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민율의 소소한 이야기 둘_<상상, 나무> 잊혀진 감성들이 있다. 그러나 내 안 어디엔가 남아 있는 작은 감성들. 그 감성들을 찾아내어 다시 느끼게 해주는 것이 나의 작업이다. 이번 전시는 두 가지 소소한 감성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릴 적 꿈꾸던 상상들에 대한 이야기인 <상상씨앗>과 나만의 사색 공간인 <나무의자>를 통해 잊고 있었던 내안의 작은 감성들을 꺼내어 볼 기회가 됐으면 한다. 1.상상씨앗 어느 날 우연히 작은 씨앗들을 얻게 됐다. 무슨 씨앗 일까......? 예쁜 꽃?, 배추나 무 같은 채소?, 맛있는 과일이 열리는 나무? 어쩌면 이 씨앗들은 자라서 예쁜 고양이가 되거나 편안한 소파가 될지도 모르고 혹은 착한 곰이나 읽고 싶은 책, 맛있는 음식들이 될지도 모른다. 너무 어린아이 같은 상상이라 치부하지 않기를 바란다. 어릴 적 풍부했던 상상들을 잊고 살면서 우리는 팍팍한 세상을 더 팍팍하게 살아가고 있다. 이름 모를 작은 씨앗이 무엇이 될지 상상해보라. 잠시 아이처럼 순순했던 순간으로 돌아가다 보면 마음 속 작은 위로가 될 것이다. 2.나무의자 우리가 사는 시대는 풍요로움이 넘쳐난다. 삶의 편리를 위한 물건들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며, 알고 싶은 정보 혹은 알고 싶지 않은 정보도 물밀듯이 밀려온다. 그러나 이러한 풍요로움 속에서도 사람들은 종종 쓸쓸하고 외롭다고 말한다. <나무의자>작업은 이렇게 외롭고 지친 사람들이 잠시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고 마음을 쉴 수 있는 공간을 찾는 데서 시작되었다. 길가의 나무 혹은 도심 공원의 작은 숲, 멀리보이는 산의 나무위에 작은 의자를 하나 올려놓는다. 그리고 잠시 마음 한 조각 덜어내어 그 의자위에 놓아둔다. 바람이 불거나 비가와도, 서늘하거나 어두운 밤이어도 좋다. 조금은 위태로워 보이고 쓸쓸해 보이는 곳이지만 당신과 떠도는 공기만 있는 그곳에서 그때그때의 하늘을 바라보며 지나가는 바람과 함께 천천히 흔들려보기를 바란다. 아주 잠깐의 시간이어도 좋다. 그것이 언제 어디서든지 나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 되어 작은 위로가 될 것이다. (출처 = 스페이스 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