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박제된 사물의 욕망을 드러내다.

가기사진갤러리에서 2022년 4월 1일부터 4월 10일까지 ‘나는꽃’ 박정임 사진들을 초대한다.

박정임 작가의 사진은 우선 명확하고 간결하다. 그리고 사진의 대상이 된 사물들은 언제나 정면을 향한다. 작은 꽃봉오리든 버려진 꿀통이든 거북의 등딱지이든 당당하게 존재를 드러내며 관람자를 응시한다. 그들은 살아있는 것도 죽어있는 것도 아닌 영원 속에 박제되어있는 듯하다. 카메라의 프레임 안에 박제된 사물들이 존재로서 미묘한 욕망을 드러내는 것은 작가의 섬세한 감각 덕분이다. 박정임의 사진은 명료하게 보이지만 근본적으로 불투명한 사진 이미지의 특성으로 감각과 개념을 동시에 자극하며 울림을 준다.

좋은 호응을 얻었던 부산 전시 ‘나는새’에 이어 이번 가기사진갤러리의 초대전 제목은 ‘나는꽃’으로 정했다. 작가는 수전 손탁의 말을 비틀어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우리의 죽음, 연약함과 무상함을 대상을 통해 드러내는 일이라고 한다. 우리는 프레임 안의 영원 속에서 새이며 나무이며 꽃이며 때로 그 무엇이 되는 순간이 있다. 사물과의 상호 응시 속에서 존재와 존재 사이의 우연한 교감을 ‘나는꽃’ 전시에서 느껴보시길 바란다.


가기사진갤러리

(출처 = 가기사진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