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장소 : 갤러리 도스 제2전시관(2층) - 눈은 바라만 보고 있어도 서로를 만날 수 있게 만든다. 만나려 하지 않아도 만날 수밖에 없게 한다. 우리는 만나진다. 마주 보고 있기 때문에. 사랑하려 하지 않아도 사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사랑해지는 마음을 붙잡아 싸매어버릴 수 없다. 한 쪽만 사랑할 수도 없다. 우리는 함께 바라보기 때문이다. 함께 바라보기 때문에, 우리는 여러 때들에 함께 하게 된다. 너에게 일어난 때이든, 나에게 일어난 때이든, 우리의 때가 된다. 변화하는 우리의 때들을 함께 하며 순간순간 생겨난 수많은‘너’들과‘나’들은 고스란히 우리 안에 심어지게 된다. 심으려 하지 않아도 심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우리의 때에 있는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받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무리 가리려 해도 눈을 마주한 채로 우리를 가릴 수가 없다. 우리는 눈을 마주한 채로 도망칠 수가 없다. 눈을 마주한 우리는 만나지 않을 수가 없다. 여러 눈들을 만나 여러 우리가 존재할 수 있었다. 여러 우리 속에서 여러 눈을 마주하며 여러 곳을 보았다. 우리가 마주 봐야만 볼 수 있는 그 곳들은 내가 우리의 때에 너의 눈에서 보게 된 풍경이다. 그 곳들을 보이는 그대로 표현했다. 우리가 눈을 맞춤으로서 탄생하게 된 많은 곳들이 이 곳에서 서로와 눈을 맞추며 그들의 또 다른 때를 함께 할 수 있기를, 그들의 새로운‘곳’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아마 그들은 금세 서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함께 마주 보고 있기에. (출처 = 갤러리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