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2022.08.27 - 2022.1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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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 10:00 |
장소| | 페로탕 도산파크/서울 |
주소| |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45길 10 |
휴관| | 09.09-09.11 추석 연휴, 09.12 대체공휴일(추석) |
관람료| | 무료 |
전화번호| | 02-545-7978 |
사이트| | 홈페이지 바로가기 |
작가| |
엠마 웹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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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수정요청 |
전시정보
내부 구역 : 엠마 웹스터의 다른 어느 곳 자연은 단 하나의 초월적 존재, 사람보다 엄청난 것으로는 유일한 실존(그래서 그것은 거듭 어마어마한 것으로 기술된다), 인간성이 성취하려는 이상이다. … 풍경의 마지막 초대장—[자연과 인간의]합병—은 어김없이 완전하게 실현될 것이다. 한편, 풍경의 고유 자질들—힘, 내구력, 거친 장엄함—은 남자들이 살면서 욕망하는 것들이다. 엠마 웹스터의 으스스한 화면들은 통상의 경치를 넘어, 대사작용하고 구체화하며 연금술화하는, 유혹적인 혼성적 환경으로 초대한다. 유화로 표현된 작가의 풍경화들은 상상적인 동시에 친숙한 그리고 중력에 반하지만 내적 질서는 준수하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 논리에 다다르기 위해, 작가는 화면의 구성을 체계적으로 작업, 재작업을 반복하는데, 여러 다양한 매체와 기술적 과정—연필 스케치, 예비 드로잉, 콜라주, 그리도 때로는 조각,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디지털렌더링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회화—을 통과시킴으로써 구성을 증류하여 불순물을 제거한다. 이러한 작업 과정은 아날로그적이자 테크놀로지적이며 또 전통적이자 도발적이기도 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웹스터는 의심할 여지없이 21세기 풍경화가로서, 관습(야외 회화 등)을 뒤집어, 있을 듯 하지 않은 전경의 내부, 외부, 하부를 그려낸다. 그 한 예로, 《Aloethylene》은 나무들이 울창한 숲과 바위같은 형태들이 높은 절벽 끝에 놓여있는 경관을 제시한다. 그 너머에는 물, 하늘, 언덕들의 흔적이 보인다. 이러한 덩굴손들, 가지들, 나뭇잎들로 이루어진 신록의 수풀은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빛으로 밝혀진 듯 보이며 이에 화면의 바깥쪽 테두리들에 그림자를 만들어내고 있다. 아니면, 그 그림자들은 동굴, 어두운 숲 혹은 곧 불어 닥칠 폭풍을 나타내는 것일까? 이러한 세계에는—웹스터의 회화들 전부에서 보이는—인간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으며 심지어 동식물들은 외계의 것인 듯 생경하다. 모든 것이 비현실적인 키메라이다. 애매모호한 형태들이 풍경과 합쳐지면서, 그 의미는—생명의 기호들, 서사의 캐릭터들과 같은—용해되어 불명확해지고 반면 주위의 형상들은 한 덩어리로 명확해진다. 영국 낭만주의 풍경화가 J.M.W. 터너는 “고개를 돌릴 때마다 스케치할 게 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스케칭은 웹스터의 미술실천에서 회화만큼이나 핵심적인 구성요소이다. “스케칭은 회화가 어떻게 결과할 것 인가에 대한 시뮬레이션이다”라고 작가는 설명한다. 따라서 작가가 알고리즘적인 시뮬레이션을 스케칭의 또다른 형식이라 여기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현으로 인한 자가격리 조치의 실행 초기 즈음, 웹스터는 친구에게서 Oculus VR 헤드셋을 받았다. 시간의 여유가 생긴 작가는 이 도구의 가능성들을 탐색했고 이는 자신의 작업과정에 VR을 결합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스케치와 드로잉들을 스캔하여 VR프로그램에 적용시킴으로써 3차원적 형태로 변형시켰다. 