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이미지출처 = 인사아트센터)

(이미지출처 = 인사아트센터)

			잃다 아버지의 고향 ‘광양시 황길동’ 100년이 훌쩍 넘은 집터에서 태어나 타국과 타지에서 생활했지만, 회귀처럼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 개인의 역사의 후반부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그의 바람과 달리 지역개발로 고향이 사라지고 있다. 어릴 적 뛰어놀던 뒷산과 도시에서 학업과 직장생활을 하다 명절이면 돌아오던 작은 길은 화물차가 오가는 도로가 되었다. 집의 일부도 사라졌다. 앞으로 몇 개월 뒤면 아버지도 떠나야한다. 그리다 개인의 역사, 고향, 지형마저 바꾸어 버린 현장을 그림으로 남겨보고자 한다. 이미 사라진 풍경과 현재 공사 중인 풍경이다. 사진이 아니면 알아보기 어려운 옛 지형의 풍경이다. 내가 재주를 부려가며 수려하게 그려내는 풍경이 아니다. 사라지는 고향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마음을 담담하게 붓 끝에 담으려 했다. 잃음을 그림으로 기억하기 위해, 기억하다 고향을 잃어가는 아버지는 조금씩 기억도 잃어가고 있다. 아버지의 기억을 종이 위에 기억함으로 아버지의 기억을 기억하게 하려 한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은 아니지만 아버지의 선조부터 쌓여 유전자 안에서 기억하는 기억. 의지와 관계없이 고향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기억의 위로.

(출처 = 인사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