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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이순영 : DRESS
기간| 2021.11.10 - 2021.11.15
시간| 13:00 - 19:00
장소| 인사아트센터/서울
주소|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 인사가나아트센터
휴관| 화요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736-1020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이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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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드레스 dress

이순영


살아간다는 것은 드레스를 짓는 일이다.
드레스 작업은 자아를 형상화함을 의미한다. 아직 만들고 있거나 이미 완성된 것이 낡아지고 있는 과정일 수도 있겠지만 내 영혼이 편히 안착할 드레스를 만들 수 있다면 더 이상의 바램은 무의미하겠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는 것에 주저함이 없다면 현재의 삶에 만족한다는 것이다. 내 기억의 전사로 완성된 드레스가 아무런 의심 없이 온전히 나를 보여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지만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며 순간순간 나로 존재하고 생성되는 기억의 낱장들을 이어 오늘도 현재의 모습으로 짓고 있다.

조금 헐겁거나 너무 꼭 조여 불편했던 드레스가 있다. 매번 정확하다고 믿었던 잣대로 재단했지만 어느 순간 그 믿음에 대한 회의가 느껴졌다. 살아가기 위해 무장할 드레스는 늘 필요했고 그때마다 확신으로 선택했지만, 결국 몸에 맞지 않는 불편함을 느끼며 후회를 번복했다. 의심과 불안의 시간이 반복적으로 지나니 치장의 의미에 국한된 선택이 아니었을까 혹은 보여주기 위한 비겁한 속내의 발현이 아닌지 스스로를 추궁하게 되었다. 내가 정한 잣대 역시 나의 이기에서 나온 것이며 어쩌면 그 이기조차 온전히 나의 것이 아닌 대부분 타인의 시선에 의해 주입된 규정들임을 알았다. 그렇게 편협한 규정에 얽매여 받아쓰는 무기력함이 화가 났고 주저하고 있는 자신이 참을 수 없을 만큼 답답했다.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은 불안한 호흡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틀에서 벗어나고 기대와 이기를 버리니 번잡했던 순간들이 조용해지고 관계의 부담이 사라졌다.

존재의 불안은 자신으로부터 시작한 것이지 누구의 탓도 아니지만 불편한 관계 안에서 나를 일깨우기엔 시간이 너무도 부족했다. 매 순간 선명한 주관으로 삶을 자각하며 살아가고픈 지점에 이르니 더 이상의 우회는 미련할 뿐이다. 이제는 누구도 아닌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정립된 자아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일체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해 드레스를 만들어야 할 시기다. 

(출처= 인사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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