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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정이지, 조효리 : The Seasons
기간| 2022.04.02 - 2022.04.24
시간| 수-일 12:00 - 19:00
장소| 디스위켄드룸/서울
주소| 서울 용산구 한남동 789-9
휴관| 일, 월 (화요일 예약제)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70-8868-9120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정이지
조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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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정이지, 매일 아침(feat. 조효리)
    2022 (이미지출처 = 디스위켄드룸) oil on canvas 72.7 x 72.7 cm

  • 정이지, 여기
    2022 (이미지출처 = 디스위켄드룸) oil on canvas 130.3 x 80.3 cm

  • 조효리, The Way
    2022 (이미지출처 = 디스위켄드룸) acrylic, oil, color pencil, paper on canvas 198.8 x 130.3 cm

  • 조효리, 서곡
    2022 (이미지출처 = 디스위켄드룸) acrylic, paper on canvas 225 x 162 cm (each)
  • 			Preface
    
    어쩌면 아직 마주치지 않은 날
    
    계절은 지나간 것일까, 아니면 다가올 것일까? 객관적인 수치로 표현되지만 동시에 주관적인 인상으로 형용되는 것들을 생각한다. 계절에 따른 날씨, 온도와 습도는 객관적 단위와 지표로 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미묘한 것들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고 추상적인 단어를 동원해 설명하곤 한다. 어제보다 오늘의 하늘은 맑고 피부에 닿는 공기는 조금 더 따뜻하며, 내일의 대기는 이보다 더 깨끗할지 모른다. 봄은 또 어느새 성큼 우리 앞에 와있고, 언제나 그랬듯 빠르게 지나갈 것이다. 
    
    정이지와 조효리는 총체적 형상이 흐릿한 대상을 모양을 가진 도상으로 치환해왔다. 정이지가 시간의 단위와 방향성을 분절된 이미지들의 연쇄로 번안하여 대화의 얼개를 찬찬히 엮어간다면, 조효리는 현실에서 마주쳤을 장면이나 사건을 회화의 가상적 차원으로 옮겨내어 비현실적인 공간을 생산하는 데 집중한다. 전시의 제목이기도 한 ‘계절’의 키워드는 두 작가가 다루어온 무형의 개념-우정, 상실, 만남, 관계, 치유 등-을 상징하는 대용물이자 관객을 주관적 서사로 이끄는 입구가 된다. 오늘의 세대가 시공을 통과하며 수집하는 감각의 지표들은 두 작가의 세계를 그리기 위한 양분이 되어준다.
    
    정이지의 시선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슬며시 모습을 바꾸어가는 것, 혹은 짧은 순간에 일어나지만 어딘가 영원한 흔적을 남기는 일들에 머무른다. 하늘의 푸른빛이 물러간 자리에 붉고 노란 얼룩이 천천히 뒤덮이는 저녁, 만개한 화병 속 꽃이 어느새 고개를 숙이고 말라가는 때, 몸과 사물에 가해진 힘이 오랫동안 남기는 흉터와 자국, 혹은 내 앞의 누군가 눈을 깜박이는 찰나. 주변에서 흔히 지나치는 장면들은 그의 회화 안에서 마치 영원한 것처럼 멈추어 서며, 우리는 불현듯 각자의 기억 안에 있던 어느 때의 시점으로 회귀한다. 그가 엮어내는 시각적 자극들은 의식 저 어딘가 가라앉아 있던 세포의 신경을 불현듯 두드리는 것이다. 머릿속에 떠오른 친구의 얼굴, 그날의 공기, 혹은 이제는 사라져버린 아득한 냄새들은 작가의 화면과 매듭을 지어간다.
    
    한편 기호를 왜곡하거나 투과시키는 반사체나 구조물은 조효리의 작업이 현재와 미지의 영역 사이를 잇는 포털이 되도록 돕는다. <Shades of Green>은 거울에 비친 개체의 어른거림을 통해 프레임 밖 여백을 상상하게 하며, <Overture>과 <The Way Out>은 잘려나간 종이의 틈바귀 사이로 무한히 확장하는 우주를 바라보게 한다. 또한 그의 작업 전반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중첩된 장막의 개념(워터마크, 레이어 등) 은 더 이상 회화적 프레임 안에 머무르지 않고, 전시장의 구조 속으로 녹아들어 전시장의 유리창과 지하 통로를 점유하는 실체적 존재가 된다. 평면으로부터 입체적 차원으로 증폭된 생경한 회화는 아이러니하게도 데자뷔처럼 반복되는 일상의 경험을 상기시킨다. 푸르름 속으로 녹아드는 자연의 흔들림, 빛과 그림자 속에서 만났던 이들과의 대화를 지금 여기로 소환한다. 
    
    정이지와 조효리는 각자의 세상에서 만났던 풍경의 조각들을 조금씩 꺼내어 나란히 놓았다. 상이한 질감을 가진 그들의 작품은 감수성의 지류를 공유한다. 신기루처럼 홀연히 나타났다 금세 사그라들고, 또 시나브로 우리 앞에 당도할  것들을 기다리고, 축하하며, 위로한다. 그렇게 오늘 이 자리에서 어쩌면 마주치치 않았거나 이미 지나쳐버린 존재들을 반짝이는 사생(寫生)으로 옮긴다.
    
    글 : 박지형 (디스위켄드룸 큐레이터)
    
    (출처 = 디스위켄드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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