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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2022GAP(GlassBox Artist Project)展
기간| 2022.03.18 - 2022.04.16
시간| 10:00 - 17:00
장소| 봉산문화회관/대구
주소| 대구 중구 봉산동 125
휴관| 월요일, 설, 추석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53-661-3500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김윤경&박보정, 이선희&정연지, 이은정&하진, 이규홍, 제이미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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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전시전경
    (이미지출처 = 봉산문화회관)

  • 전시전경
    (이미지출처 = 봉산문화회관)
  • 			장소 : 봉산문화회관 2~3층 1~3전시실
    
    전시 소개
    
    2022GAP
     ‘다름’과 ‘차이’를 상징하는 “GAP(갭)”은 프로젝트명 Glassbox Artist Project를 일컫는 명칭이며 봉산문화회관 공모프로그램인 “유리상자-아트스타” 참여작가를 재조명하기 위해 매년 기획되는 전시이다. 유리상자 출신 작가의 성장과 변화, 그리고 같은 주제 아래 협업과 연대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장소특정 공간에서 구현할 수 없었던 또 다른 작품세계를 담아보기 위한 전시이며, 작가발굴에만 그치지 않고 지속적 모니터링으로 공모 출신 작가들의 향후 활동을 점검하고 지원하려는 봉산문화회관의 의지가 함축된 전시이다.
    올해로 11번째를 맞이하는 이번 전시에는 외부 협력기획자로 미술사학자이자 평론가이며 2020 여수국제미술제, 세종대왕과 음악 등 다수의 국제전 기획의 경험을 가진 조은정(고려대 초빙교수)을 초청하였다. 전시의 주제선정과 참여작가 선정에 관한 협의를 통해 “유리상자-아트스타”에 소개되었던 82명의 작가 중 이선희&정연지, 김윤경&박보정, 이은정&하진, 제이미 리, 이규홍 작가 5개의 팀을 선정하고 제시한 주제 아래 개별 작가들의 작품세계와 개성들을 마음껏 선보이도록 준비하였다.
     조은정 협력기획자는 팬데믹 상황에서 나타난 우리 삶의 나약함과 인류의 존재성, 나아가 인간 생명의 기원까지 물리적이라고 믿는 이 세계의 탄생에 대한 사유를 ‘초신성의 별먼지’라는 전시주제로 풀어보고자 하였다. 이는 거대한 우주 아래 인간은 별먼지에서 태어난 티끌 같은 존재로 민족이나 종교, 정치적 이념과 갈등 등으로 구획하고 나눠짐이 의미가 없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20세기 전반기 두 차례의 참혹한 세계대전을 치르며 인류가 얻은 교훈, 자연파괴를 통한 감염병 창궐의 역사적 경험과 성찰도 시간이 지나면, 서로의 욕심으로 잊히고 무뎌지는 반복을 되풀이한다. 아이러니하게 모든 통로를 통해 전 지구적으로 이동하는 바이러스 앞에서 속수무책인 현시점이 서로 다르지 않고 우주 속에 존재하는 같은 인간임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와는 상반되는 역사를 현재에도 진행하고 있음을 설명하며 자연의 순리 속 존재성에 대한 성찰로 얻어지는 사유와 타자와 경험의 공유가 중요함을 다시금 일깨워주려 한다.
     협력기획자가 제언한 주제에 대해 참여작가들이 각기 다른 내재적 관점에서 시각적 해석을 펼쳐 보이게 된다. 먼저, 1전시실에서는 불완전한 일상에 대한 삶의 태도를 고찰하는 이선희&정연지 작가와 자연과 인간의 반복과 순환을 이야기하는 김윤경&박보정 작가의 평면과 입체를 함께 선보이며 예술가의 시선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삶의 방식들을 공유한다. 그리고 2전시실에서는 이은정&하진 작가가 ‘나’와 ‘우주’의 상징적 관계를 우주 속에 존재하는 나 혹은 내 안의 우주를 상상할 수 있는 33개 미지의 공간을 설치해 존재의 의미를 사유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3전시실에서는 유리 조각 빛의 반사와 굴절의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이규홍 작가가 신비롭고 우주적인 아우라를 전달하는 빛의 향연을 보여주고, 낯선 환경에 대한 일상의 불안감을 다매체로 표현하는 제이미 리 작가는 ‘꿈과 희망’이란 새로운 키워드로 재현된 평면작업으로 연약하게 느껴지는 생명력의 강인함을 보여주게 된다.
     최근 우주의 기원과 생성을 파헤칠 획기적인 우주 망원경 ‘제임스 웹’의 개발로 신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우주의 비밀에 조금씩 다가서고 있다. 이런 과학적 진보도 인류가 존재의 사유와 상상력에서 얻어지는 꿈과 희망의 공유가 있으므로 가능할 것이다. “초신성에서 태어난 모든 먼지 속에서 ‘생각하는 별먼지’가 될 수 있는 것은 바로 확장된 세계에 대한 이해, 타인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가능하다.”라는 협력기획자의 설명처럼 예술인들만이 가능한 확장된 경험의 사유를 창의적 표현으로 이번 전시에 공유하였다. 잠시나마 우리의 바쁜 일상과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한 발짝 떨어져 ‘나’ 혹은 ‘우리’의 존재에 대한 의미를 사색하고, 삶과 생명의 가치를 함께 공유하는 ‘생각하는 별먼지’가 되어봄이 어떠할지 제안한다.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 조동오
    
