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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권재나 : UNFOLDING DUOLOGUE
기간| 2022.05.27 - 2022.06.19
시간| 12:00 - 18:00
장소| 온수공간/서울
주소|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1길 74/
휴관| 월요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70-7543-3767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권재나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 권재나

    (이미지출처 = 온수공간)

  • 권재나

    (이미지출처 = 온수공간)

  • 권재나

    (이미지출처 = 온수공간)
  • 			오랜 시간 뉴욕 미술계에서 활동하던 작가 권재나가 약 10년 만에 서울에서 개인전 <언폴딩 듀올로그 Unfolding Duologue>를 개최한다. 권재나는 붓자국의 형태를 가진 셰이프드 캔버스 작업들을 통해 여기에 담긴 조형적 의미를 탐구하고, 나아가 그 붓자국들이 존재하는 캔버스 평면 속에서 추상의 세계를 실험한다.
    
    권재나의 셰이프드 캔버스는 추상회화의 겹쳐 그은 붓자국처럼 보이면서 동시에 종이를 잘라 접은 콜라주처럼 보이기도 하여, 물질과 비물질 사이를 오간다. 부조와 같은 형태, 그리고 종이와 같은 모습은 작품의 물성을 인지하게 하지만, 동시에 그 면 사이가 암시하는 공간의 유동성, 그리고 마치 붓자국처럼 보이는 부분은 물질의 제약을 벗어나 추상의 영역으로 다가간다. 셰이프드 캔버스를 감상하며 관객들은 작품을 신체적으로 경험하는 동시에 추상적 상상의 세계로 진입하게 된다.
    
    이 붓자국들이 살아 숨 쉬는 권재나의 회화 평면은 작가의 결정적 경험, 기억, 인상, 감정이 정제된 미적 형식들을 통해 구현된 장소이다. 작가가 직접 만들어낸 고유한 색, 수없이 많은 연습과 고민을 통해 탄생한 붓자국의 다양한 형태, 종이 콜라주처럼 날카로운 엣지와 평면등이 층층이 뒤섞인 이 세계는 관객에게 말을 걸고 그들을 깊은 추상의 무대로 끌어들인다. 작가는 이 ‘대화극’을 통해 관람객 하나하나와 특별한 접속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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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노트>
     
    나는 추상 회화를 이미지와 오브젝트의 경계에서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다. 사각 캔버스라는 지지체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지지체는 형식과 잘 어우러지는 방향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기존의 형식을 사용하려면 그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기에서 출발하여 다양한 시도를 하는 과정에서 회화의 한 부분에서 선택한 붓 자국의 유기적인 특징을 포착하여 확장한 셰이프드 캔버스를 만들었다. 사각형의 틀에서 벗어난 작품은 정신적 해방감을 주었으며, 신체성, 현존성, 주위 공간, 물성에 대한 감각 등도 자연스레 고려 대상이 되었다. 이 ‘사물성’은 나의 주요한 탐구 주제가 되었다.
    
    공간 확장성(폴드) 또한 내 작업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폴드의 개념은 한 장의 종이를 부채처럼 접고 펴는 데에서 출발했는데, 이 구조가 물감의 층들이 겹쳐진 회화를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폴드는 접혀 있어도 펴진 상태의 가능성을 가지며, 평면의 물리적 한계와 정신적 확장을 동시에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환경과 관객을 작품의 내부 요소로 파악하기 시작하면서, 장소특정성을 중요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 주변 환경의 특성과 맥락에 대한 거시적 관점을 작업 과정에서 고려하였고, 작품이 사람과 관계를 형성하며 생성되는 연대감과 회화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나는 추상 회화가 사회적, 문화적 관계 짓기의 현장이 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사물성, 공간확장성, 장소특정성을 통해 이에 다가가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 캔버스 회화를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이유는, 지지체가 작품의 전체성을 훼손하지 않고 구조를 형성하고 공간을 점유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회화의 물성은 신체적 감각과 연관되며, 나는 이 논의를 브라이언 마수미(Brian Masumi)의 정동 개념과 연관지어 심화시켜 보고자 하는 생각이 있다. 정동 개념에서는 살아 있는 경험의 구조, 그리고 인지 과정이 벌어지는 장소로서 몸을 다룬다. 마수미가 예술의 감상을 사건(event)으로 가정하듯, 정동적 시선에서 작품의 물성과 신체적 관계를 새롭게 사유할 수 있는지 이번 전시를 통해 탐구해 보고자 한다.
    
    또한 폴드의 개념과 관련하여, 회화는 평면 형식을 가지지만 경험을 통해 확장되고 입체적 공간의 경험을 유도할 수 있다고 보았다. 붓질은 어떤 재료보다도 유연하고 얇게 접힐 수 있는 면으로, 이를 통해 압축적 공간이 만들어진다. 오늘날 컴퓨터상에서 데이터로 치환된 이미지가 픽셀로 이루어지는 것에 착안하여, 나는 안료와 붓 자국을 픽셀처럼, 물감의 층과 경계는 디지털 이미지의 레이어처럼, 폴드는 하이퍼 링크처럼 다루어 보고자 했다. 또한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찍힌 사진처럼 무질서해보이는 붓 자국 사이에 관계를 만들고 이들에 하나의 평면 공간에서 x, y, z축의 좌표를 부여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어보려 했다. 특히 z축의 좌표를 물감을 얇거나 두껍게 여러 겹 쌓아올려 물리적으로 표현하거나 경계처리와 색 밝기 등 시각적인 효과를 통해 가상적으로 표현하는 등 여러 가능성을 실험했다.
    
    마지막으로 장소특정성을 다시금 캔버스에 부여하는 작업을 시도했다. 어떤 장소의 고유하고 차별화된 본질은 그 물리적 공간의 특정한 형태와 그 안에서 인간의 활동이 누적됨에 따라 생성된 사회 문화적 의미가 어우러져 형성된다. 나는 물리적 공간의 형태를 지지체의 문제와, 인간 활동의 영역을 폴드의 개념과, 사회 문화적 의미를 회화의 역사적 맥락과 연관지어 연구해 왔다. 회화를 ‘장소’의 개념으로 접근하면 캔버스를 교감과 관계 짓기의 장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번 전시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회화의 장소와 관련된 여러 질문들에 대한 답을 어느 정도 발견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전시를 통해 경험적이고, 정신적이고, 감정적인 부분을 건드리는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싶고, 추상이 주는 거리와 안정감을 바탕으로 찰나의 해방감과 평등의 감각을 관객들이 느끼게 되기를 바란다. 
    
    
    기획 : 이은수
    글 : 이은수
    디자인 : 이민희
    
    (출처 = 온수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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