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2022.01.18 - 2022.0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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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 13:00 - 19:00 |
장소| | <운영종료>아티스트런스페이스 쇼앤텔 쇼룸/서울 |
주소| | 서울 영등포구 선유로53길 10 |
휴관| | |
관람료| | 무료 |
전화번호| | 010-2936-3663 |
사이트| | 홈페이지 바로가기 |
작가| |
손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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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손지훈은 쇼앤텔 전시의 첫 출발이었던 지금의 사무공간을 비우고 이곳에서 자신만의 이야기에 집중해보고자 한다. 전시공간 운영자는 실상 사무 바다에서 하염없이 헤엄친다. 《지도에 없는 i》에 참여하는 모든 공간, 모든 작가가 저마다의 빛과 색이 있으나 사무의 무게만큼은 모두에게 번다하고 공평하게 무겁다. 손지훈은 따라서 사무공간을 하얗게 비워내거나 까마득하게 자신의 축적물로 쌓아 올리는 양 극단의 상황 연출 중 하나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전 전시에 대한 손지훈의 표현에서 힌트를 얻어볼 때 이전 전시는 사회에서 작동되는 트라우마(trauma), 스티그마(stigma)의 경계를 짚어보았다면 이번 전시는 오롯이 손지훈 멀티버스(Multiverse)를 손지훈의 가능과 경계를 더듬으며 풀어내지 않을까 추측한다. 그럼에도 2022년의 일. 그 사이 열두 번 계획이 바뀐다 해도 이상할 것 없다. 다만 손지훈의 지향은 선명해 보인다. 남윤아, 손지훈의 공간 경험 교차는 쇼앤텔 복기와 전망 양 방향을 위한 최선의 노력이자 선택에 가깝다. ... 정체성에 대해 연구하는 사회학자 나탈리 하이니히(Nathalie Heinich)는 “정체성의 위기는 자기 인식(autoperception), 소개(présentation), 명명(désignation)의 세 순간이 불균형적일 때 발생한다”6)고 표명했다. 《지도에 없는 i》는 현재까지 점화되고 있는 이들 작가들의 자기 인식, 소개, 명명의 세 순간에 대한 예술적 균형에 대해 묻고 찾는다. 예술적 균형은 안정적인 평형 상태를 뜻하지 않는다. 교란에 대한 안정성을 벗어던지고 극단적으로는 삶에, 예술에 거스러미같은 존재가 될 때 불편한 i로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지도에 없는 i》는 다섯 공간, 여섯 작가로부터 출발하지만 거듭 묻고 계속 찾아갈 수 있는 파급력을 갖는다. 이제 시작했고, 끝은 기약 없기를 감히 희망한다. 이 전시는 i의 밀도에 대한 여섯 개의 솔직한 입장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값지다. The Show Must Go On! 이 노랫말을 다시 훑어보니 누군가 계속 감내하기를 바라는 자 있는지(Does anybody want to take it anymore)를 묻고 있다. 매일 자신에게 되묻고 있을 이 질문의 이유를 김수진, 지현아, 여인영, 권자연, 남윤아, 손지훈으로부터 들어 본다. 그리고 부디 이들 작가들이 아티스트 런 스페이스 아트잠실, 프로젝트스페이스영등포, 스페이스 원, 낫씽이즈리얼, 쇼앤텔과 짝패임을 운영자의 존재 인식만큼 나란하게 기억해주길 당부한다. _당신의 밀도도(密度圖) | 《지도에 없는 i (Neither here nor there)》 서문 중 _김현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6) 나탈리 하이니히, 『정체성이 아닌 것』, 임지영 옮김, 산지니, 2021, p. 137. 작가노트 《Space Run Artist;사무의 바다를 달리는 공간》은 어느 순간부터 “작가가 운영하는 공간” 이 아닌 “공간이 작가(운영자)의 멱살을 잡고 하드캐리 1) 하는 상황”에 대한 드립 2) 에서 흘러나온 전시 타이틀이다. 일종의 사명감과 어느 정도 자기만족이 뒤엉킨 상태에서 시작한 공간은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다양한 물음을 끝없이 쌓아 올린다. 