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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안성금, 한영욱 : 6115
Exhibition Poster
기간| 2022.06.11 - 2022.07.02
시간| 10:00 - 18:00
장소| BHAK 갤러리박/서울
주소| 서울 용산구 한남동 794-1/1F & B1
휴관| 일, 월, 공휴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544-8481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안성금, 한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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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전시전경

    (이미지출처 = BH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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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출처 = BH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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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출처 = BHAK)
  • 			BHAK의 기획전 《6115》는 급변하는 현대 사회와 전쟁, 유례없는 코로나 팬데믹의 상황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술 생태계에서 예술의 역할에 대한 반성과 의문을 갖고 출발한 전시이다. 동시대 미술에서 예술가들이 가장 중요한 역할로 내세우는 것이 소통이란 사실에는 큰 이견이 없다. 다만 그 방식과 문제는 다양하게 고려된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안성금과 한영욱 작가는 인간에 대한 성찰을 시도하는데, 그 내용은 각자만의 고유한 조형 언어를 통해 전달된다.
    
     
    
    1983년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국내와 유럽 화단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한 안성금은 인간 본질에 대한 의미를 종교적 맥락에서 고찰한다. 그는 이념의 대립, 패권주의, 물질만능주의 등, 사회 문제와 전쟁으로 인한 고통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성경, 도교, 불교 등 여러 종교를 나름대로 연구하였다. 그러던 중 안성금은 중생인 인간이 구도자의 도움 없이 깨달음을 얻어 자신을 구제하는 불교의 구원론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에 공감하며 속세에서의 극락을 염원하기 시작하였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부처의 소리 Buddha Sound>와 <음의 소리 Vision of Sound>는 안성금의 작업 세계를 응축하는 ‘소리’ 연작이다. <부처의 소리>는 청동과 플라스틱으로 만든 불상을 이등분한 설치 작품이다. 가부좌 자세로 수행 중인 36쌍의 불상은 고통의 원인인 욕망을 다스려 열반에 이르러야 한다는 부처의 소리를 전한다. 이러한 메시지는 쪼개진 불상의 형태와 불상의 단면 사이의 틈을 통해 더욱 부각된다. 깨진 불상은 성물이 아니라 물질로서 훼손된 상태를 보여주며 인간이 매여있는 욕망과 물질세계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 또한 쪼개진 불상 단면 사이에 모양과 부피가 존재하지 않는 투명한 공간은 보이지 않지만 들어야 하는 부처의 소리를 통한 인간의 성찰을 유도한다.
    
     
    
    불상 위로는 <음의 소리>가 펼쳐져 있다. 이 작품은 중생이 매진해야 할 수행 덕목이자 깨달음의 요체인 불경을 캔버스에 콜라주하고 그 위에 먹 자국 같은 도형이 삽입된 대형 작품이다. 불경의 내용을 분절하고 연결시키는 검은색 도형의 배치는 소리(音)를 형상화한 것이다. 이는 시각적 운율 내지는 진동과 사라짐을 반복하는 소리의 형태와 유사해 보인다. “나는 육안으로 보지 않고 심안으로 본다.”라고 언급한 안성금의 말처럼, <음의 소리>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지만 내면의 믿음으로 얻게 되는 종교적 깨달음을 내포한다.
    
     
    
    이처럼 안성금의 ‘소리’ 연작은 육안이 아니라 심안으로 보고 들어야 하는 영적, 예술적 체험이 요구되는 작품으로써, 종교적 맥락에서 거듭난 인간에게 구원을 예견하는 담지체로서의 기능을 지닌다. 그리고 나아가 한 개인의 깨달음이 사회 회복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지하 전시장에서 소개하는 한영욱의 작품은 인간이 이룩한 물질적, 기술적, 사회 구조적인 발전 속에서 일그러진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완벽한 인간과 세상의 모습을 꿈꿔오며 오늘날의 문명을 이룩하였다. 한영욱은 인류에게 풍요와 편리함을 안겨 준 문명이 현대인을 진보 시킨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 이러한 시각에 입각하여 한영욱은 한 개인을 비출 수 있는 거울
    
    이미지로서 다수의 인물화를 그렸다.
    
