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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권구희 : 서재숲
Exhibition Poster
기간| 2022.05.11 - 2022.05.17
시간| 11:00 - 18:00
장소| 갤러리도스/서울
주소| 서울 종로구 팔판동 115-52/
휴관| 구정·추석 연휴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737-4678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권구희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 권구희 서재숲3
    2022 water color on paper 232×178cm
    (이미지출처 = 갤러리도스)

  • 권구희 너에게 안부를 묻다
    2021 water color on paper 45.5×53cm
    (이미지출처 = 갤러리도스)

  • 권구희 솜사탕 나무
    2021 water color on paper 45.5×53cm
    (이미지출처 = 갤러리도스)

  • 권구희 서재숲2
    2022 acrylic, water color on paper 232×178cm
    (이미지출처 = 갤러리도스)
  • 			  그렇게 한 편의 드라마가 된다.
    
     
    김혜린 /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사람이 삶을 기다리도록 만드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기다린다는 것, 그것도 삶을 기다린다는 촘촘하게 성실한 행위를 가능토록 함이 얼마나 위대하고 놀라운 것일지를 기대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때때로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되기도 한다. 누군가 다음 주에 방영될 드라마 한 편을 보기 위해서 살아갈 힘이 생기고, 또 다른 누군가 무언가라도 쓰는 동안은 삶을 지속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하던 것처럼 말이다. 기다림이 없는 삶이란 없다. 그렇기에 삶을 기다린다는 것은 그 자체로 삶의 축소판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삶의 축소판을 지향하게 만드는 것 또한 드라마 같은 삶의 모습이기도 하다. 결국 사람은 제게로 삶의 면면들이 다가오기를 바라면서 삶의 모습과 양상들을 창작해 나감으로써 생을 이어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낱장으로 모인 종이들로 혹은 모니터 화면으로 보이는 극본에는 삶이 텍스트를 통해 놓여 있다. 문학의 한 장르로서 마련된 극본이라는 하나의 공간은 대중에게 보다 친숙한 인상의 각인을 위해 그럴싸하게 놀랍거나 보편적인 삶의 모습들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아직 삶은 평면의 화면 안에만 놓여 있게 된다. 이에 연출이라는 관점 즉 새로운 시각과 그에 따라 파생되는 효과들이 삶을 평면적 공간으로부터 새로운 차원의 공간으로 견인한다. 그리고 그 새로운 세계는 그 안에서 주어진 삶의 역할에 임하는 배우와 관계됨으로써 삶의 요소들 하나하나에 입체감과 생명력이 부여된다.
    
      이러한 연쇄작용들은 우선적으로 현실세계에 충실히 기반하고 있다. 하지만 작가의 삶이 구축한 내면세계 즉 재구성되고 재편집된 삶의 공간으로부터 소생된 산물로서, 현실과 판타지가 공존하는 현실적 상상으로 관람자와 대면한다. 그리고 바로 이 놀라운 평범함의 지점부터 권구희가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와 결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문학작품 안의 느낌들이 작가에게 영감을 주듯 권구희가 추구하는 작업의 근간은 역시 삶에 있다. 이에 작가는 삶을 살아가는 인간과 그러한 인간을 반영하고 투영하는 삶을 공간화하기로 한다. 삶의 공간화 과정은 드라마 제작기와도 닮아서 작가는 작품의 창작 과정 내내 일인 다역을 해낸다.
    
      화면을 구성하는 식물과 같은 자연물들은 현실의 테두리 밖에 존재할 수 없는 것들이다. 현실을 통해 존재하는 것들과 현실로 대변되는 것들이므로 이는 보편적 정서에 가깝다. 따라서 권구희는 보편적 정서와 현실적 상상력을 문자의 획 대신 구상의 선과 면에 대입시키면서 삶의 순간들을 읽어나갔을 적의 인상을 시각화한다. 작가가 써 내려가듯 그려나가는 삶의 순간들은 켜켜이 쌓여 있을 시간과 공간 모두를 포용하며 캔버스 위에 단단하고 밀도 높은 겹으로 구현된다. 나아가 캔버스라는 화면 즉 일정한 평면의 공간 내부에 놓인 다층적인 시공간에는 창과 캔버스로 평면의 화면을 분할하는 연출이 가미된다. 이에 시공간에 새로운 시각이 더해짐으로써 상상력은 자유에 힘입어 무한으로의 확장 기회를 얻는다. 그리고 작품 속 작가의 시선이 집필자적인 것에서 연출자적인 것으로 배양되는 흐름은 화면을 삶의 현장이 포착된 어느 장면으로 만들며 화면을 구성하는 각 자연물들이 최정예 배우들처럼 저마다의 역할을 갖고 각자가 주인공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지휘한다.
    
      이처럼 캔버스라는 평면의 화면으로부터는 새로운 시공간의 세계가 탄생한다. 삶의 여러 단면들을 표방하는 삶의 장면들이 살아남게 되는 것이다. 각 장면들에는 배우처럼 제 몫으로 제 역할을 소화하는 구상 요소들이 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어느 것 하나에도 허투루 작가의 의식과 손이 닿는 법이 없다. 덕분에 모두가 바쁘게 제 몫을 이행하는 주인공으로 기능한다. 구성요소들에 입혀진 짙은 빛깔의 색채에서는 피로감이나 극적 충동이 아닌 친숙함과 자연스러움이 강조되는데 이는 채색의 성숙을 의미한다. 여러 번과 여러 겹으로 칠해지는 과정은 시공간의 축적과 맥을 함께하기 때문이다.
    
     
      권구희가 일구어낸 현실적 상상은 어느 순간 우리가 한 번쯤 어딘가에서 마주한 것만 같은 그 끝없이 연속적인 공간으로 몰입시킨다. 내가 혹은 당신이 그리고 우리가 한 번쯤은 생각하고 느끼고 꿈꾼 적이 있기에 그리움으로도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감상은 삶에 대한 열의를 회자한다. 나에게 마주 닿고 나를 둘러싼 삶의 기척과 감촉들을 생생하게 인식함으로써 기쁨을, 기쁨보다 더한 희열을, 희열과는 반대되는 슬픔을, 슬픔보다 고통스러운 괴로움을 체험한다. 그렇게 당신은 당신이 한 편의 드라마를 감상하며 충만하게 만끽하고자 했던 삶의 양감과 질감들이 전이되는 판타지를 경험한다.
    
      캔버스와 캔버스, 캔버스와 창, 그리고 공간을 반영하는 공간은 삶의 장면을 포착하는 액자와도 같고 액자식 구성은 삶을 새롭게 하고 내부와 외부를 면밀하게 관전하도록 만든다. 이 문학적 장치는 삶아가는 인간에 대한 관심이자 애정의 징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액자마다 포착된 인간은 옴니버스 드라마로 기록된다. 우리는 이 드라마가 건네는 현실적 공감을 통해 성숙되며 때때로 현실적인 듯 시공간을 초월하는 판타지적 감수성을 통해 자유를 희망하고 사랑하게 될 것이다. 작가를 통해 한 편의 드라마가 되는 각자의 서사와 서정을 갖고 있는 나와 당신인 동시에 서로가 공명한다. 나와 당신의 드라마를 관전함으로써 그대로 살아가 볼 만한 삶이라는 위로를 얻으며 삶을 기다리고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출처 = 갤러리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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