사적 공간이 공적 공간으로 변모해 감에 따라 선명해지는 고통은 탁월한 사무감(각) 배양으로 등가 교환되고, 가능하리라 여겼던 덕업일치 3) 소망은 늘어나는 책무와 뒤섞여 아득해진다. 이번 릴레이-프로젝트 전시에서 나는 과함과 극단의 미학으로 무장한 작가 손지훈의 작업세계를 잠시 묻어둔다. 그리고 이토록 번잡스러운 자전적 경험이 마치 물에 운반되어 겹겹이 쌓인 퇴적층처럼 멀티버스(Multiverse) 4) 를 이루고 있는 장소, ‘쇼룸(Show-Room)’을 비워낸다. 어떠한 장소가 의미와 기능을 부여 받아 외부에 연결되면 그 나름의 역사가 생긴다. 또한 인연의 시간들과 사물의 기억이 중첩될수록 공간의 정체성은 뚜렷해지며 특정한 가치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 모든 것이 시작된 지점으로 회귀하여 가시적인 것을 비가시화 한다. 초기화를 통한 리셋, 그리고 부유하는 흐름 속에서 새로운 동기화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행위. 이는 퇴보를 경계하는 진화의 필수조건일 것이다. 휘몰아치는 격류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서 조용히 유영하는 [i]와 공간(空間)이 있다. 그 앞에 펼쳐질 또 다른 세계선 5) 의 발견을 간절히 바란다. 지도에 없는 i 프로젝트 2021-22 part6. 《Space Run Artist;사무의 바다를 달리는 공간》에 부쳐 _손지훈 작가 노트 중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1) 『하드캐리』, 팀플레이 게임에서 주로 활용되는 용어로, 게임에서 누구나 인정할 정도로 확실히 게임을 승리로 이끈 사람 혹은 플레이를 캐리(Carry)라 부른다. 말 그대로 해당 게임을 승리로 캐리(업고갔다)했다는 의미. 절대적인 칭찬이다. 좀 더 강조한 표현으로 하드캐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나무위키 ‘캐리’문서의 4번 문단[웹사이트]. (2022.01.22). URL : https://namu.wiki/w/%EC%BA%90%EB%A6%AC#s-4 2) 『드립』, 애드립의 줄임말에서 유래한 한국 인터넷 은어로 주로 부정적인 의미의 즉흥적 발언을 일컫는다. 후술하듯 부정뿐 아니라 긍정 등 다양한 뉘앙스로 쓸 수 있는 마법의 말이다. 나무위키 ‘드립’문서의 2번 문단[웹사이트]. (2022.01.22). URL : https://namu.wiki/w/%EB%93%9C%EB%A6%BD 3) 『덕업일치』, 덕業一致. 오덕질을 하는 것과 직업이 일치된다는 뜻을 가진 고사성어 형태의 조어. 수많은 오덕들이 바라지만 이루어지기 힘들고 이루어져도 힘들다. 나무위키 ‘덕업일치’문서[웹사이트]. (2022.01.22). URL : https://namu.wiki/w/%EB%8D%95%EC%97%85%EC%9D%BC%EC%B9%98 4) 『멀티버스』, 멀티버스(multiverse): '멀티(multi)'와 '우주(universe)'의 합성어(다중우주). 나무위키 ‘멀티버스’문서[웹사이트]. (2022.01.22). URL : https://namu.wiki/w/%EB%8B%A4%EC%A4%91%EC%9A%B0%EC%A3%BC 5) 『세계선』, 世界線 / World line 상대성 이론에서 사용되는 물리 용어. 러시아 태생의 독일 수학자 헤르만 민코프스키(Hermann Minkowski, 1864~1909)가 만든 시공세계(민코프스키 공간)에서의 세계의 궤적을 나타내는 말. 나무위키 ‘세계선’문서[웹사이트]. (2022.01.22). URL : https://namu.wiki/w/%EC%84%B8%EA%B3%84%EC%84%A0 작가소개 손지훈은 동시대에 산재한 밈(meme)을 수집하여 다분히 자의적인 세계를 만듭니다. 가벼운 수채화 드로잉을 거쳐 혼란한 공간설치로 이어지는 그의 작업은 이미지의 일회성을 강조하고, 그 이면에 깃든 자생력을 부각합니다. 전시공간 운영자이기도 한 그는 일상과 예술을 잇는 문화 매개자로서 ‘예술행위 이어가기’ 커뮤니티아트(Community Art) 프로젝트를 매년 진행하고 있습니다. 누구든 초대하고 무엇이든 놓일 수 있는 환대의 방식은 그가 바라보고 고민하는 예술을 투영합니다. 이처럼 손지훈은 스스로 설정한 다중적 역할을 겸하고 예술-아카이빙(Art-Archiving)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예술활동 지속을 이루고자 합니다. (출처 = 쇼앤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