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XHIBITION
그 밤의 형식들
기간| 2022.01.14 - 2022.02.20
시간| 10:30 - 18:00
장소| 갤러리밈/서울
주소| 서울 종로구 인사동 178-2
휴관| 연중무휴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733-8877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신미정
김원진
김정은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 전시전경
    (이미지출처 = 갤러리밈)

  • 전시전경
    (이미지출처 = 갤러리밈)

  • 전시전경
    (이미지출처 = 갤러리밈)

  • 전시전경
    (이미지출처 = 갤러리밈)
  • 			그 밤의 형식들
    
    - 김원진, 김정은, 신미정
    
    “그 밤의 형식들”은 ‘기록’을 매개로 작품 활동을 하는 세 작가, 김원진, 김정은, 신미정이 기록과 수집에서 비롯된 작품들을 새로운 공간에 풀어내어 또 하나의 서사를 만들어가는 전시이다. 세 작가는 각자 관심 있는 주제와 관련된 기록을 수집하거나 새롭게 기록하여 다양한 형식의 작품을 만들었고, 우리는 이곳에서 그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김원진은 누군가의 기록물인 책이나, 일기 등을 주요 재료로 삼아왔다. 작업 초창기에는 폐기된 도서, 우연히 발견된 편지나 일기 등을 층층이 쌓거나 태워 새로운 형태를 만들기도 했고, 나중에는 그것들을 잘게 잘라내어 지층의 단면처럼 꼴라주하기도 했다. 또, 접해 온 책들 중 다수를 차지했던 문학 작품에서 수집한 문장들을 밀랍으로 떠서 발열전구가 설치된 테이블 위에서 녹여내는 작업으로 새로운 형식을 만드는가 하면, 최근에는 작가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하는 것으로 작품을 확장하였다. 시민들이 편지로 보내온 감정 기록을 가지고 작업한 <감정선- 순간의 연대기>(2021)나, 지인들에게 하루치 일기를 우편으로 회신받아 진행했던 <너와 나의 연대기>(2021) 등이 그러하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너와 나의 연대기>(2021)는 150여명의 지인들에게 회신받은 일기를 작가가 열람한 후 불에 태워 재로 만들고 밀랍과 석고를 섞어 입체물로 만들었고,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회신된 기록들은 산화되어 순간의 기억으로 남게 되었고, 추상화된 새로운 형태로 우리와 만나게 되었다. 이것은 작가의 말처럼, 살아있는 기록에 대한 조각적 번역이자 공간에서의 드로잉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김정은은 초창기부터 거의 10년 동안 ‘지도’와 ‘매핑(지도를 만드는 활동이나 과정)’을 작업의 중요한 요소로 가져왔다. 작업 활동 초기에는 실제 지도책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점차 생활 반경을 오가며 신체를 측량 단위로 하여 이루어진 셀프매핑, 작가가 이동하면서 본 것들이나 느꼈던 감정의 매핑 등 사적인 기록을 통해 작가의 일상과 작가가 존재했던 시점의 사회상을 보여주었다. 특히, 김정은은 매핑 결과물을 조형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꾸준한 고민과 연구를 해 왔고, 이는 운석 같은 입체 조각으로도, 키네틱적 요소를 가미한 움직이는 조각으로도, 표본실 같은 오브제 진열의 형식으로도 표현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최근에 진행하고 있는 ‘교차맵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이는 서울의 사라진 길을 찾아 기록함으로써, 지금은 역사 속에 묻힌 기억과 서사를 보여주는 작업이다. 시대적 변화로 인해 사라지고 잊혀진 길들의 역사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곳을 답사한 작가의 일상도 동시에 소환되었다. 사라진 길을 찾는 것은 현재와 접점을 가지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는 것이기도 하며, 개인에서 사회로 서사를 확장하고 소통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가 수집한 자료들은 영상, 수집된 오브제, 물결이 인쇄된 투명 필름 설치 등의 다양한 형식으로 구현되어 새롭게 태어났다.
    
    신미정은 강제 이주나 추방, 피난 등 역사적인 사건이나 사회 문제로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장소를 잃어버린 사람들과 그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풀어낸다. 특히 일제 강점기나 해방, 한국전쟁 같은 근현대사나 사회의 사건들을 거대한 담론으로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상실을 경험한 개인의 기록물에서 출발하여 그가 겪어낸 역사를 보여준다. 북한 인민군 출신 권문국이 군복무를 했던 스물두 살에 썼던 일기장, 일본 식민지 시절 익산에서 한 시절을 살았던 일본인 타무라가 그린 당시의 익산 지도, 여의도 개발 계획과 한강 흐름 개선을 이유로 폭파되었던 밤섬 실향민 이일용의 생의 흔적과 기억이 담긴 사적 자료들... 신미정은 이런 자료들로부터 그들의 이야기를 끌어낸다. 영상은 대체로 그들의 자료와 그 장소의 현재 모습을 함께 보여주는데, 그 위에 주인공의 나레이션이 담담히 흐르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작가 말대로 이러한 작업을 통해 다양한 역사 속에 존재했던 주체들, 때로 다수의 편견으로 소외된 대상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되살리고자 했다. 그리고 그들이 상실했던 장소의 현재를 함께 보여줌으로써, 그들이 겪은 역사의 흐름 속에 관객도 함께 하고 있으며, 그들의 상실이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기록은 기억의 한 형태이기도 하고, 기록물을 통해 어떤 기억이 재현되기도 한다. 또, 개인의 기억이 모여 우리 사회의 기억이 되기도 한다. 세 작가도 기록을 매개로 하여 그 기억들을 창조적으로 재현하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나 주변, 혹은 사회나 역사 속에서 잊혀진 사람들의 서사를 끄집어냈다. 세 작가가 수많은 밤을 오롯이 고민하며 만들어낸 그 밤의 형식들을 통해서 말이다.
    
    장유정_ 성북구립미술관(최만린미술관) 학예연구사
    
    (출처 = 갤러리밈)			
    ※ 아트맵에 등록된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팸플릿 신청
    *신청 내역은 마이페이지 - 팸플릿 신청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6부 이상 신청시 상단의 고객센터로 문의 바랍니다.
    확인
    공유하기
    Naver Facebook Kakao story URL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