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XHIBITION
안젤름 키퍼 : 지금 집이 없는 사람
기간| 2022.09.01 - 2022.10.22
시간| 10:00 - 18:00
장소| 타데우스 로팍 서울/서울
주소|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122-1/2층
휴관| 일, 월, 공휴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6949-1760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안젤름 키퍼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 안젤름 키퍼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2022 Emulsion, oil, acrylic, shellac, lead, rope on canvas 190 x 280 cm
    All images © Anselm Kiefer. Photo: Georges Poncet.

  • 안젤름 키퍼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2021-2022 Emulsion, oil, acrylic, shellac on canvas 190 x 280 cm
    All images © Anselm Kiefer. Photo: Georges Poncet.

  • 안젤름 키퍼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2022 Emulsion, oil, acrylic, shellac, lead, rope, on canvas 190 x 280 cm
    All images © Anselm Kiefer. Photo: Georges Poncet.

  • 안젤름 키퍼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2022 118 laterite and straw bricks 83 x 288 x 183 cm
    All images © Anselm Kiefer. Photo: Georges Poncet.
  •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오는 9월 1일부터 10월 22일까지 독일 화가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의 개인전 ⟪지금 집이 없는 사람(Wer jetzt kein Haus hat)⟫을 개최한다. 세계적 위상의 저명한 예술가 키퍼는 이번 전시에서 오스트리아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R. M. Rilke, 1875–1926)의 시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한 신작 회화와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가을을 주제로 변화와 덧없음, 부패와 쇠퇴를 노래하는 릴케의 시로부터 비롯한 작품들은 어스름한 나무의 윤곽과 가을빛으로 물든 나뭇잎, 시간이 흘러 속절없이 떨어지는 낙엽, 그리고 서서히 회색빛을 머금는 겨울 나무를 담고 있다. 이는 흘러가는 시간의 황폐함과 인간 삶의 덧없음에 대한 환기임과 동시에 시인 릴케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이다. ‘릴케의 시는 60년간 내 기억 속에 존재해왔다. 나는 많은 시들을 암송할 정도로 알고 있고 그들은 내 안에 존재하며, 이따금씩 수면 위로 올라온다.’ 유난히 볕이 좋았던 어느 가을날 런던 하이드 공원(Hyde Park)의 풍경으로부터 출발한 작품들에 대해 작가는 ‘런던에서 보기 드문 특별한 날이었다. 가을 낙엽을 비추는 빛과 폭발적인 색감에 압도당해 호텔에서 카메라를 가지고 나와 사진을 찍고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회상한다.
    
    본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 회화들은 릴케의 시 중에서도 ‘가을날(Herbsttag, 1902)’, ‘가을(Herbst, 1906)’, 그리고 ‘가을의 마지막(Ende des Herbstes, 1920)’이라는 제목의 시로부터 기인한다. 모더니즘 문학의 선구자인 릴케는 특유의 강렬하고도 서정적인 운율 뿐만 아니라 세계에 대한 그의 깊이 있는 통찰력과 그만의 시선이 담긴 은유와 상징 어휘로 잘 알려져 있다. 키퍼는 릴케의 시 ‘가을날’ 의 마지막 연 첫 번째 행의 구절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라는 문장을 작품에 직접 써넣음으로써 그에게 경의를 표한다. 
    
