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XHIBITION
상(象)을 찾아서
기간| 2018.05.25 - 2018.06.17
시간| 10:00am - 06:00pm
장소| 학고재 아트센터/서울
주소| 서울 종로구 소격동 70
휴관|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720-1524 ~ 6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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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마음을 파고든 심상(心象), 추상(抽象)으로 꺼내다
    
    강요배의 제주 공간은 여유롭다. 새로 지은 작업실 귀덕화사(歸德畵舍)는 높고 널찍하다. 다듬지 않은 앞뜰에는 지천의 수선화와 홍매가 지고, 붉은 동백과 귀한 흰 동백꽃이 가만가만 떨어져 봄 숨을 쉰다. 운치로 가득 넘친다. 지난 4월 초가 그랬다.
    
    올해 제주 4월은 한껏 들뜬 분위기였다. ‘촛불정권’ 아래에서 진행되는 4·3항쟁 70주년 기념행사들이 줄을 이었다. 제주도립미술관에 들르니 4·3항쟁 70주년 특별전으로 한중일 화가들의 ≪포스트 트라우마≫ 전시가 한창이었다. 전시장 한 벽면을 가득 채운 강요배의 <불인(不仁)>(2017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은 기획전의 백미였다. 지난 30년간 강요배가 그려온 ‘제주 4·3항쟁 연작’의 마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 작업실을 짓고 그린 작품으로, 500호 캔버스 4장을 붙인 333cm×788cm 크기의 대작이다. 강요배의 역작으로 꼽을 만하다. 항쟁 후기 1949년 1월 17일 제주 북동쪽 조천 북촌에서 벌어진 대학살의 현장 풍경을 담은 그림이다. 마을 전체가 모두 한날 제사를 지낸다는 이곳에는 현재 애기무덤을 포함해 20여 기의 무덤이 남아 있고, 너븐숭이 4·3기념관이 들어서 있다. 그림 제목은 ‘하늘과 땅 사이에 어진 일이 없다’라는 노자의 ‘천지불인(天地不仁)’에서 따왔다고 한다.(老子, 『道德經』) 
    
    화면 왼편에서 오른편으로 1월의 팽나무 잔가지들이 세찬 바람을 타고, 마른 풀이 엉킨 제주의 풍경이 전개된다. 언덕에는 학살이 지나간 후 스러져가는 불꽃들과 쥐색 연기가 인다. 타는 풀내음만이 붓 너울에 묻어나, 그때의 상흔을 처연하게 떠올린다. 하지만 여기엔 죽인 자도 죽은 자도, 인간은 없다. 언뜻 보면 학살의 현장이라기보다, 그냥 회갈색조 바탕에 눈보라 이는 겨울 풍경화이다. 종이를 접어 물감 묻혀 쓴 강요배 특유의 선묘들만이 화면 구석구석 이리저리 성글게 흩날리며 여운을 풍긴다. 아픈 역사의 대지를 이렇게 녹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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