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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오늘도 꾸역꾸역 무언가를 만든다.'열심히 한다고 더 넓은 세상이 날 원하는 것은 아니네’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더 넓은 세상, 어떠한 인정, 꾸준한 창작, 단계적 안식을 원하는 나에게 이 생각은 약간의 절망이기도 했다. 내가 열심히 하고 있는 게 맞긴 할까? 이게 내 최선이야?잘난 사람과 멋진 '최선'은 이미 무척 많은데, 어쩌면 더 이상 창작을 한다고 법석을 떨기보다 그냥 어딘가에 녹아드는 게 더 나을지도 몰라. 아무도 모르는 상태로, 조용히, 편하게. 내가 만든 것들처럼. 누군가 말했듯이, 잠들었다가 일어나면 카펫이 되었으면 좋겠다.( \ )나에게서 만들어진 것들아, 날 더 많은 곳에 데려가 주련.벽에 걸린 채, 기대어진 채, 놓인 채 멈춘 상태로 있는 너희가 무척 부럽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너희의 모습이 매일 헛발 짓 하는 나와는 달라 보여.영원한 안식을 얻는 것은 어쩌면 내가 아니라 너희가 아닐까? 가만히 너희는 무엇을 하고 있니? ( _ ) 우습게도 나는 내가 만든 것들이 부럽다. 공간에 녹아든 모양으로 조용히 멈춰있는 그들에게 샘이 날 지경이다. 만드는 것은 난데, 왜 너희가 먼저 안식을 찾았어?나는 이 미친 시샘을 실험해 보려 한다. 내가 만든 것들의 자리를 차례로 빼앗을 테다. 내가 만든 것이 걸린 자리에 내가 대신 걸리고, 기대어진 곳에 대신 기대고, 발 올려지도록 놓인 자리에 대신 누워, 발밑에 깔려있을 셈이다. 너희의 멈춰 있음을 빼앗고 싶어. 그 순간만큼은 아무 생각도, 행동도, 고민도 하지 않을 거야. 그렇게야말로 난 안식을 경험할 수 있을까?만약 너희가 그 자체로 나에게 무언가 해주고 있었다면, 나도 모르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무언가를 함께해 주고 있었다면,나는 그럼 계속 법석을 떨 수 있을까?별걸 다 질투하는, 답 없이 게으른, 못생긴 내 마음도 나는 고치고 싶어. (노트) 이 프로젝트는 너무나 나태하고 싶어서 제가 만든 작업물까지 시샘하는, 그저 아무것도 안 하고 뭉개져있고 싶은 못생긴 저의 마음을 실험합니다.세상엔 이미 재능 있는 사람과, 멋진 작업들과, 의미 있는 이야기가 많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매일 그 생각이 강해지고요.그러다 보니, '아, 이게 다 무슨 의미지?'라고 생각하며 한없이 나태해지고 싶기만 한 나날이에요. 이 모습을 스스로 한심해하는 것도 이제 지겹고요.그런데 문득 제가 이전에 만든 작업들은 벽에 걸려서, 기대어져서, 놓여서 저는 아직 갖지 못한 안식을 찾아간 것처럼 보였어요. 와, 너넨 아무것도 안 하고 있네. 근데 발버둥 칠 일 없이 평안해 보여. 그저 그들처럼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꾸만 듭니다.그래서 그렇게 한 번 해보려고요. 제가 스스로 만든 작업물의 자리를 차례로 빼앗아 차지하겠습니다. 러그(rug), 월 행잉(wall-hanging) 등으로 만들어지는 저의 작업물 대신 제가 ]걸리고\기대고_놓일 거예요. 정해진 시간 동안 저의 목표는 ‘완전한 나태’를 체험하는 것입니다.저는 원했던 대로 모든 사고와 느낌을 멈추고 완벽하게 정지된 상태를 향유할 수 있을까요? 그게 제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제 작업물들은 정말로,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나태함일 뿐일까요? 제가 진짜 느끼려는 것은 무엇입니까? (출처 = 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