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 전시 소개 글 박정원(페이지룸8 디렉터) PAGEROOM8(페이지룸8) [페이지룸에잇]은 2022년 첫 전시, 《고니: 노란 카나리아》를 3월 4일부터 3월 27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고니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이다. 전시 주제는 작가의 유년 시절에 자신의 실수로 인해 생명을 잃은 노란 카나리아 한 마리로부터 출발한다. 단순히 하나의 에피소드로 회자될 수도 있었을 이 추억은 작가의 여린 감수성을 엿보게 하는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노란 카나리아’는 자칫 죄책감과 후회로 매몰될 수 있는 작가의 생각을 또 다른 상상력으로 이끌어가는 내면의 전령으로서 존재한다. 이 스토리는 작품 〈카나리아의 복수〉에서와 같이 문학적인 상상력과 작가의 일상에서 채집한 소소한 소재들을 만나 독창적인 형상들로 표현된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작가의 캔버스 작품에 있다. 고니 작가는 항상 드로잉북을 들고 다니며 순간의 생각들을 그림으로 그려두고 이후 통찰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드로잉이 남으며, 치밀하게 색과 형상을 위한 기획 또한 이루어진다. 드로잉들은 독립된 작품이자 캔버스 작업을 하기 전에 예열 작업이 된다. 《노란 카나리아》 개인전에서 선보이는 캔버스 8점은 그동안의 드로잉북에서 충분히 형태와 색감을 연구한 끝에 나온 것이다. 전체적인 구도와 디테일 등을 캔버스 화면에 구성하여 하나의 장면으로 보이게 하거나, 캔버스 간에 연결되는 소재나 주제가 감각적으로 읽힐 수 있도록 색감과 기법적인 부분을 신경써서 택한다. 또한 고니 작가는 공간 자체를 해석하여 동선과 작품을 감각적으로 구성하는데 탁월하다. 평면 회화에서 도출되는 상상력을 가시화 시키기 위해 드로잉 설치를 도입한다. 전시장 입구에 설치되는 ‘노란 카나리아’ 드로잉이 들어간 사슬발(커튼)은 외부로부터 공간을 분리시키는 동시에, 커튼을 손끝으로 젖히며 내부로 연결되는 촉각적 장치로서 존재한다. 작품 〈유예〉, 〈가득 찬 컵〉 등에 등장하는 물 –엎질러진 물, 빗물- 과 눈물의 상관관계를 연상시키는 손수건 설치 작업도 흥미롭다. 2020년 첫 개인전 《바다를 건너 바람으로 가기》(예술공간 서:로)이 물리적인 상황을 시험대 삼아 등장인물의 형태와 작가의 필력을 단련시켰다면, 이번 개인전 《노란 카나리아》는 작가 개인의 사건과 에피소드에서 발현되는 망설임과 감정선의 흐름이 섬세하게 드러나며 그림으로 현존을 기록한다. 그리고 고니 작가의 작품에 대해 안소연 미술평론가의 관점으로 재해석/재평가될 수 있는 미술평론 작업 또한 이루어진다. 특별 부대 행사로 올 2월에 출간한 아트북(플립북)을 소개한다. 2021년 3월 페이지룸8 개관전(2인전)에서 고니 작가는 ‘바람’이라는 극한의 상황에 대처하는 인물의 표정과 행위에 집중한 드로잉 애니메이션을 위한 136점 연작, 〈바람으로 가는 사람〉 중 일부를 선보인 바 있다. 아트북은 이 드로잉 136점을 플립북 형태로 제작하여 책장을 넘기며 ‘바람으로 가는 사람’의 움직임을 볼 수 있도록 한다. (출처 = 페이지룸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