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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정소영 : on my way, baby
기간| 2022.10.14 - 2022.11.26
시간| 12:00 - 18:00
장소| 씨알콜렉티브/서울
주소| 서울 마포구 연남동 504-29/일심빌딩 2층
휴관| 일요일,월요일, 공휴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70-4006-0022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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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CR Collective 씨알콜렉티브는 오는 2022년 10월 14일부터 11월 26일까지 정소영 개인전 《on my way, baby》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명 “on my way, baby(가는 길이야, 내 사랑)”는 기다리는 연인이나 아이들을 위한 속삭임처럼 들린다. 그리고는 “조금만 기다려요! 물리적 거리와 여러 사회적 상황들을 헤치며 빛의 속도로 가는 중이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이는 지극히 일상적인 말이다. ‘내’가 ‘베이비’에게 도달하기까지 마치 자석의 끌림처럼, 둘 사이를 방해하는 온갖 장애물들을 삭제하면서 현실적으로 최적의 방법(short-cut)을 찾는다. 심지어 우리는 더 빨리 가기 위해 날개를 달고 초자연적 괴력으로 시공간을 가로지르며 차원을 뛰어넘거나, 개인용 헬기로 가는 상상을 한다. 이 드라마 같은 순간에서, 관람자들은 부산한 움직임의 궤적과 변화무쌍의 흔적만으로 급하고 설레는 심적 상황을 짐작만 할 뿐이다. 물론 도착을 지연시키면서 이리저리 우회할지 모른다. 이번 전시는 나와 베이비와의 상호관계, 사건과 행위, 정서를 드러내는 공간 자체를 조각적 실천방식으로 대상화하는 실험이다. 정소영은 이러한 모든 것이 잠재된 공간에서 ‘베이비’에게 가고 있는 연속적인 행위를 개인적인 “솔직한 일기”로 시각언어화 한다.

이제 전시장에는 여러 겹의 금속판들이 구르고 말려서 겹쳐지는 행위의 결과로서 잠재적 연속성을 가진 변곡의 선들이 만들어진다. 이들은 하얀 전시장 바닥을 한 겹 들쳐내어 말린 껍질처럼, 하얀 표면은 수면에서 살짝 부양한 수증기처럼 외부가 내부인듯 경계를 흐리며 맞닿아 있다. 또한 빛을 받은 흰 벽면은 더 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꺼지면 다시 살을 감추는 공간의 물질성/비물질성을 생산해내고 있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찌그러진 기포 – <못생긴 물고기> 연작 – 와 함께 둥근 창밖으론 절대 바깥인 바다/우주 – 영상작업<미드나잇존-이사부 (midnight zone – ISABU)>를 볼 수 있다. 우리가 응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초밀접스캔 해양광물을 통해 우리는 잠수함/우주선 내부에 있음을 깨닫고는 다시 ‘지금 여기’를 의심하게 되는데, 그 순간 속살이 드러나고 까발려진 공간 자체는 자연의 순환하는 유동적인 장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우리는 마치 외롭게 우주 어딘가를 떠돌고 있을지 모르는 데이비드 보위의 ‘스페이스 오디티(space oddity)의 메이저 톰’을 소환해본다.

“공간이라는 반죽 속에는 모든 것이 음화[negative print]로 새겨져 있어서, (중략) 존재할 수 있는 모든 것은 흔적을 남길 수 있지요. 더불어 이러한 흔적들은 매순간 변화할 수 있다오.” (이탈로 칼비노의 『모든 우주만화』 중 ‘공간의 형태’ 중에서) 물리학에서 진화론까지의 과학적 틀거리안에서 환상과 신비의 우주 그 어딘가에 위치한 듯한 화자 ‘크프우프크’이야기는 어디에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인간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요청한다. 작가 정소영은 『모든 우주만화』의 단편들 중 ‘공간의 형태’가 이번 전시가 보여주는 ‘공간의 행위’와 맞닿아 있다고 말한다. 마치 평행선으로 이동하면서 추락하고 있다고 느끼는 화자를 따라 우리는 사회적 속도와 지구의 중력을 온몸으로 느낄지 모른다. 그리고 주인공은 사랑을 갈망하는 그녀와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또 다른 남자 한 명과 함께 등장하며, 떨어지고 있는 순간에도 사랑과 질투의 공간을 만든다. 그리고 조각가 정소영도 이번 전시《on my way, baby》에서 우주 어딘가에 유영하는 공간의 구조와 표피에 매끄러운 흔적을 내고 비틀어 차원을 흔듦으로써 연속성의 반죽을 만들어낸다.  

정소영 작가는 일상의 대상과 사물을 경험하면서 이들의 다층적인 관계항을 개인적 내러티브와 조각적인 언어를 통해 탐색해왔다. 작가는 2016년《DMZ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사회적 기억이 담론의 산물로 구조화되는 과정과 함께 공동의 트라우마 같은 외재적인 내재성을 고민했다면, 2021년 《해삼, 망간 그리고 귀》에서 지질학과 해양과학 같은 실험과학과의 조우를 통해 다른 비경험적 미지의 사실에 대한 인식론의 확장과 실재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정소영의 조각은 경계를 의심하고 그 안팎을 사유하게 하는 내러티브로 문학적이고, 비기념비적인, 정치적 사물 콜렉티브이다. 이번 전시는 최근 《해삼, 망간 그리고 귀》에서 촉발된 자연, 사회 그리고 우주사이의 하이브리드를 심화한다.

작가가 경험너머 미지의 낯선 세계를 탐험하고 이미지/조각언어로 번역하려는 욕망은 진실을 밝히려는 실험실의 과학자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결과로서의 진실은 주체/지구인을 매개하거나 그들의 연결/관계망 속에서 담론의 장으로 구조화/언어화를 통해 현행화 한다. 이렇게 우리는 사회라는 구조 속에서 끊임없는 문화적 재생산과 담론의 우리 안에 갇혀 있는지 모른다. 정소영이 접근하는 세계는 우리에게 문학과 음악을 넘나들며 영감과 함께 시각적 감응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우주로 확장된 탈인간중심의 언어, 즉 비인간의 시각언어를 실험한다. 이번 시도가 기존의 지배적인 인식론을 회의(비판)하며 절대 바깥을 고민해볼 수 있는 단초가 되지는 않을까?

(출처 = 씨알콜렉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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