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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이은새 개인전: 밤의 괴물들
기간| 2018.10.05 - 2018.11.05
시간| 10:00am - 07:00pm
장소| 대안공간루프/서울
주소|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5-11
휴관| 신정, 구정, 추석 연휴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3141-1377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이은새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 나이트 스쿼드
    2017 oil on canvas 45.5x53.0cm

  • 밤의 괴물들 -비치워크
    2017 oil on canvas 181.8x227.3cm

  • 밤의 괴물들 - 붙들린 머리
    2018 oil on canvas 181.8x227.3cm
  • 			되돌리기 / 살피기
    1.
    
    이은새의 작업은 크게 세 단계로 구성된다. 첫째는 무언가 변형되는 상황이다. 둘째는 그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다. 셋째는 그러한 것들을 나열하는 것이다. 물론 그의 작업은 소재, 주제, 구도, 기법 등이 제법 다양하지만, 작품들은 서로 연결되면서 종합적인 의미망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우리 주변이나 TV, 영화 등에서 소재를 발견한다. 어떤 것은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하지만, 어떤 것은 꽤나 도발적이고 파격적이다. 그가 소재를 선택하고 다룰 때, 그만의 기발하고 독창적인 감각이 돋보이며, 또한 소재에 대한 진지한 이해와 따뜻한 배려심이 묻어난다. 더불어 그의 표현적이고 과감한, 때론 즉흥적인, 붓질 뒤에는 몇 번이건 이미지를 수정했던 신중함과 꼼꼼함도 숨어 있다.
    
    2.
    우선적으로 이은새는 변형되는 순간을 포착한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변형만을 지칭하지는 않는다. 그의 초기 작품 중 흥미로운 것이 ‘돌 던지는 사람’ 연작이다. 돌을 던지기 때문에 물 위에 파장이 일어나는데, 작가는 그 파장을 본 사람의 내면적 파장도 그림에 담고자 하였다. 그는 무언가 변형되면서 허점을 찌르는 것 같은 장면을 ‘틈’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한 틈이 생겼을 때, 즉 우리 주변에서 적극적이진 않더라도 일시적으로나마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 되었을 때를 그는 ‘전파상의 간섭’에 비유한 바 있다.
    
    그리고 그런 것을 지켜보는 목격자가 화면에 종종 등장한다. 그 목격자는 사건을 접했던 작가일 수도 있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 자신일 수도 있고, 그림을 보는 관객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은새는 자신의 위치가 애매하다는 점을 인정한다. 무언가를 지켜보면서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지만, 아무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앙다문 손›(2014)에서 그는 망설이면서 주먹을 쥐고 있다. 그는 일부러 물감을 더 두껍게 해서 손을 그렸다. 마치 물감에 힘을 주어 물감이 서로 맞대게 한 것처럼.
    
    3.
    이은새는 현실세계를 목격한다. 이어서 그가 본 것을 캔버스의 화면이라는 이미지의 세계로 가져온다. 초창기에는 맥락과 상관없이 필요한 장면을 추출하곤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런 태도에 불편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그것이 착취해서 소비하는 것
    
    같았다고 말한다. 그는 그것을 ‘guilty’, ‘image’, ‘colony’라는 단어들로 지칭하였다. 작가라고 해서 현실세계의 것을 마음대로 가져다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는 그가 목격한 것을 다시 생각한다. 목격하는 작가를 목격하는 작가.
    
    2016년 11월 개인전에선 보는 것과 보이는 것 사이의 관계를 뒤집는 작업들이 전시되었다. 예를 들어 ‹강제 관람›(2016)은 눈 수술 광경이다. 의사가 환자의 눈을 강제로 크게 뜨게 하는데, 그 결과 환자의 눈이 커지고 강력해져서 오히려 환자가 상대방(의사, 작가, 관객)을 쳐다보는 모양새가 되었다. 또 ‹입 벌린 점›(2016)은 가슴 부근에 있는 점을 다룬 그림인데, 화면 속 인물은 노골적으로 가슴을 드러내면서 이 점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이빨을 가진 사람의 표정으로 이 점을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이처럼 이은새는 우리(관객)가 무언가를 보는 장면을 연출했는데, 동시에 그 대상도 우리를 쳐다보는 쌍방적인 상황을 만들었다. 그는 그림을 본다는 통념에 의문을 제기한다. 우리가 그림을 보는 것처럼 그림도 우리를 본다.
    
    4.
    ‘밤의 괴물들’ 시리즈는 2017년 5월에 2점이 처음 발표되었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10여 점이 추가로 공개되었고 술 취한 여자들이 대상이다. 보통 술 취한 여자는 피해자, 약한 존재, 범죄의 표적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실제로 여러 사건을 떠올려보면 이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런데 작가는 술 취한 여자가 하나의 이미지로만 고착되는 것을 경계하며, 그들에 대해 색다른 접근을 시도한다.
    
    그림의 내용은 작가와 그의 친구들이 경험했거나 작가가 상상한 것이며, 주로 술 먹은 후 벌어진 일 중에서 한 장면을 포착한 것이다. 따라서 화면의 장면은 다소 단편적일 수 있지만, 그와 관련된 배후의 이야기가 따로 있다. 그 이야기는 작품제목이나 인물의 동작, 표정 등의 정황증거를 통해 대략적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한편 그림에 등장한 여자들은, 비록 취해서 정신이 없더라도, 연약하거나 기운이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도리어 에너지가 넘쳐 보인다. 그들은 그들 앞에 있는 상대방 혹은 화면 앞에 있는 관객에게 당당하며, 심지어 공격적이기도 하다. ‹눈 비비는 사람›(2017)에서 인물은 (앞에 사람을 향해) 붉은 눈을 비비며 부라리고 있으며, ‹밤의 괴물들 - 토›(2018)에서는 (앞에 사람을 향해) 눈을 치켜뜨고 토한 것을 내밀고 있으며, ‹밤의 괴물들 - 철봉 운동›(2018)에서는 (앞에 사람을 향해) 킥을 날릴 것 같으며, ‹밤의 괴물들 - Beach Walk›(2017)에서는 (앞에 사람을 향해) 바다에 같이 들어가자고 말하는 것 같다. 이들의 당당한 태도는 두꺼운 물감, 거친 붓질, 강렬한 색채 등으로 표현되어 있다.
    
    사실 이들은 어둠 속에 숨어있는 존재가 아니다. 이들 앞에는 항상 목격자가 있다. 그는 현장에 있는 사람이자 작가이자 관객이다. 그리고 이들은 그에게 어떤 행동을 한다. 화면에 등장하지 않는 그에게 어떤 행동을 한다. 이들 앞에 있는 그는 단순한 목격자라기보다는 이들과 관련된 사람이다. 그래서 이들의 행동은 지향성이 있는 행동이며, 그런 행동에 대한 목격 역시 지향성이 있는 행동이다. 이 지점이 이전 작업과의 차별성으로 보인다. 제3자로서 그저 바라보는 목격자가 아닌 그 상황에 참여하는 목격자이다. 이는 이전 작업에서 작가가 취했던 ‘앙다문’ 것과 ‘guilty’적인 것에 대한 나름의 반성으로 이해된다.
    
    ‘밤의 괴물들’ 연작은 전시장에 나열될 것이다. 밤의 괴물들은 관객을 향할 것이다. 다음은 관객 차례이다.
    
    ■ 류한승(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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