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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뒤, 따라
기간| 2021.10.19 - 2021.12.18
시간| 화-금 14:00 - 17:00 토요일 10:00 - 17:00
장소| 스페이스99/서울
주소| 서울 구로구 온수동 155-1/평화박물관 2층
휴관| 일요일, 월요일, 공휴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735-5811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노순택
윤지원
황예지,흑표범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 노순택, 〈가뭄 #CFF0103〉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160×110cm 2015 (이미지 제공 = 스페이스99)

  • 윤지원, 〈여름의 아홉 날〉
    9채널 영상 설치 2019 (이미지 제공 = 스페이스99)

  • 황예지, 〈분실물
    12개의 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 각 20.8×30cm / 30×20.8cm 2021 (이미지 제공 = 스페이스99)

  • 흑표범, 〈거인〉
    디지털 프린트 150×100cm 2013 (사진: 이설제) (이미지 제공 = 스페이스99)
  • 			□ 주관: (사)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
    □ 전시기획: 권태현
    □ 참여 작가: 노순택, 윤지원, 황예지, 흑표범
    □ 아카이브 설치: 최황
    □ 공간디자인: 정진욱
    □ 그래픽디자인: 김정활
    
    
    
    평화박물관이 이전 재개관 이후 두 번째 전시 《뒤, 따라》를 개최합니다.
     
    □ 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가 운영하는 스페이스99(관장 박만우)에서 2021년 이전 재개관 기념전시 《무색사회: 중앙정보부60》에 이어 국가보안법 아카이브를 바탕으로 한 다음 전시 《뒤, 따라》를 개최합니다.
    해방 이후 한국근현대사의 트라우마와 관련된 풍부한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있는 평화박물관은 젊은 세대의 기획자, 작가들을 초청하여 ‘현재, 이곳'에서의 감수성을 통해 국가보안법과 관련한 사회·역사적 기억과 경험을 재조명해주기를 요청했습니다.
     
    지난 여름 〈아카이브의 상상력〉이란 주제로 4회에 걸쳐 진행한 오픈워크샵은 이번 전시의 참여작가와 기획자 모두에게 단순한 기록과 증언을 넘어선 신선한 ‘아카이브 충동‘을 경험하게 해준 기회였습니다.
    사진, 아카이빙, 비디오 설치, 퍼포먼스 등으로 구성되는 《뒤, 따라》 전시 참여작가들의 출품작은 과거와 현재, 개인과 집단의 기억을 대치시키고 충돌시킴으로써 ‘가깝고도 먼’ 시대의 정동을 소환합니다.
     
    《뒤, 따라》는 사건을 기록하는 일에 실패하는 다큐멘터리에서 이미지의 역동성을 탐구합니다.
     
