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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2021 유망작가 릴레이전 3 정재범 <너는 나무 나는 너>
기간| 2021.09.27 - 2021.10.23
시간| 10:00 – 18:00
장소| 어울아트센터(행복북구문화재단)/대구
주소| 대구 북구 관음동 1372
휴관| 일요일, 공휴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53-320-5120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정재범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 <너는 나무 나는 너> 전시전경
    (출처=어울아트센터)

  • 악력단련_시멘트벽돌
    2021 (출처=어울아트센터) 로프, 카라비너, 체인_가변크기

  • 철봉운동_나무
    2021 (출처=어울아트센터) 110 x 100 x 210 cm (2ea)

  • 평등한 경쟁_합판
    2021 (출처=어울아트센터) 식물(황금죽), 식물생장등_가변크기
  • 			정재범의 <철봉에서 식물까지>_이것은 예술인가, 체육인가? 
    
    이정민(대구미술관 학예연구사) 
    
    
    팬데믹으로 인한 패러다임의 변화로 세상은 실감 미디어 시대를 앞 다투어 열고 있다. ‘실감’의 의미 그대로 실재처럼 느끼거나, 마치 만지는 것(tangible) 같은 생생한 효과를 가상으로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한창인 이 시점에, 정재범 작가는 오히려 직접 피부에 맞닿거나 만져야만 소통 가능한 작품들로 이번 전시를 선보인다.   
    
    가구 디자인을 전공하고 그 방면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 그는 설치에 필요한 대부분의 작품을 직접 만드는 자급자족에 능한 작가다. 소정의 형태를 시멘트로 제작하고 이를 위해 거푸집은 물론이고 의자든 철봉이든 체력 단련 도구든 정재범식으로 탈바꿈시키는데, 작가는 관람객이 기구를 만지고 매달리는 등의 물리적인 개입을 통해 작품과 밀접한 관계를 맺도록 유도한다. 관람객의 반응을 기다린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이다.    
    
    마치 동네 운동시설을 방불케 하는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철봉이 눈에 들어온다. 관람객이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면 (철봉에 매달린다면) 작가의 계획대로 왼 손바닥에 ME 가, 오른 손바닥에는 YOU 가 자국으로 남아 ‘나’와 ‘당신’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전개할 가능성을 연다. 작가는 코로나19가 한창인 지난해부터 줄곧 암벽타기에 몰두해오고 있는데, 그 시간 동안 작품 구상이나 전시 활동 이상으로 악력 키우기, 코어운동, 균형감각 기르기, 전완근(앞팔의 근육) 단련하기와 같은 문제들에 집중하며 많은 시간을 벽을 마주하며 보냈으리라 짐작된다. 손바닥에 남은 ME 와 YOU 에서 눈을 돌리면 난데없이 식물도 보인다. 관람객은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식물 주위와 인공조명을 오가며 철봉과 식물이 어떤 상관관계인지 파헤치려 들 것이다. 화분들은 작가가 자신의 방에서 기르던 것인데, 그는 전시장이라는 메마른 공간에서 식물이 인공조명을 빛으로 인식할 때 얼마나 또 어떻게 자라는지를 관찰하고자 한다. 물 주기, 온도, 빛, 흙의 비율 등 인간의 신체 못지않게 예민한 또 하나의 생명체가 작품으로 등장하는데, 다행히 화분 속 황금죽은 환경 조건에 견디는 힘이 뛰어나고 밝은 실내 간접 광을 더 좋아한다고 하니 전시가 종료되는 날까지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신체를 통해 타인과의 연결지점을 강조하고, 식물이 제한된 공간에서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등을 관찰하는 작가적 태도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대상, 개업식 대표 식물 황금죽도 ‘예술이 될 상(相)’으로 만든다.  
    예술의 정의가 미적 작품을 만들고 표현하는 인간의 창조활동이라면 체육은 육체적 운동을 통해 신체를 단련시키는데, 이 또한 자신의 한계점을 극복해가며 깨달음을 얻는 순간 서서히 정신 수양의 단계, 이른바 예술적 경지에 이르게 된다. 몸과 정신을 모두 이용하여 육체적‧정신적으로 단련하고 고양하는 일련의 과정은 정재범식 철봉 매달리기를 단지 체육의 영역으로 단정 지을 수 없는 이유다. 
    
    끝으로, 신앙이 없는 작가는 지속적으로 믿음‧소망‧사랑을 작업의 소재로 차용하는데, 이번에는 예술이라는 단어와 함께 벽돌 시멘트에 새긴 네 단어를 금속 체인에 연결했다. 오랜 시간 인류를 이어준 보편의 가치에 예술을 쓱 하고 더한 이 설치는 어쩌면 삶과 예술의 균형을 적절히 조절하려는 정재범에게 생활처럼 익숙한 삶의 가치인지도 모르겠다. 
    
    어디선가, 전시장에 모인 클라이밍 회원들이 철봉과 화분을 오가며 신체 메커니즘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출처=어울아트센터)			
    ※ 아트맵에 등록된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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