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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방수연 : 사이의 선
Exhibition Poster
기간| 2022.11.08 - 2022.11.20
시간| 09:30 - 18:00
장소|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충북
주소|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1동 2098
휴관| 월요일, 국경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43-201-4057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방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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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장소 :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1층, 윈도우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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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마주친 두 눈”


반쯤 잠긴 물가의 수면을 바라보다 손에 쥔 돌멩이를 던졌다. 물결에 일어나는 파장은 점차 먼 곳으로 흩어져 아무 일도 없는 듯 잠잠해진다. 길을 따라 걸으며 바라본 물가의 풍경은 자체로는 이유도 목적도 없는 것처럼 그냥 그렇게 있었다. 말이 없는 상태, 의미하지 않는 것, 그럼에도 계속해서 어디론가 움직이는 것, 물성이 주는 이야기가 있었다.

 

물줄기를 따라 걷는 길 위에 나타나는 모습들은 이미 의식 속에 자리한 것들이었다. 나뭇가지들이 얽혀있는 모양이나 삼각형, 사각형으로 보이는 눈앞의 형상들은 이미 우리 인식 안에서 가늠되고, 그것들 속에서 살아간다. 공간에 대한 사고 또한 내면에서 정해져 구분해낼 뿐이다. 결국 보이는 데로 길을 지나치다 돌아오면 무엇 하나 새로울 것 없는 심심한 곳이었다. 한동안 모든 것이 텅 빈 상태였다. 무언가 조금 더 특별한 것을 찾아 나서기보단 다시 물가를 찾았다. 그리고 걷기보다는 물가의 길 위에 앉아버렸다. 물결 위 굴곡을 뚫어져라 보다 이내 시선이 멀어졌다. 끊임없는 움직임에 어느 곳 하나 멈춰둘 수가 없었다. 반복하며 물결에 따라 흐르다 멈추며 바라본 나의 눈은 공간도 무언가에 대한 구분도 필요 없었다. 어떤 분리도 없이 가벼운 유연함 속에서 같이 얽혀 있었다.

 

잠잠히 수평으로 흐르는 물 사이로 작은 돌멩이 하나가 반쯤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돌멩이는 마치 고체와 액체를 나누는 나의 단순한 사고 구조를 교란시켰다. 흘러가는 물의 안과 밖의 구분이 명확하게 지어질 수 있을까? 물이 돌멩이처럼 물질이며 진동하는 파동이라면 나는 물 안과 밖에 동시에 있기도 하다. 작업은 물에 의해 수없이 만지고 만져져 작아진 돌에 대한 사유에서 시작한 작업이다. 는 티베트어로 ’사이‘를 뜻한다. 한 장면의 완성과 다른 장면의 시작 사이의 간격을 가리킨다. 이 간격은 공간이기도 하고 시간이기도 하다. 기나긴 시간 동안 깎여 나갔을 이 돌멩이는 그 자체로 물의 모형이다. 존재를 구분해 내는 사이에 있는 것, 머나먼 순간들이 맴돌고 있는 곳, 동시에 두 세상이 얽혀 나의 눈에 맺혔다.

 

수없이 만들어지는 굴곡에는 하늘과 빛과 물이 뒤섞여 있다. 물 위에 반쯤 걸친 것들은 지금과 이곳을 벗어난 먼 거리의 빛들이 겹쳐진다. 어둡게 빛나는 굴곡 사이에 먼 시공간에 존재했을 떨림과 내가 만들어 낸 동그란 파장이 동시에 마주하는 것이다. 그것이 비록 몇 초 동안 남아 사라질지라도 눈앞의 세상에 오늘날의 울림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반사된 표면 위에 알 수 없는 것이 풍경 속으로 계속해서 스며들고 있다. ■ 방수연


(출처 =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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