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XHIBITION
별신 ; Nam Deus
기간| 2021.11.15 - 2021.11.21
시간| 13:00 ~ 20:00
장소| 전시공간 영영/부산
주소| 부산 수영구 수영동 465-16
휴관| 월요일
관람료| 무료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루츠리딤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 루츠리딤 - 별신 ; Nam Deus

  • 			루츠리딤 3rd EP <별신 ; Nam Deus>
    별신 : 신을 특별히 모시다
    Nam Deus : 신을 위하여(라틴어)
    
    [음악과 VR영상, 설치미술이 함께하는 전시]
    
    
    모든 트랙은 완전히 라이브로 연주되었고 오로지 2track 믹서로 녹음되었다. 
    원테이크 방식을 고집한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는 무속굿의 현대적 재해석을 목표로 한다. 굿은 절대 일정하지 않다. 
    할 때마다 달라지고 장소와 목적에 따라 다른 형태와 구성을 가진다. 
    그것을 구현하는 방법은 원테이크 라이브 녹음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굿에서 음질은 크게 중요치 않다. 
    어차피 음악은 모두 주관적이다.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 이렇게 의도를 가졌다 해도, 
    음악을 듣는 사람이 저렇게 받아들이면 그렇게 되는 것. 
    어떤 악기 소리를 들을지, 어떤 음률을 따라갈지는 개개인의 선택이다. 
    루츠리딤의 의도는 중요치 않다. 
    다만 이 앨범을 다 듣고 난 후, 뭔지 모를 해방감과 가슴 뜨거움을 느낀다면 좋겠다. 
    그것이 바로 신명이다. 
    
    편안한 시간, 안락한 장소에서 큰 볼륨으로 듣길 권장한다. 
    
    #1 부정 부정은 어느 때, 어느 곳이나 존재한다. 내 안의 부정을 이미지로 형상화하여 정화시키는 과정이 바로 별신굿에서 쓰이는 <부정굿>이다. 이 트랙은 부정한 기운을 정화시키기 위해 <부정>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기원한다. 보이지 않는 것은 소멸시키기 힘들다. 하지만 보이기 시작하면 인식하게 되고, 인식하게 되면 정화하려 노력하게 된다. 그리고 청각적 이미지로 형상화된 부정을 천도시키는 건 우리의 몫이 아니다. 앞으로의 트랙에서 신을 찾고 특별히 모시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별신. 
    
    #2 용왕 가정의 평화와 자신의 건강, 재운을 빌 때 항상 찾는 신이 <용왕>이다. 풍년과 풍어를 기원하기도 한다. 이 트랙은 실제 용왕을 모시러 동해안 바닷가 깊은 곳 어딘가에 존재하는 <용궁>으로 청자들을 안내한다. 고요하게 물 속으로 침잠하는 자아를 느껴보시길. 
    
    #3 서낭 우리 조상들이 살던 마을 어귀에는 항상 서낭당 나무가 존재해왔다.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에는 그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이 상주한다. <선왕> 이라 부르기도 하고, <신선> 혹은 <산신령>이라 칭하기도 한다. 무속에서는 <서낭>이라 부르고 서낭을 모시는 나무를 <서낭당 나무>라 부른다. 마을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던 행위의 현대적 의의는 무엇일까. 공동체가 사라지고 파편화된 개인들만 존재하는 현대사회에서, 그래도 아직까지 존재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해본다.
    
     #4 칠성 하늘에는 언제나 북극성과 함께 북두칠성이 자리를 잡고 있다. 태양은 하루를 주기로 항상 이동하지만 (북두)칠성은 밤이면 밤마다 같은 자리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그 존재의 특별함에서 우리네 조상들은 신비함과 장엄한 기운을 느꼈을 것이다. <칠성>신은 날씨와 인간의 운명을 관장한다. 이 트랙은 일곱 박자로 이루어져 있고 7분7초의 길이를 가지고 있다. 원테이크 방식으로 녹음했고, 아무도 의도를 가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트랙은 자연스럽게 7분7초에서 끝을 맺는다. 하늘과 별의 기운을 받아 더 나은 생의 결과를 바라고 또 바라본다. 
    
    ------------평론------------
    
      ● 서정민갑(대중음악의견가)
    
     요즈음 한국의 크로스오버 음악계는 분주하다. 그 중 한국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한 크로스오버 음악은 과유불급이라 해도 될 정도다. 스타가 나온 덕분인지, 방송국의 프로그램 때문인지, 살아남으려는 몸부림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변화다. 분명한 것은 아무리 오랜 전통을 가진 음악일지라도 오늘의 대중과 만나지 못하면 살아 숨 쉬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전통음악 기반의 크로스오버 음악 붐은 생존에 대한 갈망과 무관하지 않을 테지만, 당대의 삶과 만나려는 예술가의 자연스러운 열망이기도 하다.
    