    키퍼는 형언하기 어렵도록 복잡한 인간 경험에 숨을 불어 넣어줄 수 있는 언어를 시에서 발견했다. 이에 대해 그는 ‘나는 이미지(picture)로 사고하는데, 시는 이를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시는 마치 바다의 부표와 같고, 나는 그 부표들을 오가며 헤엄한다. 그들이 없으면 길을 잃는다. 무한히 팽창하는 공간에서 무언가 덩어리들이 지어질 때, 시는 그들을 붙잡을 수 있는 손잡이가 되어준다.’라고 덧붙인 바 있다. 작가는 단어와 이미지를 각각 병치시키기보다는 자신을통해 공명하도록 하고, 마치 연금술처럼 캔버스 위에서 혼합되고변이되기를 장려한다. 이에 대해 작가는 ‘나는 시인들과 끊임없이관계를 맺는다. 그들을 떠올리고 작품에 대해 묻는다. 시인들을인용한다기보다, 그들과 함께 살아가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볼 수있다.’고 이야기한다. 작품의 물질성은 층층이 중첩된 색상과 매체들로형성된 나뭇잎들의 표현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이렇듯 두텁게 쌓인작품의 질감은 수 해를 넘기며 축적된 지층에 켜켜이 더해진 지식과역사를 암시한다.
    
    안젤름 키퍼는 가을과 겨울 회화 전반에 걸쳐 납과 금박을 사용하였다. 이는 고대부터 전해진 연금술적 과정의 시작과 끝을 상징하는 두 가지 재료로, 중세 시대에 전성기를 맞은 연금술은 기본적인 금속 재료를 가장 값지고 순수한 물질로 변환하고자 하였다. 작가는 특히 납을 더욱 특별한 재료로 여기며 꾸준히 작품에 활용해왔는데, 이에 대해 ‘인류 역사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유일한 재료’라고 설명한다. 납과 금박의 혼용은 영적 깨달음, 초월, 재탄생에 대한 은유로 작용하는데, 이는 계절이 흐르고 변화함에 따라 순환되는 자연의 주기와 그 궤를 같이 한다. 
    
    연금술 연구의 핵심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과 생명체가 네 가지 필수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믿음에 있다. 인간과 자연계를 잇는 이 심오한 연결성은 릴케의 시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릴케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고, 가을에서 겨울로 전환되는 계절의 변화를 통해 영적 세상과 자연계, 그리고 인간 삶을 엮어낸다. 작가가 전시 제목으로 인용한 릴케의 ‘가을날’은 다음과 같은 구절과 함께 끝을 맺는다. ‘지금 고독한 사람은 이후에도 오래 고독하게 살면서 / 잠자지 않고, 읽고, 그리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날릴 때, 불안스레 / 이리저리 가로수 길을 헤맬 것입니다.’
    
    전시장 가운데 위치한 진흙 벽돌의 설치 작품은 턱없이 부족한 쉼터(shelter)에 대한 가슴 아픈 상기이자 인간이 만든 것(man-made)을 자연계의 순환으로 연결시키고자 함이다. 전후 독일에서 자란 안젤름 키퍼는 무차별한 폭격으로 폐허가 된 주택가와 잔해들 사이에서 놀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결과적으로 벽돌은 그의 작품 전반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주요 매체가 되었고, 이는 인류 역사의 중심이 되는 파괴 경향과 재건, 그리고 재탄생의 가능성을 동시에 상징한다. 
    
    나무와 낙엽을 그린 회화 작품들 가운데에 벽돌 집(brick house)을 설치함으로써 작가는 인간이 처한 상황과 자연의 순환 간에 대화가 이루어지기를 유도한다. 과거로부터 혹은 현재부터, 반쯤 지어진 혹은 반쯤 파괴된 작품을 마주한 관람객은 개인적 통찰과 사색에 잠기게 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시간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에 대해 보다 보편적인 관점에서 사고하게 된다. 키퍼의 작품 세계 전반에 드리워진 어둠과 부패의 무게만큼, 같은 정도의 희망 또한 공존하며 이는 릴케의 시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어느 한 사람이 있어, 이 낙하를 / 한없이 너그러이 두 손에 받아들인다.’
    
    
    (출처: 타데우스 로팍)			
    ※ 아트맵에 등록된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팸플릿 신청
    *신청 내역은 마이페이지 - 팸플릿 신청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6부 이상 신청시 상단의 고객센터로 문의 바랍니다.
    확인
    공유하기
    Naver Facebook Kakao story URL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