     
    
     
    
    전시 평론
    
    
    초신성의 별먼지
    
    
    80-100나노미터(nm: 1/천만 센티미터)의 바이러스가 세계를 떠돈다. 그들의 행렬은 지구상 어디에도 이르지 않은 곳이 없다. 동양과 서양, 북반구와 남반구 등 거주처가 어디이든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은 바이러스에게는 숙주라는 집단일 뿐이다. 인간이 거주하는 공간을 구별하고 선을 긋던 어떤 체제가 사실 개념에 불과했음을 감염증으로 깨닫는다. 팬데믹으로 지구 전체가 바이러스가 이동하는 동일 공간임을, 인간 모두가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았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예기치 못한 감염증으로 역사 속에 실재했지만 전설처럼 느껴지던 흑사병, 콜레라와 같은 질병의 기억 또한 소환되었다. 간빙기 지구의 온도 변화가 감염증의 배경이라는 성찰이 시도된 이후, 지금 우리의 팬데믹 상황이 결국 우리가 파괴한 환경 때문이 아닐까 자문한다. 그 반성의 시간은 우리로 하여금 자연을 사유케 하고 캠페인으로서 환경 보호를 넘어서 환경의 본연성을 지키는 것, 지구의 나이테를 인지하고 본래 생김새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에 관심을 갖게 한다. 나와 우리가 거주할 수 있는 구체적 장소인 지구를 성찰한다.
    인간의 존재성은 세계와의 관계 안에서 이해될 수 있다. 자연환경에서 인간은 하나의 생물학적 존재, 인간종 집단이다. 그곳을 기반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인간은 자연환경에서는 개별성을 지니지 못한다. 하지만 인간이 구성한 세계, 즉 사회적 환경에서는 인간의 관심을 사로잡는 문화, 예술 같은 것들이 있다. 인간이란 자연환경에서 노동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세계를 가진 존재임을 일깨우기 때문이다. 인간은 행위함으로써 다양한 관점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고 또한 세계 속에서 공동의 실재성을 경험하게 된다.
    경험의 공유, 그것은 오랫동안 예술이 수행해온 세계의 구성화이다. 주어진 자연으로부터 떠나서 인간에게 자연이 주어진 과정에 대해 사유하게 하는 힘이다. 인간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 궁극적으로 어떤 존재인가?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는 주어진 자연의 보호 차원을 넘어 자연의 실체와 인간의 존재성에 대한 사유의 공유가 필요함을 뼈저리게 느낀다. 이해할 수 없는 감염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불가시성은 보이지 않는 지나간 세계의 질병들을 소환하고, 도대체 지금의 우리가 어디서 어떻게 잘못되었는지를 되짚게 한다. 인류를 강타한 감염증, 혐오, 반복되는 어리석은 역사인 전쟁, 인재(人災)였으나 걷잡을 수 없는 바람을 타고 자연재해(自然災害)의 모습을 띤 산불을 바라보며 인재와 자연재해 사이에는 아주 작은 간극만이 있을 뿐임을 깨닫는다. 그 작은 틈새야말로 전체를 결정지우는 상처와 같은 것임을 또한 깨닫는다.
      우리 삶이란 얼마나 단순하고도 나약한 것인가 알고는 있었지만 결코 이처럼 모든 인류가 확인한 적은 없었다. 이 상황은 긴밀하고도 집중적으로 우리 세계의 존재성에 대해 사유하게 한다. 인간 생명의 기원, 물리적이라고 믿는 이 세계의 탄생에 대해 말이다. 질량이 높아진 별에 에너지가 응축하여 폭발할 때 태양의 10배 이상의 빛을 낸 그 별은 우주 안에 산산이 흩어진다. 강한 빛을 내는 초신성(超新星) 폭발을 통해서 우주 공간에 흩어진 원소들은 모여서 지구가 되고 또 인간이 되었다. 결국 별이 남겨 놓은 먼지가 인간이 된 것이다. 낭만적으로 말하자면 별의 아이들이 인간이다. 인간의 탄생에 대한 사유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질문으로 이어진다. 어리석은 전쟁과 혐오를 넘어서는 길은 우리 모두의 고향인 우주에서 우리가 어떤 존재인가를 사유함으로써 가능할 것이다.