따라서 작가는 대상으로서의 이미지를 돌려 그 측면이나 위와 아래에서 본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그 다음, 작가는 그것에 부피를 부여하고 블렌더(Blender) 렌더링 소프트웨어과 빛을 주어 그 조각적 디지털 이미지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이 단계에서 웹스터는 이 과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시각적 형상을 획득한다. 다시 말해, 작가는 물리적/화면 속 구덩이에 빛을 들여 넣어, 그러지 않았다면 아무 것도 없었을 곳에 그림자를 드리우거나, 환경적 요소들을 길게 늘이거나 축소하거나, 이미지 안에서 밖을 보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경험하게 된다. 비디오 게임의 경우처럼, 그녀는 이러한 세계들 안으로 들어가 기존에 형성된 인과관계를 비틀어 기이한 합리성을 만들어낸다. 만족스러운 렌더링이 나오면, 작가는 이 이미지를 출력하고 이는 그녀의 회화작품에 직접적인 자원으로 기능한다. 이 지점부터, 그 이미지는 회화적인 문제로만 다뤄진다. 즉 웹스터가 “회화적 문제들 풀기”라고 부르는 일단의 형식적 숙제들 말이다. 그녀에게, 회화는 이미지를 극단으로 몰아가기의 문제이다.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고갈이 한계는 아니다”. 《Field Guide》는 이러한 과정을 여실히 보여주는 예이다. 수직 구성의 화면을 보이고 있는 이 작품은 전통적인 농담원근법—멀리 있는 대상을 전면에 있는 것들보다 더 흐릿하거나 옅은 색으로 칠해 거리감의 환영을 발생시키는 화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 바탕은 기만적이게도 휘어져 있는 듯 보이며, 그림자는 고르지 않은—채색된 질감과 소용돌이치는 색채를 통해 표현된 솟거나 움푹 들어간 듯 보이는 부분들에서 튀어나오거나 후퇴하고 있다—지형에 걸쳐 내려앉아 있다. 이는 저 멀리 가상의 디지털 땅에 꾸며진 비실재에 대한 어떤 환영적 디오라마 혹은 재현을 참조하는 풍경화이다. 디지털적 언어를 능숙히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웹스터는 옛 대가들에 충실한 작가이기도 하다. 그녀의 미술사적 지식과 유명화가들에 대한 열정—이 중엔 프랑스 바로크 미술가들인 끌로드 로랭과 니콜라 푸생, 영국 낭만주의자들인 존 컨스타블과 존 마틴 그리고 말할 것도 없이 터너, 허드슨 리버파 화가들 토마스 콜과 토마스 모란, 벨기에 상징주의자 윌리엄 드구브 드 뉭크, 헝가리 아방가르드 미술가 디바다르 쏜트바리 코즈카, 미국 모더니스트들 조지아 오키프와 아서 도브 등이 있다—은 빛, 부피, 정서 표현에 대한 그녀의 풍부한 양식적 방식과 접근 방식에서 잘 감지된다. 웹스터는 마틴의 지구에 대한 종말론적 시각에 마음을 빼앗겼고 숭고함의 느낌을 거의 만져질 만큼 실체적으로 표현한 오키프에 대해 감탄을 금치 못했다. 터너와 관련해서, 그녀는 “이제껏 우리는 그가 발휘한 특별 효과를 놓치고 있었다. 이 현란한 솜씨를 보라! 이건 아이맥스(IMAX)다!”라며 탄복했다. 실제로, 이러한 환상적인 기후 현상들은 경탄스러운 동시에 무시무시하기도 하다. 이러한 가설적인 경관들을 “꿈에서 튀어나온” 것이라 언급하면서도 웹스터는 예견치 못한 기후현상들이 현실에서도 빈발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인지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홍수, 산불, 토네이도, 눈보라, 산사태들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인간은 자연의 예측불가능성에 적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비현실은 불편한 현실을 처리하는 편안한 장소이다”라고 웹스터는 말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작가는 인간을 겸허하게 만드는 자연의 힘을 증폭시키고, 그녀 이전의 수많은 미술가들이 그랬듯이, 인간의 오만함을 되풀이하여 강조한다. 이는 미술사적 과거에 대한 목례이며 어쩌면 여기 지구의 미래에 대한 힌트일 수도 있다. 캐서린 태프트, 로스앤젤레스, 2022년 8월 (출처 = 페로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