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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지선경 : BONUS LIFE
기간| 2021.10.13 - 2021.11.09
시간| 10:00 - 18:00
장소| 전시공간/서울
주소| 서울 마포구 서교동 370-15/1층
휴관| 일요일, 공휴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70-8845-4099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지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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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사과한알이떨어졌다. 지구는부서질정도로아팠다. 최후. 이미여하한정신도발아하지아니한다.”
이상 <최후>, 1956   

이유도 목적도 없이 우린 그냥저냥 태어나 버렸다. 내 앞에 별 이유 없이 아등바등 애쓰는 저 새싹이 거슬려 잠깐, 나 여기 혹시 덤으로 얻은 생은 아닐는지?

따스한 볕에 살랑이던 몸이 언제 그랬냐는 듯 바위 같은 무게가 되어 우리를 짓누른다. 아, 삶이 가벼울 수는 없는 걸까. 이리저리 둘러본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핑계를 대며, 우리는 우리를 쉬이 내다 버리고 만다. 그러면 끊임없이 막다른 골목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깨지거나 뭉개진 것에선 그게 무엇이건 간에 악취가 나는 법이 아니던가? 깨끗함 만을 고집하는 사람에게서 사악한 단내가 나듯, 그렇게 우리는 입도 뻥끗하지 못한 채 서서히 중력의 창녀가 된다. 배신감이 차오른다. 이제 우리는 쓰레기로 가득 찬 저 골목을 싫어하기로 한다. 우리는 미움주고 미움받을 때 더욱더 팽팽해질 것이다. 혐오, 현기증, 메스꺼움, 역겨움. ‘어서 도망쳐!’  가까스로 빠져나온 이 골목, 안타깝게도 이곳은 우리 모두 사이좋게 나누어 가진 한 세계라는 걸. 그 앞에 우리는 언제고 발을 딛고 서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인간의 의미부여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제 우리는 아주 쉬우며, 세상에서 가장 해롭지 않은 이야기를 하려 한다.

어린 시절 놀이가 얼마나 체계적이고 솔직했는지 떠올려본다. 또 얼마나 용감하고 정직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가벼웠는지, 그리하여 진실했던지. 꿈틀거리는 애벌레가 징그러웠던가. 아니면 벽을 타고 이동하는 개미 떼를 보고 소름이 돋았던가. 온 힘을 다해 파르르 떠는 생의 의지가 갑자기 탈을 바꾸어 공포로 다가온 적은 없는지. 대낮의 먼지를 훔쳐보다 마주친 그 찰나의 표정이 너무도 경이로워 두렵다고 느낀 적은 없는지.

- 심해로부터 온 편지 -

(출처 = 전시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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