    □ 이번 전시는 평화박물관의 국가보안법 아카이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조작된 간첩과 진짜 간첩, 비전향 장기수와 정치범에 대한 자료들이 한가득 쌓여있는 그곳에서. 무엇보다 무언가 말로 담아낼 것을 도저히 길어 올릴 수가 없었습니다. 말이 멈춘 곳에서 눈에 들어온 것은 서류에 묻은 알 수 없는 얼룩, 편지에 남은 끈적한 자국, 흔들리거나 초점이 나가서 사료로 쓰일 수 없는 사진, 혹은 역사적인 사건과 상관없는 사적인 내용을 담은 쪽지들이었습니다. 공식적인 아카이브에서 누락될 것이 뻔한 자료들, 의미로 파악되지 않는 그 부스러기 같은 이미지에서 우리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전시는 여기에 각기 다른 사건을 둘러싼 예술가들의 작업을 겹쳐 놓습니다. 현장에 깊숙이 들어가 사건을 대상으로 파악할 거리를 없애버리거나, 사건의 주변부를 담아내거나, 혹은 사건이 일어나고 한참 뒤에야 현장을 방문한 예술가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사건을 기억하는 과정을 통해 또 다른 사건을 만들어버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작업들을 엮어내면서 《뒤,따라》는 다큐멘터리와 아카이브가 역사적 사건의 증거물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사건이 될 수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아비 바르부르크(Aby Warburg)는 이미지의 역동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미지를 보는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움직임을 '따라 움직임'(Nachbewegung)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에서 '따라'로 번역된 독일어 'Nach'는 뒤에, 따라, 뒤따라, 이후, 향해서 등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뒤, 따라》는 거리를 두고 있지만 동시에 지향하는, 그리고 시간성과 공간성을 모두 가지는 복잡한 감각을 떠올립니다. 그것을 통해 관객이 과거의 사건을 기록한 이미지를 만나는 순간 발생하는 지금의 또 다른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사건을 논리적으로 재구성해내지 못하는 다큐멘터리와 아카이브는 하나의 사건을 지시하지 못합니다. 사건이라는 것 자체가 불일치 속에 빠져버립니다. 문제는 사건이라는 것이 애초에 하나의 진실로 수렴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번 전시는 그러한 불일치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이미지 내부에서 각기 얼마나 다른 것이 솟아오를 수 있는지를 탐구합니다. 과거의 사건을 기록하는 일에 실패하는 다큐멘터리를 역동적으로 감각하기를 제안하는 것입니다.
     
    사실을 명료하게 드러내지 못하고 더 복잡하게 만드는 지난 시간의 이미지는 과거가 아니라, 그 이미지를 보고 있는 지금의 구조를 드러냅니다. 여기에서 과거와 현재가 변증법적으로 충돌합니다. 나아가 변증법적으로 만나는 것은 시간의 순서뿐만이 아닙니다. 이미지 속 어떤 사건은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또 다른 사건들과 연결되면서 연대의 성좌를 그려내기도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뒤, 따라》는 예술가들의 이미지와 아카이브를 함께 작동시키며 다큐멘터리 이미지와 아카이브의 다층적인 가능성을 상상합니다.
     
    * 번역 출처: 김남시, 「잔존하는 이미지의 힘. 아비 바르부르크의 역동적 이미지론」, 『현대미술학 논문집』, 23(2), 2019.
    
    
    노순택, 〈가뭄 #CFF0103〉,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160×110cm, 2015 외 2점
    
    노순택은 치열하게 현장을 누비며 세계에 균열을 가져올 만한 이미지를 만들어왔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는 사건의 구체적인 외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작업들을 선보인다. 설명 없이 사진을 본다면 서정적인 눈보라의 모습이나 미학적인 배치만을 고려한 추상적인 화면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사진이 담고 있는 것은 시위대를 진압하기 물대포의 모습이다. 이번 전시의 이러한 구성을 통해 이미지가 드러내는 불일치, 그리고 그것을 읽어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역동성을 적극적으로 작동시킨다.
     
    길바닥에서 사진을 배웠다. 배우긴 했는데, 허투루 배운 탓에 아는 게 없다. 공부를 해야겠다 마음먹지만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몰라 헤맨다. 분단체제가 파생시킨 작동과 오작동의 풍경을 수집하고 있다. 사진기로도 줍고 손으로도 주워왔는데, 내가 주워 온 것이 무엇인지 몰라 한참을 생각한다. 《분단의 향기》(2004), 《얄읏한공》(2006), 《비상국가》(2008), 《좋은살인》(2010), 《망각기계》(2012), 《핏빛 파란》(2018) 등의 국내외 개인전을 열었으며, 같은 이름의 책을 펴냈다.
    
