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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안소희 : 눈, 바람, 고요
Exhibition Poster
기간| 2022.12.14 - 2023.01.08
시간| 13:00 - 18:30
장소| 페이지룸8/서울
주소| 서울 종로구 삼청동 35-174/1층 페이지룸8
휴관| 월, 화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732-3088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안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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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전시전경

    (이미지 제공 = 페이지룸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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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아내고 비워내는 ‘눈’
    
    글 박정원(페이지룸8 디렉터)
    
     눈은 자신의 기분이나 감정을 알 수 있는 개인의 표지이자 세상 모든 것들을 투영할 수도 있는 창이다. 그러기에 한 인간이 지닌 신체 기관인 동시에 거대한 우주이기도 한 ‘눈’을 바라본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다. 안소희 작가의 개인전 《눈, 바람, 고요(Eyes, Wind, Stillness)》(페이지룸8, 2022.12.14.-2023.1.8.)은 작품 속 인물의 ‘눈’에 주목한다. 이 눈은 단순한 눈이라고 여기기에는 한번 보면 뇌리에 남아 잊히기가 힘들다. 형이상학의 세계로 들어가는 창구라는 관념적인 표현을 쓰기에는 더욱 부족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안소희 작가의 ‘눈’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된다.
    
     이번 안소희 작가의 회화는 큰 눈이 특징인 인물화와 바람, 동·식물, 과일 등의 소재가 인물과 함께 등장하여 분위기가 조성되는 작품으로 구분된다. 안소희 작가의 눈은 1인칭 시점에서 어떤 대상이나 사물을 주시하는 눈일 수도 있지만, 이 눈을 바라보는 상대의 심리적인 자극과 내면의 감정을 이끌어내는 눈에 가깝다. 그렇다고 해서 인물의 눈빛이나 표정에서 어떤 호소력을 느끼기는 어렵다. 그저 커다랗게 텅 비어있는 듯한 눈은 역설적으로 무엇이든 담아낼 수 있다. 그래서 인물의 눈에서 시작되는 궁금증은 연쇄반응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드러나면 금세 알아차리기 쉬운 눈의 표정은 식물이 담긴 유리 화병에 가려보아도 굴절되어 더 크게 ‘응시’하듯 보일 뿐이다.[작품 <응시>] 고정되지 않은 시선에 ‘물렁한 사과’를 쥔 손은 애꿎은 사과에 대한 감정 표현인지 사과와 함께 무른 시간을 보낸 건지는 알 수 없다.[작품 <물렁한 사과>] 목이 드러난 니트를 입은 인물은 ‘땋은 머리’를 목에 두른 채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작품 <Braid Hair>] 이렇게 눈에서 표정을 읽으려는 노력은 결국 무력화되며 보는 이들의 감정이 인물에 적극적으로 이입되고 만다. 반면, 바람에 납작한 머릿 묶음이 날리는 인물의 눈은 이미 가을 풍경 자체로 보이기도 하고[작품 <Autumn Wind>], 파랑새의 작은 터치에 번지듯 물든 하늘색 머리카락은 졸음을 귀엽게 쫓아주는 요정 같다.[작품 <Boy in the Morning>] 
    
     작업 방식에 있어서 캔버스 작품과 색연필 드로잉은 선후 관계를 떠나 비슷한 형태로 스케치하되, 유화와 색연필 특유의 질감과 필치를 살려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막연한 풍경(Wave)’ 수채화 시리즈는 한 번의 붓질로 가지런히 선을 쌓아 추상적인 풍경을 완성함으로써 수행적 개념의 드로잉이다. 작품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머릿결 같은 억새밭 풍경 또한 인물을 지지하고 있는 대지로서 존재하는데, 제주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작가의 환경을 떠올리게 된다. 단, 이 모든 조화는 결국 장소성과 시간성 그리고 원근감 등을 특정 지을 수 없고, 무엇보다 인물의 큰 눈으로 인해 초현실적인 상황과 상상력을 발휘하게 한다. 
    
     작품 속 인물은 어쩐지 처연해 보이기도 하지만 커다란 눈을 통해 살아있음을 생생히 증명함으로써 보는 이들의 내면에 있는 고독이라는 연대를 슬며시 꺼내게 한다. 그렇게 안소희 작가의 ‘눈’은 끊임없이 담아내고 비워내며, 마주하는 모든 생(生)을 고요한 가운데 증언하고 있다.
                 
    
    p.s.
     안소희 작가의 작품은 처음 보게 된 건 2021년 7월, 제주 새탕라움에서 열린 작가의 개인전 《계단의 아이》에서였다. 주택의 방 구조와 나무 계단이 남아있는 무인 전시 공간에 우연히 마주한 작품 속 아우라에 한참을 전시장에 머물렀다. 당시 머리카락 같은 카펫?에 억새같은 머릿결을 휘날리며 걷는 뒷모습이 있는 작품, 〈걸음(Walk)〉에 매료되어 2층으로 올라가니 보송보송한 억새밭이 펼쳐진다. 작가의 자화상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눈이 독특했던 〈탈색〉 작품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췄다가, 가감 없이 솔직하게 표현한 부부 드로잉에 웃음이 터진 채 전시장을 나왔다. 서울에 도착해서 등을 톡톡 치며 아는 척하고 싶게 만든 〈걸음〉의 뒷모습과 큰 눈망울을 지녔지만 정확히 어떤 감정선인지 읽을 수 없었던 〈탈색〉 인물이 교차되어 문득문득 그리고 자주 생각이 났다. 그래서 제주에 있는 작가님에게 결국 DM을 보냈다. ■
    
    
    (제공 = 페이지룸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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