    한국 전통음악을 혼용하는 크로스오버 음악들은 전통음악의 어법을 인용해 음악의 방법론을 확장하곤 하는데, 어떤 이들은 전통음악을 기술적으로만 활용하지 않는다. 그들은 전통음악에 깃든 영성이나 공동체성, 민중성을 잇고 복구하려 한다. 아무리 세상이 많이 변하고 빠르게 달라졌다 해도, 이 세상은 인간과 자연이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체이고, 전통은 죄다 낡기만 한 것이 아니라고 믿는 까닭이다. 사실 한국 사회는 너무 빨리 변했고, 너무 많은 것을 버렸다. 지금 우리가 겪는 통증은 지나치게 급했던 변화의 후유증일지 모른다.
    
    2019년부터 부산/경남 지역에서 활동을 시작한 루츠리딤의 세 번째 EP [별신 ; Nam Deus]을 주목하는 이유는 이들이 한국 전통음악과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배합했기 때문만이 아니다. 이 음반은 그보다 야심차고 고집스러운 도전이다. 루츠리딤은 음반에 담은 네 곡을 모두 라이브 원테이크로 녹음했다. 한 곡을 녹음하기 시작하면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는 이야기이고, 중간 중간 녹음을 부분적으로 첨가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대중음악 레코딩 작업이 수많은 부분 수정으로 채워지는데 반해, 굿의 즉흥성과 현장성을 살리기 위해 시도한 이 같은 방식은 루츠리딤이 어떤 소리를 지향하는지 분명히 밝힌다. 루츠리딤은 굿이 삶의 현장에서 발현되는 순간을 복원하면서, 그 순간 소리와 기운의 운동을 전달하는데 주력한다.
    
    [별신 ; Nam Deus] 음반의 목표는 그것만이 아니다. 신을 모신다는 제목으로, 부정과 용왕과 서낭과 칠성을 연주하고 노래하는 루츠리딤은 각각의 곡속에 오래도록 담지해온 전통의 인식과 태도를 되살린다. 더러운 것을 씻어내고, 용왕이라는 존재를 찾아가는 일. 서낭당 나무에 마음을 의탁하며, 북두칠성 앞에서 머리를 숙이는 일은 과학과 객관성 영역 밖의 일이다. 그것은 인간의 미약함을 인정하는 일이고, 자연과 우주의 신비로움을 우러르는 일이다. 혼자서만 행복해지기를 바라지 않는 일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영원을 꿈꾸는 일이다.
    
    네 곡의 음악은 네 뮤지션의 연주와 노래를 통해 전통음악에 깃든 세계관을 옹호할 뿐 아니라, 그 중요성과 가치를 음악의 무드와 사운드의 서사 구조로 전달해 들음으로써 이해하고 수긍하게 한다. 두 번째 곡 <용왕>을 들을 때, 우리는 용왕을 향해 함께 떠나면서 그 믿음에 동참하는 시간이 무의미한 시간이 아님을 깨닫는다. 느린 장단으로 이어지는 긴 여행은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는 눈을 틔워주고, 상상과 현실을 동시에 연결하는 사유체계로 인도한다. <서낭>의 매혹적인 신시사이저 멜로디와 기원의 노래에 대금 연주가 얹히고, 가야금과 장구가 노닐 때는 마을마다 우람했던 서낭의 역사가 부활한다. 노래는 필연적으로 질문을 남긴다. 과거와 단절된 오늘은 더 행복하냐고, 신령이 사라진 세상은 더 평화롭냐고.
    
    7박의 장단에 7분 7초 길이인 <칠성>은 장단을 앞세우고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영롱한 별빛을 전달하며 멜로디의 서사를 구축한다. 이 곡은 별에 대한 경외의 표현이며, 무한과 영원에 대한 갈망이다. 
    좀 더 과감해도 좋았겠지만 이 뚝심 있는 음반은 오래도록 잊고 있던 옛 이야기를 들이민다. 오늘 한국 크로스오버 음악의 길이 한 줄 더 늘었다.
    
    
     ● 전자인형 (음악취향Y 필진)
     
    「범내려온다」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국악퓨전, 혹은 국악 크로스오버는 뭔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듯 하다. 대략 20년 가량 이어온 이 경향은 2018년 즈음 접어들면서부터 또 다른 지평에 올라타고 있다.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혹은 땅 속 깊숙이 석관에 묻혀 있던 보물들이 길어 올려지고 있는 형국이다. 그 중 반짝반짝 빛나는 건 무속 음악을 활용한 크로스오버다. 
     