    이 전시는 우주, 인간, 공동체, 인간성 들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통해 우리 존재를 사유하고 더 나은 삶을 생각해보고자 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갑작스런 전쟁으로 고통받는 나라의 국민들, 어이없는 사건으로 난민이 된 이들, 어디까지 그 사슬을 이어갈지 알 수 없는 코로나19로 힘겨운 오늘을 지나는 우리 모두 초신성의 별먼지,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별의 아이들임을 상기해보자는 것이다. 평화와 안녕이 하나의 이름임을 실감하는 시간에 우리 눈을 들어 더욱 원대한 세계로 확장할 필요를 느낀다. 초신성에서 태어난 모든 먼지 속에서 인간이 ‘생각하는 별먼지’가 될 수 있던 것은 바로 확장된 세계에 대한 이해, 타인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이룬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이규홍의 작품은 동그라미 형태 위에서 얼음처럼 반짝이는 유리가 부착된 것인데 넓은 벽면에 그들이 상호 연결되어 보임으로 인해 별을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각기 개별적인 원형은 서로 연계됨으로써 성좌를 이루게 되고 의미없던 그들은 보이지 않는 선을 그어 볼 때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순간을 드러낸다. 별 같은 우리의 삶을 성찰하게 되는 것이다. 전시장에서 어둠 속에서 빛나는 제이미 리의 회화 작품 앞에 서며 소박한 것들이 차오르는 힘의 근원임을 확인하게 된다. 꽃, 잎사귀 같은 것들은 스멀스멀 자라나고, 강인함과는 거리가 있지만, 세계를 채운다. 연약한 재료로 강인한 캔버스에 부착된 습자지로 구성된 형태들은 흘려 부어진 물감과 더불어 평면을 만들어 낸다. 평편하지만 입체적인 그의 화면은 꽃밭을 상기시키는데, 어둡고 깊은 배경으로 인하여 우주 안에서 생명성에 대해 사유하게 만든다.   
    김윤경&박보정 팀은 이번 전시에서 회화의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짙고 어두운색은 죽음의 이미지, 밝은색은 생명의 이미지라는 편견을 벗어나 색을 넘어선 회화의 실체를 구현한다. 사회에서 삶의 고정방식, 강력한 권력과 같은 것들이 사실 전체적인 시각을 가진 존재에게는 찰라의 어떤 것일 뿐임을 이 젊은 작가들은 말하고 있다. 여성의 노동 결과인 직조를 닮은 회화, 지워져감으로써 강렬해지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회화의 장점인 전지적 시점이야말로 개별성을 떠나 인간의 의식을 확장시킴으로써 다시 개별성의 가치를 인식하게 하는 장치임을 드러낸다.
    이선희&정연지 팀의 시각적 위치 또한 흥미롭다. 기억을 담은 집을 향하는 길을 도자로 조형화함으로써 견고하게 만드는 것은 일상의 가치에 대한 신념을 드러낸다. 하지만 무채색으로 구성된 이 광경들은 작은 힘으로도 손상될 수 있는 도자에 박제된 것이다. 얇게 캔버스에 위에 얹혀진 회화, 캔버스에 인쇄되어 입체물로 재구성된 작가의 시선에서 선택된 장면들. 이 모든 것은 기억과 경험에서 길어올린 것들이다. 그것이 재구성되고 물질로 드러나는 것은 ‘계기’를 통해서인데 순간의 느낌이나 어떤 사물을 보고 일어나는 감정들이 만나 부딪치는 순간들이다. 그 순간은 인간 사회에서 살아가기의 고달픔을 감지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그 고비를 넘어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들과 조우한 때이다.
    이은정&하진 팀은 내가 있는 장소에 대한 성찰을 보여준다. 감염증으로 인해 갑자기 거주 공간이 제한됨으로 인해 내가 소재하는 곳에 대한 인식이 시작된다. 집, 거리, 마을, 시, 국가, 지구, 우주로 확장되는 공간에 대한 개념은 결국 우주 안에 미세한 존재로서의 나를 인식하게 하지만, 역으로 대단한 생명체로서 인간을 상기하게도 된다. 33개의 막으로 이루어진 공간에서 사람은 33천 중의 한곳에 머문다는 세계관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닮았지만 다르고, 다르지만 하나인 구조체들 사이를 거닐며 이전에 들어보지 못한 사운드를 만나 우주를 떠도는 작은 먼지, 인간의 본모습을 경험하게 된다.
     예술은 타인의 경험을 나의 내부로 현재화 한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을 감각하고, 파악하고, 판단하는 것에 미술은 도움을 준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5개 팀의 작가들은 인간이라는 존재, 그들이 구성한 사회, 이들이 태어난 우주와 인식 그리고 빛 등 인간을 둘러싼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우리의 삶을 겸허하게 만듦으로써 전쟁과 혐오를 넘어선 어느 지점을 꿈꾸게 하는 것이다.
    
    
    미술사학자, 미술비평가 조은정
    
    (출처 = 봉산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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