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XHIBITION
정사랑 : 수상한 숲
Exhibition Poster
기간| 2021.12.15 - 2021.12.21
시간| 11:00 - 18:00
장소| 갤러리도스/서울
주소| 서울 종로구 팔판동 115-52
휴관| 구정·추석 연휴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737-4678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정사랑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 칼라콘
    2021 (이미지출처 = 갤러리도스) 캔버스에 아크릴 112x112cm

  • 도넛튜브!
    2021 (이미지출처 = 갤러리도스) 캔버스에 아크릴 112.1x145.5cm

  • 푸른 숲뭉치
    2021 (이미지출처 = 갤러리도스) 캔버스에 아크릴 116.8x91cm

  • 플라밍고 튜브
    2021 (이미지출처 = 갤러리도스) 캔버스에 아크릴 112.1x145.5cm
  • 			기억하는 숲과 기억되는 숲
    
    숲은 인간을 향한 자유롭고 신비로운 시간과 에너지를 기억한다. 쏟아져 내리는 볕의 뜨거움을 식히는 아름드리나무의 그늘을 드리우기도 하고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어슴푸레한 새벽의 밀실이 되는가 하면 밝아오는 여명처럼 탁 트인 소생의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숲의 내벽으로 발을 들이는 인간은 신화처럼 우아하고도 초월적인 공간을 꿈꾸기도 하고 두려워하면서도 심연처럼 아득한 그 깊이를 궁금해 하기도 하고 피부에 스치고 옷을 나부끼게 하는 친근한 풀과 바람의 감촉으로 간직되기를 바라기도 한다. 이처럼 숲이 언제든 변형이 가능한 포용적이고 포괄적인 에너지를 갖추고 있는 덕에 인간은 숲을 원하는 대로 생각하며 기억하고 표현할 수 있다.
     
     원하는 대로 생각하고 기억하여 표현한다는 것은 사고의 재구성을 위한 요건이라고 볼 수 있다. 기억할 필요에 대한 강박이 사라지고 머릿속에 잔존해 있던 기존의 이미지에 대한 편견 내지 편협한 사고에도 얽매이지 않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어떠한 대상에 대한 이미지라는 것은 그 당시에 받은 강한 인상 내지 자극에 대한 각인과도 같아서 찰나의 강렬함만을 지니고 있을 확률이 높다. 굵은 선으로 속도감 있고 힘 있게 그려졌으나 세밀함이 간과된 그림처럼 말이다. 따라서 우리가 알고 있는, 보다 정확히 말하면 알고 있다고 믿는 이미지들은 과거를 지나오며 미약하고 희미해진 사실에 의존된 채로 허구에 가까운 성질을 지니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이에 사실이라고 생각해오던 것이 사실이 아닌 낯선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그 괴리감에 당황함이 끼쳐올 수도 있으나 도리어 호기심이나 즐거움으로 의식될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가 바로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던 것들에게 특별함을 불어넣는 계기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그동안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모습에 어딘가 수상하게 느껴지지만 이상하지 않다. 오류를 범한 것이 아니므로 정정할 필요 없이 다시 보이고 다르게 보이는 그대로로 자연스럽게 인식하면 될 뿐이다. 왜곡되지 않았으므로 감각적으로나 지각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무리도 없다. 따라서 정사랑은 이미지를 기억하는 이들과 기억되어 있는 이미지를 향해 물음을 던진다. 또렷하게 기억한다는 것이 과연 진실일 수 있는지 단지 기억한다고 믿거나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재고하게 만듦으로써 정확한 재현에 연연할 필요가 없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즉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바인 알고 있는 것을 새롭게 본다는 것은 수상함에 대한 인정이며 이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의 적극적인 소통 의사를 밝히는 셈이다. 작가는 이 과정을 숲이라는 주제를 통해 구체화한다.  
     ​숲은 자유롭고 신비로우며 포용적인 에너지로 가득 찬 공간이기에 소통을 표현함에 있어서 매우 적합한 캔버스 역할을 한다. 숲이 연상시키는 분위기의 스펙트럼은 사려 깊어서 커다란 화면일지라도 공백에 대한 두려움과 아득함보다는 채우고 메울 것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떠올리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는 숲을 이루는 숲과 숲 안의 숲, 숲 바깥의 숲들 즉 기억의 내부와 외부를 불러오고 재조합되고 상상되는 숲의 이미지들을 구현한다. 깔끔하고 완급조절이 잘된 선과 산뜻하고 선명하며 유쾌한 색채로 미감을 형성하고 무엇보다 적절한 위트를 섞어 화면을 산만하지 않게 주도한다. 또한 대상과 이미지에 대해 기억과 생각의 연쇄적인 작용으로 은유될 수도 있는 사슬을 통해 단순하고 평면적인 수용에 그치지 않도록 한다. 
    ​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생각하거나 미처 자각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은 넉넉한 숲처럼 여유롭다. 소소하고 시시콜콜한 것들을 소소하고 시시콜콜하게 이야기할 줄 알고 즐거워할 수 있는 이는 소통하고 상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다. 정사랑은 누구의 기억 속에나 잠재되어 있는 친근한 소재에 적당한 위트를 결합시켜 소통할 창구를 구축한다. 특별한 복선이나 장치 없이 단지 이미지가 이미지만으로도 화면을 장악하며 화두를 제시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이를 극대화시키고자 한다. 완벽한 재현이 아니라 이미지를 이미지로 있게 하면서 그것을 수용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소통을 이끌어내려는 시도를 한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시각으로 작업에 임하는 것이다. 때문에 숲을 보는 시각으로 숲처럼 포용하고 상상하고 상상되는 작가의 모든 노력은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글 : 김혜린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출처 = 갤러리 도스)			
    ※ 아트맵에 등록된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팸플릿 신청
    *신청 내역은 마이페이지 - 팸플릿 신청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6부 이상 신청시 상단의 고객센터로 문의 바랍니다.
    확인
    공유하기
    Naver Facebook Kakao story URL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