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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크로마키: 정해민
기간| 2019.06.07 - 2019.06.27
시간| 10:00 - 19:00
장소| 전시공간/서울
주소| 서울 마포구 서교동 370-15/1층
휴관| 일요일, 공휴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70-8845-4099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정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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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육면체로 무엇을 하는 여성
    2019 홀로그램 비닐에 디지털프린팅 100x100cm

  • 19870705
    2019 라텍스에 디지털 프린팅 100x430cm

  • <크로마키>
    2019

  • <크로마키>
    2019
  • 			불/투명한 겹, 1:1 매칭(변환)을 시도하는 세상
    |글 안성은(큐레이터, 미디어 비평)
    일상에서 합성된 상태의 ‘무언가’를 보는 것은 꽤 흔한 일이다. 서로 다른 물질을 결합해 이음새가 보이는 형태의 물질결합이 있고, 무엇과 무엇이 결합하였는지 알기 어려운 혼합체가 있기도 하다. 결합의 대상은 여기 없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가이드로 등장하거나, 마치 여기에 있는 것 같은 환영의 대상으로 존재하기도 한다. 주변을 조금만 둘러봐도 이런 비물질적 대상을 물질화하려는 많은 시도를 발견할 수 있다.
    이때, 디지털 툴을 사용하여 가상의 공간에서 생성된 것을 현실 공간으로 표현하는 것에는 많은 변수가 따른다. 보이는 것 그대로를 현실화할 수 없다는 면에서 어렵다. 매끄럽고, 투명하고, 움직임과 크기의 변화가 유동적이며, 이동과 수정이 다소 자유로운 디지털 제작물은 물리적 변환 과정을 거치면서 아날로그에서는 절대 매칭 불가능한 표현방식은 삭제되고 변환 가능한 매체로 대체된 상태의 물질로 (인쇄되거나 합성되어) 나타난다. 단적인 예로 캐릭터 굿즈가 그렇다. 영화나 만화 속 캐릭터들이 현실 세계에서 구현되어 실제적인 ‘형태’를 가질 때, 제작의 단가나 방식에 따라 고퀄리티의 제작물이 되거나 조악한 형태로 대상화 된다. 이는 어떤 대상이 물질화 과정을 거칠 때, ‘무언가’가 되는 과정에서 물질 고유의 성격을 생각해보게 한다.
    ‘크로마키(Chroma key)’는 두 개의 영상을 합성하는 기술을 지칭하는 용어인 동시에, 특수효과를 위한 합성을 위해 이용하는 배경을 뜻한다. 촬영 과정에서 배우나 특정 인물을 초록/파랑 계열의 배경 앞에서 움직이게 하고, 이후에 배경이 되는 영상을 초록/파랑 배경과 바꿔(일명 합성하여) 나타내는 일련의 과정을 뜻하는데, 이때 사용되는 배경컬러가 보통 초록과 파랑 계열이라 일명 블루스크린 혹은 그린스크린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번 정해민의 개인전 《크로마키(Chroma key)》에서는 2가지 측면에서의 크로마키를 경험하게 한다. 하나는 작업 과정 자체에서 드러나는, ‘합성 기술 자체로의 크로마키’이다. 정해민의 작업은 가상의 공간에서 펼쳐진, 출력 시 실제와 디지털 사이즈 비율이 1:1을 능가하는 디지털 수작업에 가깝다. 포토샵과 태블릿을 사용하여, 말그대로 ‘한 획, 한 획’ 세밀화 제작과 같은 방식으로 제작된 이 작업은 ‘회화’와 그것이 ‘되기’의 과정에서 두 가지 모두에 대한 합성-적용을 거쳤다 작가의 말처럼 디지털이라는 물성 없는 토대에서 ‘카피의 카피로써의 아이덴티티를 인정하며 실재의 흔적이었거나 아예 무실재한 어떤 것들의 이미지, 효과를 끌어 모아 언어를 조직하려 한다’는 측면에서 무한한 합성의 과정을 거치며 크로마키 자체를 끝없이 생성한다.
    또 다른 하나는 디지털상에서 만들어진 크로마키를 다양한 형태의 출력물로 제작하여 배치함으로써, 현실 공간 자체(전시장과 이를 둘러싼 환경)를 블루스크린화 시킨다는 점에서 ‘합성을 위한 배경의 의미로서의 크로마키’가 된다. 전시장에서는 여러 종류의 불투명하고, 거칠고, 반짝이는 천과 나무, 캔버스, 비닐 등에 출력된 작업의 조각들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지지체를 기반으로 출력된 작업은, 2019년 이화여대 미대 입시 실기 출제 문제인 ‘육면체로 무엇을 하는 여성을 그리시오’를 풀이하는 방식으로 제작된 대형 디지털 드로잉 작업 <육면체로 무엇을 하는 여성>(2019)의 개별 부분들이다. 이 작업은 입시문제를 푸는 형식을 취하며, 망각과 반복만이 되풀이되는 ‘나쁜 장소’로서의 동시대 예술이 오작동 되는 현장을 표면화하고자 했다. 전체가 아닌 부분으로 출력된 결과물들은 전시장 환경에 투명하거나 불투명한 겹을 이루며 전시 벽면과 창문, 전시장 가운데 늘어뜨려진 형태로 배치되어있다. 조각난 부분으로 존재하며 전체를 상상하게 하는 출력물들은 전시장을 말 그대로 블루스크린으로 존재하게 하며 또 다른 의미의 크로마키를 생성한다.
    크로마키는 이 곳에 없는 너머의 것을 상상하게 하지만, 상상과 실현의 간극에서 거칠거칠한 틈을 보이기도 한다. 만질 수 없는 것을 만져지는 무언가로 1:1 변환하는 일에는 그 과정에서 물성의 차이부터 표현의 방법까지 고려사항이 많기 때문이다. 아주 쉽게는 매끄럽지 않게 느껴지는 합성, 이른바 CG(Computer Graphic)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전시에서는 ‘사실적’이지만 ‘사실이 아닌 것’을 다루는 디지털 드로잉에서 다양한 한계를 실험하며 이 불편함에 대해 토로한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이 세계와 자신을 관계없는 것으로 만드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리얼해지고 싶다고 덧붙이며. 그러나, 디지털의 물질화에 대한 우회적 실험으로 진행된 이 전시는 한계 없는 한계로 여겨지는 디지털이, 구현을 위해 그 어느 것보다 물질성을 고려해야 함을 드러낸다. 때문에 작가의 이러한 시도는 현재 대부분의 영역에서 디지털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동시대의 어느 곳에서든 찾아볼 수 있는 시대상의 ‘리얼한’ 단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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