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2018.05.16 - 2018.06.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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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 10:30am - 06:00pm |
장소| | 더페이지갤러리/서울 |
주소| |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685-696/갤러리아 포레 G205호 |
휴관| | 일요일, 월요일, 공휴일 |
관람료| | 무료 |
전화번호| | 02-3447-0049 |
사이트| | 홈페이지 바로가기 |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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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수정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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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숨 쉬는 돌의 시간 “모든 예술은 헤르메스적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예술이 아니다. 헤르메스적인 시인은 이해하 지 않는다. 그는 본다.” - H. 롬바흐 조각가의 삶을 들여다보면 유난히 질료에 집착하는 일화들이 적지 않다. 로댕이 마음에 드는 대 리석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형상을 떠올렸다는 얘기는 창작은 물질과 개념의 충돌로 나타나는 불 꽃과 다름없어 보인다. 모더니즘 조각의 기초를 완성한 브랑쿠시는 사물성을 강조했다. 조각의 사 물성은 고전 조각의 전통인 좌대에서 벗어나는 전환점을 마련한다. 또한 표면의 광택은 사물성을 극대화하는 주요한 효과로 작용하고 이후 미니멀리즘 조각의 특질 중 하나가 된다. 브랑쿠시 이 후 조각의 질료는 더 이상 전통에 머물지 않고 산업화 이후의 사회상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고전조각의 영향권에서 이탈하고 만다. 하지만 고전조각의 본질이 완전히 붕괴된 것은 아니다. 아 무리 과거를 해체한다 하여도 그것의 개념과 형식을 재배치하려는 시도들이 나타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미니멀리즘 운동이라 부를 수 있는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가 펼친 실험 은 전통을 무조건 거절하는 데에 있지 않았다. 아르테 포베라 운동에 참여한 작가들은 이탈리아 미술만의 특성들을 적극적으로 실험의 요소로 끌어들여 실존주의적 가치관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 로 활용한다. 그들은 양식사로서의 고전미술을 배제하고 산업사회의 산물과 예술의 원소로서 재 단되지 않은 바위, 점토, 대리석 판 등을 끌어들여 인간과 사물이 맺는 직관적인 관계성을 제시하 였다. 이른바 서구미술의 모더니티는 과거와 현재, 의미와 반-의미, 형상과 비-형상과 같은 안티- 테제를 기반으로 예술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역사상 가장 적극적으로 묻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한 편 한국의 전후 현대미술은 서구미술이 처절하게 겪은 과도기를 겪지 않고 그들의 미술적 기틀 안에 한국/동양의 정체성과 의미를 적용 혹은 완곡하게 번역하는 과정으로 형성되었다. 요컨대 이 렇듯 혼합주의식으로 형성된 한국현대미술에 대한 연구는 이 글의 몫은 아니다. 그러나 모더니즘 조각의 흐름을 거칠게나마 약술한 이유는 박은선의 조각을 미술사란 종적 관점과 경계를 넘어선 횡적 관점으로 살펴보기 위함이다. 알다시피 박은선은 한국에서 서구미술의 기초를 배우고 이후 대리석에 이끌려 이탈리아로 떠난다. 그로부터 25년 동안 그는 한국과 이탈리아를 오가며 활동하 고 있으며 그 시간만큼 서로의 차이가 작가의 삶으로 체현되는 과정이었고, 이는 오롯이 조각적 세계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