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백연수 작가의 첫 드로잉전 <고양이그리기>는 수년간 나무를 조각해온 작가의 ‘작업실’ 공간에서 만난 동물 중 특별한 인연을 맺은 고양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업실은 백연수 작가에게 있어 주변과의 영향을 끊임없이 주고받으며 삶과 죽음을 가까이에서 인식하는 중요한 공간으로 자리한 듯하다. 그곳에서 만난 대상들은 주변의 사물을 보며 거침없이 나무를 깎는 작가의 영역으로 스며들어와 어느덧 작업의 소재가 되었고, 작업의 경계를 고민하던 작가에게는 일상을 목판에 드로잉하듯 기록하며 그들의 존재를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7년동안 경험한 작업실의 사람과 동물 이야기 <문형산길 224-3> 을 온라인으로 함께 선보인다.

[작가노트]

<고양이 그리기> 전은 전시로는 첫전시이기도 하지만 7년 동안의 광주 작업실의 생활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작업실로 이사가는 시기와 맞물려서 작업적으로 생활적으로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전시이기도 하다. 드로잉은 지금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작업의 영역 밖에 있었다. 입체 조각 작업을 주로 하면서부터 그리기에 대해 어렵고 불편하지만 동경의 마음이 항상 있었던 것 같다. 무언가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평면과 입체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으면 좋겠지만 성격적으로 고지식한 사람은 그것을 깨는 것이 쉽지는 않은 것 같다. 고양이는 드로잉을 재미있게 접근하여 풀어내기 위해 선택한 소재이기도 하지만 더불어 사랑스러운 생명을 작품으로 기록해냄으로써 이들을 조금 더 가치 있는 존재로 바라봐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서 이기도 하다. 드로잉 작업이 단지 흥미 있는 소재 그리기에서 끝나지 않고 조금 더 의미 있는 활동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다.

(출처 = 공간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