, 피파 얼릭 · 제임스 리드
기획자 : 김유림, 정다운
진행 : 정세영, 정호영
설치 진행 : 김정균
그래픽 디자인 : 보인다디자인

주최 : 임시공간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재)가천문화재단

*이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공간지원과 (재)가천문화재단 2021년 문화예술
창작활동 지원을 받았습니다.

(출처= 임시공간)			
※ 아트맵에 등록된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팸플릿 신청
*신청 내역은 마이페이지 - 팸플릿 신청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6부 이상 신청시 상단의 고객센터로 문의 바랍니다.
확인
공유하기
Naver Facebook Kakao story URL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