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XHIBITION
이용제 : bubbles(light-source)
기간| 2021.12.16 - 2021.12.22
시간| 10:00 - 18:00
장소| 모리스갤러리/대전
주소| 대전 유성구 도룡동 397-1
휴관| 명절 별도공지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42-867-7009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이용제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 bubbles(light-source)-(Mikrokosmos), 03
    2021 (이미지출처 = 모리스갤러리) 캔버스에 유채 97.0 x 162.2cm

  • bubbles(light-source)-(Mikrokosmos), 01
    2019 (이미지출처 = 모리스갤러리) 캔버스에 유채 53.0 x 45.5cm

  • bubbles(light-source)-(Mikrokosmos), 02
    2019 (이미지출처 = 모리스갤러리) 캔버스에 유채 53.0 x 45.5cm
  • 			인생은 한 순간의 꿈일 뿐,
    아침에 돋아난 한 포기 풀과 같이 사라져 간다1)
    
    성경 <시편>에 “천 년도 당신의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고 한 토막 밤과도 같사옵니다.”2)라는 구절이 있다. 우주 혹은 신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은 100년도 살지 못하는 찰나의 존재에 불과하다. 마치 영생할 듯 문명을 창출하며 도도하게 살아가는 인간이지만 ‘당신의 눈’엔 그저 깜빡할 사이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 우주적 관점에서 보자면 인간은 찰나의 1/1000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간이 주어진 아주 작은 미립자에 불과하다. 인간은 우주의 일부일 뿐 주체적 지위를 누리지는 못한다. 탄생과 소멸, 생사라는 인과율을 주관하는 것도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그 역시 알 수 없는 그 무언가가 관장하며, 우린 그저 자연의 섭리인 양 순응할 수밖에 없다.
    
    모든 물질에너지를 천지(天地)라 한다. 여기엔 빛이 있다. 모든 빛엔 열이 있고 열은 에너지이다. 입자이며 파동인 빛이 닿는 곳엔 물질과 반응한 생명이 자란다. 빛이 사그라지면 열도 식는다. 에너지 역시 사라진다. 생물학적으로 이는 죽음이자, 한편으론 삶과 죽음의 동시성이다. 세상만물, 인간조차 죽음 앞에선 예외가 없다. 살아가는 동시에 죽음에 이른다. 결국 빛에서 태어나 빛의 상실과 함께 생을 접고 “당신은 인간을 먼지로 돌아가게 하신다.”3)
    생사의 주관과 물질로 구성된 만유(萬有)의 역사, 오묘한 삶의 개별적 단락들이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 대해선 누구도 알 수 없다.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이요, 인간 스스로 결정지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 또한 당신 혹은 그 무엇으로 불리는 절대적 존재자로부터 비롯되었을 것이라는 ‘믿음’만 있다. 중요한 건 그게 무엇이든 경험과 교환된 수많은 존재들과 사유로부터 촉발한 형이상학적 존재들 모두를 지배한다는 것이다.
    
    작가 이용제의 ‘비눗방울’에서 인생은 한 순간의 꿈일 뿐이라는 것을 본다. 과거 이용제의 작품 주제이기도 했던 꿈에서처럼 하나의 허상이고, 하나의 열정이며, 환상, 허구, 그림자일지도 모른다.4) 그렇지만 한편으로 인생이란 그 꿈과 꿈을 잇는 과정이다. 그리고 상상력을 먹고 자라는 예술은 그 꿈의 크기와 색깔을 가시화할 수 있는 최상의 도구다. 자연의 섭리와 생명의 근원, 시간, 공간, 생명의 순환, 존재에 대한 자문도 불가능하지 않다.
    이용제는 ‘비눗방울’로 잘 알려진 작가다. 그 시작은 ‘빛’이다. 빛이 있기에 명암이 있고, 명암을 통해 세상을 전사할 수 있다. 만약 빛이 없었다면 그의 ‘비눗방울’도 실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만 예전 작업과 달리 그의 작품에 다소 영적인 빛이 들어선 첫 사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이전엔 빛 자체에 집중했다면 작금의 빛은 보다 확장적이다.
    
    콕 집어 말해 상징성이 강해지고 지적 깨달음으로서의 빛이 개입하기 시작한 건 (2019)이라는 작품에서부터다. 이전에도 빛과 인간 삶의 문제를 다뤘으며 버블의 특성을 적극 수용한 작업은 있었으나 보다 근원적인 것에 고민하던 시점은 몇 년 전부터다.
    
    그는 에 현실의 문제로 힘들고 고통 받을 당시 빛과 함께 천사가 나타나 길을 인도하길 기원하는 바람(안식)을 담았다. 종교를 갖고 있지 않더라도 인간은 극한의 절망에 빠졌을 때 혹은 무언가를 절실히 갈망할 때 자연스럽게 신을 찾듯, 무언가를 갈구할 당시의 그에게 빛은 꼭 필요한 것이었을 터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엔 작은 날개가 달린 아기천사가 등장해 비눗방울 사이사이를 수놓았다.
    
    이후 작가는 ‘비눗방울’ 표면의 파광(波光)과 빛의 물결에 과거의 관점을 섞어낸다. 단순한 현상의 투사를 넘어 빛에 의해 드러나는 세상의 근원성을 고스란히 투영했고 휘황하게 또는 아름답게, 그러나 때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담았다. 그리고 그 내부엔 실로 많은 이야기가 녹아들었다.
    
    예를 들면 존재라는 ‘주어진 자’에 대한 시각을 실존주의 철학의 영토 내에서 다룬 (2019~2021)를 비롯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생각과 의식이 끊이지 않은 채 연속된다는 것을 말하면서 의식의 가변적이고 유동적인 속성과 파편적·무질서한 잡다한 세계를 이미지의 연상 작용으로 풀어냈다.
    
    의식의 변화를 공간 속에 떠있는 비눗방울로 나타내고자 한 (2021)와, 물질계와 정신계가 어울려 한 몸인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에 이르면 현실도 꿈도, 의식과 무의식도, 생사도 구분이 없으며 보이는 것이란 사물의 변화에 불과하다는 의미를 지닌 (2021)5)연작 등도 연이어 그려졌다.
    (중략)
    
    1) <시편 90:5>. 정확한 표기는 “주님께서 생명을 거두어 가시면, 인생은 한 순간의 꿈일 뿐, 아침에 돋아난 한 포기 풀과 같이 사라져 갑니다.”이다.
    2) <시편 90:4>. 참고로 영국의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의 <천년(1990)>도 같은 관점에서 제작된 작업이다.
    3) <시편 90:3>.
    4) 칼데론(Pedro Calderon de la Berca)의 ≪인생은 꿈이다≫ 중.
    5) ‘호접지몽’은 인생무상이요 삶의 회의에 가깝다.
    
    (출처 = 모리스갤러리)
    			
    ※ 아트맵에 등록된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팸플릿 신청
    *신청 내역은 마이페이지 - 팸플릿 신청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6부 이상 신청시 상단의 고객센터로 문의 바랍니다.
    확인
    공유하기
    Naver Facebook Kakao story URL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