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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정승호 : 풍경으로부터
기간| 2022.08.12 - 2022.08.28
시간| 평일 11:00 - 18:00 주말 11:00 - 17:00
장소| 이목화랑/서울
주소| 서울 종로구 가회동 1-71
휴관| 월요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514-8888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정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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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정승호 백매화-서운암 가는길
    2022 oil on canvas 65.1x53cm
    (이미지출처 = 이목화랑)

  • 정승호 홍백매도(紅白梅圖)_red and white plum blossom)
    2022 oil on canvas 53x45.5cm
    (이미지출처 = 이목화랑)

  • 정승호 들풀
    2021 oil on canvas 53x45.5cm
    (이미지출처 = 이목화랑)

  • 정승호 인왕산 둘레길에서
    2022 oil on canvas 193.9x130.3cm
    (이미지출처 = 이목화랑)
  • 			김노암(미술평론가)
    
    회화와 자연이 하나가 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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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승호 작가에게 자연은 마음과 정신, 생각과 통찰이 펼쳐지는 생동하는 현실이다. 자연과 순수하게 만나 교감하고 몰입하는 경험을 통해 작가는 성장하고 또 성장한다. 섬세해지고 또 섬세해지며, 현명해지고 또 현명해진다. 사시사철 나무와 풀과 꽃이 작가를 반긴다.
    
    청소년기 조울증을 앓은 이후 작가에게 예술이란 치유활동이고 영혼과 관련된 주제가 되었다. 예술이 치유와 동일한 것은 아니나, 분명 예술에 몸과 마음, 영혼을 어루만지고 평온을 부르는 치유의 기능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불자(佛子)인 작가에게 예술은 영성(靈性)과 연결된다. 꽃들과 나무와 가지들이 작가에게 말을 걸어 어루만지고 격려한다. 정승호 작가에게는 치유하는 예술이 특별히 중요한 미덕이다.
    
    자연은 어떻게 우리를 위로하는가? 인간이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자연의 파장과 우리 몸과 마음의 파장이 같은 주파수를 맞추는 순간 평형과 조화를 이룬다. 우주적 차원에서는 티끌이 응집하고 다시 흩어지는 운동 또는 변화일 뿐이다. 우리는 잠시 현재의 몸에 의탁해 현상(現像)했을 뿐이다. 우리는 마치 특별한 존재라는 자의식으로 가득찬 채 지상을 활보하지만 결국은 먼지가 되어 사라진다. 아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가 된다.
    
    자연을 회화에 담아 온 시간은 인류 문명의 시원과 만난다. 회화의 탄생 시기와도 닿아 있다. 자연과 자연의 모든 산물은 인간 생존과 관련되고 다른 무엇보다 우선된다. 원시 인류나 현대인이나 모두 자연에 뿌리를 두고 성장하고 존재한다. 자연은 회화의 가장 오래되고 앞으로도 쉼없이 다뤄질 주제이다.
    
    작가는 오랫동안 전국을 돌며 다양한 자연과 생태환경을 경험했다. 방문하였던 곳을 반복해서 찾아간다. 매번 다른 얼굴로 맞아주는 자연은 작가에게는 평화로운 순간을 경험시켜준다. 그것은 너무도 강렬한 희열이고 감탄이다. 정승호작가는 자연을 떠나서는 회화를 이야기할 수 없다. 자연을 만나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 정승호 작가의 일상이며 시간의 대부분을 채우는 활동이다. 작가는 자연에 중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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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의 길을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의 길을 가는 가는 것이 자연스럽다. 의도하든 그렇지않든 내 길을 가는 것이다. 모든 화가는 그렇게 자기 길을 간다. 남과 비교하는 것은 시간낭비다. 내게 주어진 시간에 조밀하고 충실하게 융합해 하나의 길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 길을 너무나 리얼하고 구체적이어서 선명하게 감각된다. 다른 길은 보이지 않는다. 오직 그 하나의 길이 눈 앞에 그리고 내 뒤에 뚜렷한 선을 그린다. 화가는 그렇게 하나의 선을 만들며 그 선을 따라 간다. 정승호 작가가 만들어가는 그 선, 그 길은 자연과 만나고 교감하는 가운데 그려진다.
    
