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2021.09.03 - 2021.09.19 |
---|---|
시간| | 11:00 - 18:30 |
장소| | 가기사진갤러리/울산 |
주소| | 울산 중구 옥교동 160-1/2층 |
휴관| | 월 |
관람료| | 무료 |
전화번호| | 052-246-2485 |
사이트| | 홈페이지 바로가기 |
작가| |
노태욱
|
정보수정요청
![]() ![]() ![]() |
전시정보
Artist Note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가 사진을 찍기 시작하고서 내 작업 장소는 늘 관광지였던 것 같다. 관광지의 무엇이 나를 사진 찍게 만들었을까? 아마 관광지에서 카메라를 들고 사진 찍는 행위는 자연스러운 모습이어서 사람들의 거부감이 적다는 것, 멋진 볼거리가 많다는 점 등을 들 수 있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 좋았고, 나는 사람이 들어가는 사진이 좋았다. 관광지에서 사람들은 늘 들떠있고, 행복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관광지의 무언가가 나를 불편하게 했다. 손오공이 부처님 손바닥 안에서 놀듯이 현대 소비자본의 거대한 손바닥 안에서 사람들이 놀고 있다. 많은 석학들의 주장처럼 현대의 자본은 노동착취를 넘어 과도한 소비를 조장하고 여가마저도 강제하고 있다. 대중은 스스로 소비하고 여가를 즐긴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온갖 광고와 매체의 유혹으로 소비는 무분별하게 부추겨지고, 여가활동 또한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 아닌 자본의 보이지 않는 강제에 의하여 조작된다. 그래서 현대인의 소비와 여가는 아무리 채워도 늘 부족하고 허무한 갈증을 낳을 뿐이다. 내가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전작인 ‘해운대’ 작업을 하면서 봤던 ‘해운대백사장확장공사’가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해운대백사장확장공사’는 35미터로 줄어든 백사장의 폭을 70미터로 늘이고 모래 유실을 막기 위해 수중 방파제를 만드는 공사였다. 2014년, 2015년 백사장 확장공사로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은 그 폭이 두 배로 늘어났지만, 한편에서는 100층이 넘는 주상복합의 고층 빌딩이 지어지고 있었다. 고층 빌딩의 무분별한 건축으로 인한 난기류가 모래 유실의 원인 중의 하나라는 지적이 무색했다. 해운대는 현대 소비자본이 만든 대표적인 강제된 여가의 장소인 것이다. 모래사장 확장도, 고층 빌딩의 건축도 현대자본주의의 미끼이고 유혹일 뿐이다. 사람들은 관광지에서 끊임없이 휴대폰 셀프 사진을 찍고 SNS에 올려 ‘좋아요’를 받으며 존재감을 확인하고 잠시 즐거워하지만, 내 카메라의 8분의 1초에도 고정되지 못하는 몸짓들은 허깨비처럼 잠시 멈추었다가 또 다른 부추김과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새로운 핫플레이스를 찾아 떠나간다. 결코 자기 것이 아닌 자본의 욕망과 실체 없는 존재감을 좇아서. 감천문화마을도, 송도 바닷가도, 경주도, 울산도 다르지 않다. 어디에서나 등 떠밀려 온 사람들은 잠시 멈추었다가 또 어딘가로 흩어져 갈 뿐이다. (출처= 가기사진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