    2016년 영화 곡성에서 펼쳐진 굿 씬은 매우 강렬했다. 화면도 인상적이었지만 도취적 무속 음악의 매력이 빛을 발했다. 그 장면 이후 희미하게 알고 있거나 알고서도 우선순위에 밀려 있던 한국 무속 음악의 현대성이 부각 되었다. 그 전부터 악단광칠은 무속음악을 현대화해 무대에 올렸으며 추다혜 차지스는 놀랍게도 훵키한 R&B와 뒤섞어내면서 무속음악의 또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 오늘 소개하는 루츠 리딤은 그들과 함께, 그리고 그들과 또 다른 방식으로 오늘 여기에서 한국 무속에 대해 말한다. 
     
    루츠리딤은 2019년 8월 EP [영남 Vibe]를 내놓으며 주목받았고 싱글 ‘샤먼록’을 거쳐 2020년 EP [문]을 내놓았다. 지금까지 국악 크로스오버가 국악을 중심에 두고 현대적 음악스타일을 조화롭게 펼쳐내는 식이었다면 루츠리딤은 국악을 포괄적인 ‘소리’라는 측면에서 접근한다. 팀의 프로듀서이자 DJ인 이광혁의 전자음악 사운드가 국악과 어울리는 맛이 독특한데, 이러한 특성 때문에 자신들의 음악을 ‘국악 트랜스’라 칭하기도 한다. 전통타악과 소리를 맡고 있는 최형석 역시 소리의 효과를 위한 소재로서 국악의 어울림에 천착한다. 이밖에도 루츠 리딤은 가야금과 양금을 담당하는 고명진과 질높은 영상으로 무대를 함께 만드는 VJ 송지훈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 번째 EP [별신]은 이들의 활동 궤적과 현재의 지향이 한 눈에 보이는 작품이다. 국악과 전자음악을 자신들만의 이음새로 연결해보려는 시도는 전자음악의 지분을 높였고 여기서 드러나는 차갑고 정제된 사운드가 다른 크로스오버와 차별되는 특징이었다. [별신]은 두 가지 소재(국악과 일렉트로니카)의 화학적 결합을 높인 작품이다. 두 소재는 청자의 고취감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함께 행진한다. 행진의 끝에는 관객의 감정적 카타르시스가 있다. 
     
    때문에 이 앨범을 듣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우선 마지막 트랙 ‘칠성’을 먼저 들어보길 권한다. 국악과 전자음악이 어깨를 걸고 다다른 종착지를 먼저 가늠해보는 것이다. 곡 전반을 지배하는 차가운 비트는 무속의 격양과 다르게 비교적 차분한 편이다. 그 반대편에서 제시되는 가야금의 끼어듦도 비교적 차분하다. 그렇게 4분여가 흐르고 징의 배음이 자리를 넓혀가면서 장구의 잔리듬이 반복된다. 그로부터 3분간이 이 앨범의 백미다. 소리 높이지 않고 구조적으로 격양을 쌓아가는 경험은 매우 세련된 흥분을 자아낸다. 국악기라기보다 90년대 트랜스 현장에 서 있는듯한 기분이다.
     
    ‘칠성’을 경험하고 난 후 첫 트랙부터 시작해 다시 ‘칠성’에 도달하는 방법은 감상이 또 다르다. ‘부정’은 문제를 제시하고 ‘용왕’은 흥미로운 전령들을 불러내고, ‘서낭’은 [별신]의 구체성을 드러낸다. 특히 ‘서낭’에서 감정선이 높이 쌓이는데, 원테이크의 즉흥성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순차적으로 따라온 후 듣는 ‘칠성’은 차분한 격양 외에도 탄탄한 내러티브를 선사한다. 앨범 전체를 보다 다각도로 보여주는 엔딩의 방식이다. 결말을 알아도 끊임없이 읽히는 영화같다. 
     
    한국 국악 크로스오버, 혹은 국악 퓨전이란 세계는 이렇게 또 다른 지평을 열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말이다. 
    
    
    # 루츠리딤 크루 
    대표 / 전통타악 / 소리 최형석(예주루씨) 
    프로듀서 / DJ 이광혁(광파리피플)  
    가야금 / 양금 고명진(고금동) 
    대금 / 소금 고현아(고은동) 
    VJ 송지훈(송인프프) 
    비주얼디렉터 백보림 
    
    Thanks to 짜니
    
    [CREDIT] 
    All songs Composed by 루츠리딤, 심홍재
    All Arranged/performed by 루츠리딤 
    Produced by 루츠리딤 
    Recorded/Mixed by 루츠리딤 
    Mastered in De la Jungla Estudio by Hernán Ascóniga(at Argentina) 
    Artwork by 백보림(of 루츠리딤) 
    Presented by 사운드프레스 
    Sponsored by 부산문화재단, 부산광역시			
    ※ 아트맵에 등록된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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