    
    윤지원, 〈여름의 아홉 날〉, 9채널 영상 설치, 2019
    
    〈여름의 아홉 날〉이라는 제목은 '96년 연세대 사태'로 일컬어지는, 1996년 8월 통일대축전 개최를 두고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과 정부가 충돌한 사건을 가리킨다. 그러나 작업은 연세대 사태를 면밀히 기록하는 일에 머물지 않는다. 작업은 오히려 그것이 공통의 기억이 되지 못하는 구조를 파헤친다. 그때의 연세대와 지금의 연세대, 그리고 과거의 이미지를 찾아가는 과정 등을 다층적으로 제시하며 과거의 사건을 통해 오늘날을 더듬어 나간다. 작업에 등장하는 광동어 화자는 또 다른 연결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윤지원은 미술가이자 영화감독이다. 회화와 영화를 전공했고, 영상을 중심으로 설치, 글, 기획 전시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종류의 결과물을 발표해왔다. 《여름의 아홉 날》(2019), 《방법으로서의 출판》(2020), 《연대의 홀씨》(2020),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2018》(2018)과 같은 전시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와 ‘인디포럼’과 같은 영화제에서 작품을 선보였고, 《여덟 작업, 작가 소장》(2017), 《돌과 땅》(2012)을 기획했다.
    
    
    황예지, 〈분실물〉, 12개의 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 각 20.8×30cm / 30×20.8cm, 2021
     
    정현엽, 황예지, 〈분실물〉, 사운드, 29분, 2021
     
    작가는 홍콩에서 벌어졌던 반송중 투쟁에 직접 취재를 나가 사진을 찍었다. 현장에 꼿꼿이 서서 끊임없이 현장의 모습을 기록했지만, 그가 물질로 꺼낸 이미지들은 대부분 현장의 충돌을 담아내고 있지 않다. 희생자를 기리는 길바닥의 작은 공간이 매일 같이 채워지고 또 비워지는 흔적, 벽에 남아있는 지워진 시위 구호의 얼룩, 고장난 신호등, 땅 바닥에 떨어진 신발 같은 것들이 남았다. 그리고 같은 것을 보아도 다른 것을 감각하는 다양한 존재들의 눈들. 작가는 그곳에서 무언가 가지고 온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것들이나 놓고 온 것들을 이야기한다.
     
    황예지는 수집과 기록을 좋아하는 부모님 덕분에 자연스럽게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다. 개인의 역사에 큰 울림을 느끼며 가족사진과 초상사진을 중점으로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사진집 『mixer bowl』과 『절기』, 산문집 『다정한 세계가 있는 것처럼』을 출간하고 개인전 《마고》(2019)를 열었다.
    
    
    흑표범, 〈거인〉, 디지털 프린트, 150×100cm, 2013 (사진: 이설제)
     
    흑표범, 〈댓글서〉, 퍼포먼스 〈정오의 목욕〉을 보도한 기사에 달린 255개의 댓글, 성경 커버, 84쪽, 15×11×1cm, 2013
     
    흑표범은 2011년 7월7일, 5·18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공간인 광주 옛 전남도청 분수대에서 퍼포먼스 작업 〈정오의 목욕〉을 펼친다. 그것은 1980년 항쟁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의식이었다. 이 퍼포먼스는 당시 언론에 다양한 관점에서 보도되면서 또 다른 사건이 된다. 작가는 보도 이미지의 모자이크된 자신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내는 한편, 퍼포먼스를 보도한 기사에 달린 255개의 댓글을 오래된 성경 커버에 다시 엮어내기도 한다. 이러한 아카이브 실천을 통해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이 뒤섞이고, 과거와 현재의 혐오가 만나거나 어긋나는 구조가 드러난다.
     
    흑표범은 퍼포먼스라는 매체를 중심으로 소수자들과 함께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전남 도청 광장 분수대에서 펼친 샤워 퍼포먼스 〈정오의 목욕〉(2011), 세월호 유가족 어머니들의 목소리를 찻길 건너편의 관객들과 눈을 마주하고 함께 듣는 퍼포먼스 〈VEGA〉(2016) 등 퍼포먼스 작업을 펼쳐왔다. 《빽스테이지》(2021), 《Spigel/반사!》(2019)등의 개인전과 《SHAACK-EXISTENCE》(2021), 《바다는 가라앉지 않는다》(2019), 《강원국제비엔날레 2018》(2018)등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출처= 스페이스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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