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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낯선 이에게 말걸기
기간| 2018.09.01 - 2018.09.21
시간| 12:00 - 18:00
장소| 리알티(Realti)/대구
주소| 대구 중구 동인동4가 211-4 지하
휴관| 월요일 휴관 (전시기간 외 방문은 예약후 가능)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10-2784-0827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제니 리 로빈슨
한영희
정소현
오현아
문혜령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 문혜령_UTOPIA
    2014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117×90cm

  • Jenny Lee Robinson_Back and Forth
    2016 콜라주 70×70cm

  • 한영희_영원한 침묵
    2018 종이에 볼펜 117×84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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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선 이에게 말걸기(A Chance Conversation with a Stranger)’ 전은 서로 다른 문화와 예술 세계를 공유하고자 하는 여성 작가들의 작품과 담론에 관한 전시이다. 미술의 역사에서 페미니즘은 지금까지 여러가지 다양한 각도에서 분류되고 이해되어오고 있다. 쥬디 시카고(Judy Chicago)의 다소 노골적이고 폭력적인 경향으로부터 시작하여 게릴라 걸(Guerrilla girls)의 유머러스한 작품을 비롯해 강한 여성주의를 표방하는 많은 여성 작가들이 존재했지만 예술은 남성과 여성, 강자와 약자, 주류와 비주류, 내국인과 외국인 등의 분류를 뛰어넘는 한 개인의 이야기이자 동시에 전 인류의 이야기일 것이다. 우리는 누구든 소수에 속하기도 하고 약자가 되기도 한다. 페미니즘 미술은 우리 자신과 주변을 진정으로 염려하는 목소리여야 할 것이다. 동시대 여성 작가들의 눈을 통해 본 세상의 형태와 그에 관한 이야기들을 펼쳐놓는, 그리하여 약하고 섬세한 시선이 이야기하는 진정한 거대담론이 이번 전시, ‘낯선 이에게 말걸기’의 핵심이다.
    
      예술가의 창작에 있어서의 알 수 없는 힘, ‘광기’ 혹은 ‘영감’ 등의, 예술가를 이른바 ‘천재’로 규정하는 개념은 실은 미술의 역사에 있어서 그리 오래되지 않은 개념이다. 또한 예술에 있어서의 정신적인 것들의 표현에의 요구나 필요성 역시 필수 전제로 작용한 것은 아니었다. 고대의 예술가들은 공예나 기술 등에 능한 사람들이었다. 당시의 예술은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체의 일환인 경우가 많았고 자연스럽게 어머니, 딸 등의 여성들이 그 구성원을 이루었다. 많은 그림들이 여성에 의해 그려졌으며 중세 시대의 종교화나 필사본 등도 수도사와 수녀 등 성별을 나누지 않은 다수의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곤 하였다. 인체 누드화를 그릴 수 없었던 여성 화가들이 완성한 꽃 그림들은 여성스럽고 유약하며 섬세하다는 평가를 들었지만 그렇다고 남성 화가들이 꽃 그림을 아예 그리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모네의 화려한 정원과 갖가지의 꽃 그림은 하나의 예에 불과하다. 또한 바니타스(Vanitas) 화처럼 꽃 그림 자체의 기술과 내용이 매우 존경을 받던 시대도 있었다. 미국의 퀼트를 비롯한 텍스타일(Textile) 작품 중 상당수가 여성들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작자미상’이라는 캡션과 함께 전시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이는 여성의 미의식과 예술적 감각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것인가, 그리고 남성 중심의 예술계에서 훌륭한 여성 작가들이 얼마나 도외시되고 있는가에 관한 증명이다. 게릴라 걸은 뉴욕의 거대한 빌보드에 ‘여성 예술가로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의 이점 – 성공에 대한 압박을 견딜 필요가 없음’이라고 적으며 많은 여성 예술가들의 부질없는 노력에 관한 풍자를 표현했다. 그들은 ‘주류’라고 할 만한 미술관에서 열린 전시회의 참여 작가 71명 중 오직 4명의 여성 작가가 있을 뿐이었고 브로드웨이의 많은 희곡들이 여성 작가에 의해 쓰여지면서도 정작 각종 상을 휩쓰는 것은 남성들이라 비판하였다. 시대가 흘렀고 변한 것도 많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교묘한 차별 속에서 우리 시대의 여성 작가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묵묵히 자신을 표현하며 살아간다. 이들의 작품에 나타나는 ‘여성’이라는 생물학적인 속성, 사회가 강요하는 여성상에 대해 느끼는 무의식적인 압박감이 작용한 흔적들이 예술가 개개인의 감성과 어떻게 어우러져 있는지를 살펴보며 페미니즘 미술이 비단 여성주의가 아닌 ‘우리’와 우리가 직면한 현실에 관한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작업을 매일의 양식으로 삼으며 고군분투하는 작가들이다. 그들의 예술 속에는 ‘여성’이 갖는 생물학적인 특성이 갖는 이점, 즉 남성이 표현할 수 없는 따뜻함과 미묘함, 그리하여 더욱 더 첨예하게 포착되는 소소한 감성과 일그러진 우리 사회의 단면들에 관한 고발이 담겨 있다. ‘Vagina’라는 노골적인 제목 하에 다소 색정적인 여성의 육체의 실루엣 속에 우리 전통 문양이 가미된 십장생도를 패러디하며 자신만의 섬세한 색감의 조화를 보여주는 문혜령 작가, 한국인으로서,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넘은 한 개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보여주는 지형도 작업을 통해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이방인’이 아님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작가, Jenny Lee Robinson, ‘궁체’라는, 지금의 우리에게는 다소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 양식을 빌어 현대의 정서를 이야기하고 이를 통해 전통 예술의 정체성을 보여줌은 물론 자신만의 문학을 실천하는 작가, 오현아, 물질만능주의의 시대를 살아내며 느끼는 불안과 공포, 여러 측면에서 완벽함을 요구 당하는 현대의 여성들이 갖게 되는 욕망과 허무를 표현하는 정소현 작가, 볼펜의 유려한 선을 통해 본능적인 여성성을 어필하면서도 작업을 통해 미제 사건을, 이제는 우리 모두의 아픈 역사가 되어버린 상처를 어루만지는 작가, 한영희 등은 여성 예술가로서의 감성은 물론 동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슈에 대해 직, 간접적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낯선 이에게 말 걸기(A Chance Conversation with a Stranger)’ 전은 페미니즘 미술이 비단 여성주의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에 관한 문제이며 우리 주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라는 것을 알리고자 한다. ‘예술’은 우리의 삶에서 동떨어진 형식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직면하고 있는 이슈에 관한 것이어야 하며 ‘페미니즘’은 남성과 여성의 편가르기가 아니라 모두를 포용하는 인류애, 즉 ‘사랑’에 관한 것이어야 할 것이다.
    
    - 리알티 대표,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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