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당신은 어떤 색을 띄우고 있습니까?" 사람들은 보통 한 가지의 특정한 색을 이야기한다. 왜 그럴까? 도대체 왜 한 가지의 색으로만 자기자신을 한정지으려는걸까? 물론 타인의 시선에선 단색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조차도 내 자신을 단정짓는 그런 삶이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보라색일수도 검정색일수도, 쨍한 형광빛을 띄우는 사람이다. 가끔은 검붉은 빨간색이고 싶어하고 종종 맑은 초록색을 빛내기도 한다. 세상에는 다채롭고 아름다운 색이 많기에 어느 한가지 색깔만으로는 나를, 우리를 대표할 수 없다. 무수히 많은 색의 스펙트럼 속에서 자신만의 색을 찾고, 일상의 위로와 치유를 전달하는 그림을 그린다. '나는 누구인가' 에 대한 고민을 성장통처럼 해왔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깊은 자아 성찰이 필요했고, 자신만의 색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꼭 나만의 색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감과 부담감에 남들과 비교했고, 자신의 부족한 면을 발견하고 좌절하며 상처받곤 했다. 어떻게 하면 이 무한한 굴레 속에서 받는 상처를 끝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을까. 하얀 도화지를 채워본다면 모두 다른 색으로 채울 것이다. 여러 색으로 채우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검정색만으로 채우는 사람도, 도화지 그 자체로 남겨놓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때 여러색으로 채운 사람은 과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고, 검정색으로 다 채워버린 사람은 무모하다는 생각을, 아무것도 채우지 않은 사람은 의기소침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렴 어때. 상관없다. 과할 수도 무모할 수도 의기소침할 수도 있다. 그걸 인정하는 순간 '나는 누구인가' 에 대한 해답을 찾은 것이다. 인생이라는 큰 도화지에 자신의 색깔을 하나둘씩 채워나간다면 비로소 그 도화지는 나를 대체하고 있을 오아시스가 될 것이다. 행복이란 것은 어디에도 없으며 동시에 어디에나 있다. 나만의 오아시스를 찾고 주위에 있는 행복을 잡아 빛나는 일상을 만끽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 이 지 유 (출처 = 갤러리 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