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당신이 남긴 부스러기들> (상략) (바틈) (…) 난 참으로 드문 환영을 보았어. 꿈을 꾸었는데, 인간의 머리로는 그게 무슨 꿈인지 말못해. 그 꿈을 설명하려 든다면 인간은 나귀 같은 바보일 뿐이야. (…) 내 꿈이 뭐였는지는 인간의 눈으로 듣지도, 인간의 귀로 보지도, 인간의 손으로 맛볼 수도, 혀로 이해할 수도, 마음으로 말할 수도 없어. (…) 윌리엄 셰익스피어 『한 여름 밤의 꿈』 4막 1장 중 (중략) 이번 전시 Crumbs에서는 오온의 네모난 공간을 내면으로 인식해 보고, 너무 무거워 내려 두었던 혹은 너무 가벼워 스쳐갔던 그런 감정의 모양들을 감상할 수 있다. 그 어떤 감정의 나열이 아닌 감정의 형용사들로 채워진다. 뾰족하고, 단단하고, 보드랍고, 얇고 하찮고, 거칠고, 위태롭고 연약하다. 당신을 잠식시킬 법한 것들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함께 부유하는 일을 작가는 짜내고, 빚어내고, 깎아내는 조각에서 다시 평평하게 눌러내는 회화로 곱씹어낸다. 보통은 형체가 없어 추상적인 당신의 곁을 맴도는 감정들을 마치 광학 현미경*으로 보듯 작품들을 하나하나 들여다 보길 바래본다. *광물 결정의 형태, 공존하는 구성 광물 사이의 상 안정 관계 (phase stability)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작가 소개 정지은(b.1994)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찰나의 얇은 감정들을 추적하고, 그것의 부피와 구조를 만들어낸다. 관계와 사회로부터 고립되지 않기 위하여 개인이 애쓰는 감각의 순간을 실체화하고자 한다. 이러한 시도는 조각, 회화, 글 등으로 이어지며 어느 한 매체에 고정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이미 만들어진 다수의 조각 작품을 반영한 이미지를 만들어, 회화로서 다시금 정리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 (제공 = 오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