    어쩌면 작가가 만나는 자연은 한편의 꿈이거나 환타지일지도 모른다. 요정과 정령들이 살아 숨쉬는 대자연을 느끼며 세상을 살아가는 순수한 인간은 더 이상 지상에서 멸종했을지도 모른다. 최후의 원주민들이 동남아의 작은 섬이나 남아메리카 아마존의 밀림에서 가끔 출현한다지만, 현대 인류가 더 이상 자연을 있는 그대로 만나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한 비극적 사실이다.
    
    정승호 작가의 회화가 재현하는 화려하지 않고 멋을 부리지 않은 표현들은 어쩌면 이러한 비극적 현실에 대한 한 화가가 어찌할 수 없는 가장 소박한 대응일지도 모른다. 이미지와 환영을 다루는 화가는 불가피하게 있는 그대로의 현실로부터 이탈해 해석하고 번역하고 변형해야 하는 임무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정승호작가는 자연의 본래의 모습을 발견하고 회화를 통해 자연을 되살리려 하는 것처럼 보인다. 소박하지만 담담하고 동시에 확고하며 단호한 신념을 통해 공감하고 표현하는 자연은 어떤 자연일까? 개인의 사적 평화와 행복을 약속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인륜성의 문제에 어떤 희망을 던지는 그런 자연은 아닐까? 예술의 본질은 당장 눈 앞의 이득이나 효과를 또는 일시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아니다. 세속적인 목적을 위한 예술은 결코 진정한 의미에서 자연의 본질과 만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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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전시의 대표작인 인왕산 풍경은 인왕산에서 작가를 위해 제를 올리고 기도하는 비구니와의 인연이 숨어 있다. 오랜 인연으로 작가가 오랜 시간 고민해온 문제를 함께 공감하며 기도해온 비구니의 존재는 작가에게는 인연의 숭고함으로 다가온다. 자연풍광을 담은 풍경이 아니라 영혼의 울림이 있다.
    
    법정스님은 살아 있는 것은 모두 행복해야한다고 말했다. 모든 존재는 행복하기 위해 존재한다. 생물이건 무생물이건 이 세상에 존재한다면 더 나은 상태, 행복을 지향한다. 우리가 본래의 자연을 지향하는 것은 행복하기 위한 타고난 우리의 본성일지 모른다. 자연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인류는 언제나 본래의 대자연으로 회귀하려 한다. 그러나 세상살이는 뜻대로 되기 어렵다. 인류문명은 그 길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인류는 자연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나와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헛된 희망일지도 모를 지경이 되었다. 오존층은 남극 대륙 보다도 더 크게 구멍이 뚫리고 태평양 한가운데에는 왠만한 나라보다 거대한 쓰레기 섬이 떠다니고 있다. 아스팔트가 녹아 내리고 비가 오지 않아 뜨겁게 말라가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지역은 태풍과 집중호우로 침수를 반복한다. 기후와 생태 균형이 깨져버린 지구에서 인류는 더 이상 따듯하게 인류를 어루만지는 자연이 아니라 난폭한 자연을 마주하고 있다.
    
    다른 한편 세상이 첨단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하나의 생활권이 되었다고들 말하지만 세계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전쟁과 테러가 쉬지 않고 벌어지고 있으며 현대인이 그도록 신뢰하고 자랑해 온 첨단 네트워크는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한다. 세계 지도자를 자임하는 대국의 지도자들도 허둥지둥 우왕좌왕하며 범인과 다르지 않은 미숙한 대처를 반복한다. 불안과 공포가 퍼지고 세계는 합리적이며 지혜로운 관리와 통제를 벗어나기 일쑤다. 예측불허의 우발적 사건이 쉼 없이 벌어지는 것이 오늘날 글로벌한 일상이다.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본래 인간이 타고난 본성(자연)을 회복할 수 있을까?
    
    세계 곳곳에서 정승호 작가와 같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공감하고 연대하며 자연을 만나고 표현하는 화가들이 무수히 많다. 스스로 드러내려 애쓰지 않는 화가들은 어쩌면 세계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조용히 기도하듯 자연을 대하고 그림을 그린다. 그들은 창작에 헌신하는 사도들이 아닐까? 미래, 자신들이 결코 그 과실을 확인할 수 없을 만큼 아주 먼 미래를 위해 씨를 뿌리고 물을 주듯 그림을 그린다. 그들에게 자연과 함께 생동하는 회화는 예술이자 동시에 원형적인 기도(祈禱)일지도 모른다.
    
    (출처 = 이목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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