     
    
    가로 8.8미터에 달하는 작품 Stranger와 Face에 등장하는 인물은 문명화된 인간 사회 이면에 불편한 현대인의 모습을 은유한다. 한영욱이 바라본 현대 사회의 인간은 ‘인간 소외’를 겪고 있는 ‘익명 인간’의 모습이다. 사회 과학에서의 ‘인간 소외’라고 하는 개념은 인간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 생산된 물질과 환경이 오히려 인간을 지배하여 사회에 혼란을 초래하고 인간을 소외시킨 현상을 말한다.
    
     
    
    한영욱은 이러한 불편한 진실을 제3자의 입장에서 무감각하게 비판하지 않는다. “소통은 수류탄을 던지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고 언급한 한영욱의 언급처럼, 그는 작품 속 인물에게 일상에서 우리가 느껴 본 상황과 고독, 소외, 사랑, 희망 등의 보편적인 감정을 부여한다. 이러한 감정적 표현은 한영욱이 구사한 하이퍼리얼리즘 양식으로 더욱 극대화된다. 한영욱은 알루미늄 패널에 스크래치 기법으로 피부, 머리카락, 눈동자에 굵고 얇은 선을 새겨 적나라한 감정을 시각화한다. 거인처럼 확대된 크기의 인물은 사실적이면서도 왜곡된 환영적 이미지로서 제시된다. 이러한 시각적 환영의 순간은 관람자에게 시각적 촉각적 즐거움을 선사하고 작품 속 인물과 관람자의 감정을 고조시켜 소통의 장을 형성한다.
    
     
    
    미술의 역사에서 초상화는 본래 주인공의 높은 사회적 지위나 덕목을 선전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그러나 한영욱의 인물화는 특정 인물을 사생한 한 것이 아니라 보편적 초상이다. 마치 정물화에서 다양한 사회·문화적 의미를 지닌 사물들이 작품의 주제를 전달하는 상징 기호로서 선별된 것처럼 등장한 것이다. 이렇듯, 한영욱이 재현한 익명 초상과 거리의 풍경은 현대 사회의 삶을 총체적으로 표상하며, 고도로 물질화되고 기계화된 현대 문명에 길들여지고 속박된 인간의 주체성에 대한 위기를 짚어보게끔 한다. 여기에 더해진 감각적 요소는 자연스럽고 깊이 있는 소통의 매체로서 기능하는 시각 이미지의 역할을 보여준다.
    
     
    
    수많은 미술품이 등장하고 있는 요즘, 소통을 전제로 한 다양한 동시대 미술은 과연 충분히 이해되고 있는지, 그 목적성은 무엇인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이에 대한 답으로, 안성금과 한영욱은 논리를 펼치는 수단으로 시각 이미지에 청각과 촉각과 같은 감각을 조화롭게 끌어들여, 이성과 감각이 동반된 예술 작품을 탄생시켰음을 알 수 있다. 지적, 감각적 측면이 결합된 두 예술가의 작품은 예기치 못한 생각과 느낌을 불러일으키며 논리로만 파악할 수 없었던 내용을 새롭게 보게 한다. 이러한 두 작가의 작품은 단순히 장식품이 아니라 사유 형상으로서 개인 내면과, 타자, 이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사유하게끔 유도하여 예술을 통한 소통의 능력을 보여준다.
    
     
    
    《6115》 전시명은 두 작가의 작품의 수치를 모두 더한 수인데, 이는 지성과 감각이 조화롭게 발현된 시각 이미지가 지닌 소통의 무한한 가능성을 함축한다. 이는 소통이 온전히 발휘되기 위해서는 예술가 뿐만 아니라 작품을 매개하고 소유하는 이들의 탐구심과 감각 또한 확장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글│임소희 (BHAK 큐레이터)
    
    (출처 = BH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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