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2021.12.23 - 2022.04.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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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 10:00 - 18:00 |
장소| | 국립한글박물관/서울 |
주소| | 서울 용산구 용산동6가 168-6 |
휴관| | 새해 첫날(1.1.), 설날 당일, 추석 당일 |
관람료| | 무료 |
전화번호| | 02-212-620 |
사이트| | 홈페이지 바로가기 |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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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이내말삼 드러보소, 내방가사 내방가사에는 여성들이 살아온 실제 삶의 모습이 솔직하고 소박하게 표현돼 있습니다. 내방가사의 꾸밈없는 진솔한 내용은 동시대를 사는 여성들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으며, 이를 베껴 쓰거나 고쳐 쓰는 방식으로 널리 퍼져 나갔습니다. 가사의 4음보 운율에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목소리를 싣기도 하고, 변화된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목소리를 담아 가족과 세상에 전하려고 했습니다. 조선 후기부터 창작되기 시작한 내방가사는 근대 시기에 그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가장 활발하게 향유되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후기부터 현재까지 창작되고 향유되는 내방가사를 조망하여, ‘이내말씀 들어보소’라고 외치며 여성들이 이끌어 냈던 소통과 공감의 가치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1부 ‘내방안에서’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펼쳐지는 여성들의 희로애락을 선보입니다. 2부 ‘세상 밖으로’는 근대와 식민지라는 격동의 시대에 직면한 여성들의 삶과 생각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3부 ‘소망을 담아’는 가족이 잘되길 기원하는 여성의 마음과, 오늘날에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는 내방가사를 소개합니다. 내방가사 속 여성들은 우리 주변에 있는 할머니, 어머니, 며느리, 시누이, 올케, 딸과 같이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여성들이 들려주는 삶의 노래를 듣고, 여성들과 소통하고, 그녀들의 삶에 공감해 보는 시간을 갖길 기대합니다. * 내방가사란? 가사는 4음보의 운율로 시조와 다르게 무한히 길어질 수 있다. 4음보 이외에는 별다른 형식적 규칙이 없기 때문에, 한글을 아는 여성들은 쉽게 가사 창작을 할 수 있었다. 여성들이 창작한 가사를 내방가사 또는 규방가사라고 부른다. 특히 영남 지방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며, 당대의 여성들의 삶과 문화가 그대로 녹아 있어 여성기록사적 가치도 크다. 남성들은 한자를 섞어서 가사를 기록하였으며 여성들은 한글로 줄글의 형태로 가사를 적었다. 1부 내방안에서 내방은 내방가사 ‘작가의 생활공간’이면서 ‘가사의 배경이나 소재가 되는 공간’ 입니다. 여성이 창작한 가사에 대해 ‘내방’이라는 공간적 명칭이 붙은 데에는 여성의 생활과 경험의 공간이 주로 문을 경계로 안쪽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닫힌 공간에 있는 여성이 지은 내방가사라고 하면 흔히 시집살이에 슬퍼하는 한과 설움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내방가사의 탄식은 단순한 슬픔을 넘어 자신의 문제적 상황을 알아채고 고민하는 여성의 자의식과 같은 것입니다. 내방 안에는 실로 다양한 감정의 목소리가 깃들어 있습니다. 자식을 잘 키우고 집안을 일으킨 당찬 여성의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딸을 가르치려는 근엄한 여성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리움에 사무치거나 창자가 끊어질 것 같은 슬픔을 겪은 여성의 애절한 목소리도 있습니다. 여성의 공간인 ‘내방’에서는 시집을 못 간 여성, 과부, 구여성, 신여성 등 모든 여성의 목소리가 다채롭게 흘러나옵니다. 2부 세상 밖으로 개화기라는 급격한 변화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내방 밖으로 나온 여성들은 자신들이 마주한 변화를 가사로 표현해 냈습니다. 내방의 문이 열린 근대 시기에 내방가사 더 활기를 띠며 창작되었습니다. 이전 시기부터 향유되던 작품들도 지속됐고 전통적 사고를 반영하면서도 새로운 인식을 드러내는 작품들도 대거 등장했습니다. 드물지만 완전히 태도를 바꿔 변화된 세상을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전면에 다룬 작품도 나왔습니다. 특히 이 시기에는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여성의 노고를 전하는 가사인 ‘만주망명가사’가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식민 통치가 강화되던 때, 독립운동을 하는 남편의 뒷바라지를 위해 만주로 떠나는 심정을 기록한 만주망명가사 속에는세상의 변화를 온몸으로 체감하는 여성의 시선이 담겨 있습니다. 가사의 노랫말이 널리 퍼져 세상을 바꾸길 염원하는 노래였던 의병가사, 독립군가도 이 시기에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3부 소망을 담아 전통 시대 여성들은 내방 공간에서 제약된 삶을 살았지만 자신의 인생을 내방가사에 풀어내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여성들이 풀어낸 인생 이야기에는 언제나 가족이 중심에 있었습니다. 내방이라는 공간 속에서 가족들에게 둘러 싸여 살았던 여성들은 가족과의 관계 속에서 사는 의미를 찾았습니다. 그래서 내방가사 속 여성은 누군가의 딸로, 누군가의 어머니로, 누군가의 할머니로 서 느끼는 소회를 글로 풀어냈습니다. 가족과 가문 속에서 자신의 인생의 의미를 찾았기에 가족의 안녕과 평화는 여성의 가장 큰 소망이었습니다. 가족에 대한 축복은 주로 <화전가花煎歌>와 송축가類頌祝歌類 가사인 <헌수가獻壽歌>에 많이 나타납니다. <화전가>의 말미에는 가족을 향한 축복이 드러나지만 이 가사의 백미는 화전놀이에 모인 여성들이 자신의 고민을 나누며 울고 웃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연대하는 것에 있습니다. 집안 잔치인 회갑, 칠순 등에 장수를 기원하는 <헌수가>에는 잔칫날을 기쁨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성들은 <헌수가>를 읽으며 부모님을 떠올리고 그날의 즐거운 추억을 벗삼아 고된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고단한 삶의 소통처가 돼 주었던 내방가사는 오늘날 한지에서 양지로, 붓에서 활자로 더 화려한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변하지 않은 것은 여성에게 가족은 여전히 중요한 이야깃거리라는 사실입니다. (출처 = 국립한글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