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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Don't Look Up
기간| 2022.10.26 - 2022.11.25
시간| 화-토 12:00 - 19:00 일 12:00 - 18:00
장소|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서울
주소| 서울 종로구 창성동 158-2/지하 1층
휴관| 월요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733-0440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아파랏.체 (이세웅, 최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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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전시전경

    (이미지 제공 = 사루비아)

  • 전시전경

    (이미지 제공 = 사루비아)

  • 전시전경

    (이미지 제공 = 사루비아)

  • 전시전경

    (이미지 제공 = 사루비아)
  • 			큐레이터 기획전 <In Between>                                                            
    
    
    
    사루비아의 프로그램, ‘In Between’은 예술 장르의 경계 지점에 위치하거나 타 장르에서 예술의 실험성을 추구하고 있는 작업을 소개하는 큐레이터 기획전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사루비아는 예술의 확장 가능성을 지향하고, 미술의 영역 안에 머물며, 타 예술 영역의 요소를 도입하여 예술의 실험성과 다원성을 표방하고 있는 작업 유형에 다른 시각을 열어주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공간’, ‘공空’(빈 곳)과 ‘간間’(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건축’을 택했다. 전시와 작업은 다층적인 의미와 차원을 지닌 공간을 전제로 하는 창작행위이다. 동시에 이 공간은 주관적인 경험과 인식을 바탕으로 하는 관람 행위를 발생시키는 ‘장場’이기도 하다.  공간을 통해 소통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공간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 전시를 매개로 작가, 큐레이터, 관람자이자 감각의 주체인 ‘나’는 수없이 예리하고 밀접하게 대상과의 관계를 잇고 끊고 확장하며 공간을 상상하고 경험한다. 예술의 가치가 발현되는 공간에서 비움과 채움은 상반된 양가의 지점이 아니다. ‘빈 공간을 만드는 채움’, ‘채움으로 인식되는 비움’이 분명 존재한다. 여백이 온전히 비어 있었던 적은 없다. 빛과 어둠, 숨구멍, 적막과 소리, 때로는 냄새로 채워지며, 오감을 자극하고 교감의 통로를 열어준다. 이렇듯 공간은 감각을 열고 또 다른 공간을 느끼게 하며, 이곳에 생각을 채운다.
    
    
    
    공간을 만드는 건축에서, 공간은 근본적이고 개념적인 사고와 논리를 기반으로 사유하는 대상이 된다. 건축이란 주어진 질서를 발견하고 이에 반응하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아파랏체는 여러 방향의 대립되는 가치들이 충돌하는 고민의 과정을 통해 풍부한 관계와 깊이를 사루비아에 담았다.
    
    황신원 (사루비아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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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노트 : PS 사루비아의 아카이브에서 지난 전시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우리가 이 공간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짐작하고 싶었다. 전시의 내용보다는 형식에 집중해서 관찰했다. 작가들은 각종 회화와 조각은 물론이고 영상, 공연, 인테리어 공사 현장을 방불케하는 설치물까지 그야말로 사루비아에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온 듯 싶었다. 그들은 작품을 형상으로, 공간을 배경으로 사용했다. 형상들을 벽에 걸거나 (영상을 벽에 투사하기도 하며) 바닥 위에 놓았다. 그리고 관람자의 시선은 항상 앞을 향했다.
    
    우리는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 채, 우선 이 관계들을 전복시켜 보기로 했다. 벽과 바닥이 아닌 천장을 이용하자! 형상을 만들어 공간에 배치하기보다 공간을 변화시킨 요소가 형상으로 작동하는 순간을 만들어 보자! 주어진 제작비와 사후 폐기물을 고려해 한지와 낚시줄만을 이용해 제2의 천장을 설치한다. 천장이 반듯한 평면이 되어 천장이라기보다는 머리 위에 걸린 회화처럼 인지될 수 있도록 그것이 아주 반듯하기를 상상하지만, 현실적으로 얼마나 구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천장을 짓눌리는 느낌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의도적으로 낮게 설치하겠지만 한지의 물성이 이 높이를 오히려 포근함으로 바꿔줬으면 좋겠다. 관람자는 땅속으로 내려가지만, 붉고 흰 띠의 한지 천장이 저녁때의 저무는 해를 떠올리게 하면 좋겠다. 어른거리는 한지 천장을 올려다보며 물속에서 본 하늘의 일렁임을 연상하고 자신이 지하에 있다는 것을 순간 망각하면 좋겠다. 관람자들이 전시작품의 제목을 허망한 구호로 만들어버리면 좋겠다. 이 작업이 누군가에게 충분히 모순적이면 좋겠다.
    
    
    
    
    전시를 구상하면서 머릿속에는 늘 쓸모에 대한 고민이 뒤따랐다. 예술은 무용함을 전제한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은 우리를 혼란스럽게 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건축가들)는 쓸모있는 것들을 만드는 와중에 시간이 허락하는 만큼 쓸모없는 고민들, 그러나 분명 우리네 삶을 풍요롭게 하는 고민들을 한다. 기둥과 바닥판을 어떻게 실용적으로 연결해 가능한 저렴하고 쓸모있게 만들지 고민하기도 하지만, 기둥이 튀어나와 수직선을 강조해야 할지 아니면 그 반대가 되어야 할지 오랫동안 망설이기도 한다. 적어도 우리에게 있어서만큼은 건축 행위는 쓸모있는 것에서 시작해 쓸모없는 고민들로 이어지는 식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경험상 집단이던 개인이던 그 쓸모를 요청해야 비로소 건축 행위가 일어났다. 물론 이론책에서야 클라이언트도 없이 스스로 시작해서 딱히 어디다가 쓸 수 있을지 의문스러운 구조물도 보기는 했지만 아직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잘 알지 못하겠다. 그런 측면에서, 그 누구도 쓸모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없는, PS 사루비아에서의 전시는 낯설고 어려웠다.
    
    두 번째 고민은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 우리는 더 이상 르네상스 시대의 전인이 아니다. 건축물을 설계하면서 프레스코를 직접 그리지도 않고 조각상을 다듬어 광장에 놓지도 않는다. 사실 그런 예술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은 적이 없다. 다만 무엇이든 아름답게 제작하려는 인간의 본성을 바탕으로 짓기를 통해 그것을 나름대로 구현해보려 할 뿐이다. 물론 아름답다는 게 전적으로 감성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전제하에 그렇다. 어쨌든 상황이 그렇다 보니, 전시장이라는 공간에서 무엇을 표현할 수 있을지 난감한 시간이 이어졌다. 현대 건축가는 제작인이라기보다는 구상하는 사람이고 제작은 대부분 전문 시공자의 손을 통해 이루어진다. 예술가들은 신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데 능숙하고 그 만듦새의 탁월함으로 감동을 주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고 판단했다. 사실 건축은 나름 정밀한 짓기를 전제로 하나, 전시장으로 온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 타인의 손을 빌리지 않으면 짓기에 이리도 무력한 현대 건축가들이라니. 그렇지만 결국 우리는 몇 가지의 재료로 짓기를 시도했다. 짓지 않는다면 우리의 존재 이유도 없을테니 말이다.
    
    
    진행 : 황신원
    인턴 : 이선주, 정지혜
    그래픽 디자인 : 김영삼
    
    기획 :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제공 = 사루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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