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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불순한 파괴, 다정한 결합
기간| 2022.01.02 - 2022.01.04
시간| 12:00 - 19:00
장소| 온수공간/서울
주소| 서울 마포구 서교동 376-7/온수공간
휴관| 휴관일 없음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70-7543-3767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김보영, 김승희, 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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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불순하게 파괴하고 다정하게 결합하기, 부러지지 않고 나아가는 방향


몸짓은 현존재가 밖으로 나타나는 신체의 움직임이다. 우리는 그 움직임에서 몸짓을 하는 사람이 세계 속에 어떻게 있는지 읽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럴 수 있는 이유는, 몸짓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움직임이 다른 모든 움직임들처럼 제한되어 있음을 알더라도, 그 움직임을 자신이 자발적으로 한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빌렘 플루서, 『몸짓들』, 안규철 옮김(서울: 워크룸 프레스, 2018), 81.


팬데믹의 종언을 꿈꾸거나 재유행을 염려하는 목소리들로 혼란스러웠던 한 해가 지나갔다. ‘나갈까 말까? 움직일까 말까?’ 그간 우리는 자신의 혹은 서로의 움직임을 더욱 주의 깊게 살펴왔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몸을 움직이려는 순간, 움직임에 의미를 부여하고 몸짓에 몰두하던 시기였다. 이러한 고민은 진부해진 두려움과 떨치지 못한 위기감이 상충하던 2022년의 날들에 더욱 치열했을지도 모른다. 이때 몸짓들을 꾸준히 해석하며 세계를 읽어내려던 빌렘 플루서의 시도가 우리 시대에 성큼 다가온다. 플루서의 말처럼 몸짓이 상징이 부여된 움직임이기에 현존재를 표출하고 그 존재가 속한 세계를 드러낸다면, 어떻게 몸짓을 읽어야 이토록 어지러운 세계를 이해할 수 있을까? 걸어 잠궜던 문을 다시 열 때 우리의 몸은 어디를 향해 나아갈 것인가?

전시 《불순한 파괴, 다정한 결합》은 몸짓과 세계를 연결하는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하나의 열쇠로 애니메이션을 제안한다. 애니메이션은 몸짓을 집착적으로 분석하고 해체하여 다시 조립하고 결합하는 매체이다. 그 가운데서도 이번 전시는 단편 애니메이션에 주목한다. 짧은 상영 시간 안에 캐릭터들의 운명을 결정짓는 애니메이션들은 나노 단위로 움직임을 쪼개고 이어 붙이며 움직임 하나하나에 치밀하게 의미를 부여하며 몸짓으로 거듭나게 한다. 단편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은 대개 독립의 영역에서 작업하기에, 글을 쓰고 그리거나 만들고 음악을 듣거나 연주하고 촬영을 하는 총체적인 몸짓으로 캐릭터의 움직임을 실현하고 통제하며 세계를 부여한다. 

《불순한 파괴, 다정한 결합》에서는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온 독립 애니메이션 감독 3인, 김보영, 김승희, 우진의 초기작을 소개하며 이들이 만들고 포착했던 움직임들을 돌아본다. 10년 가량 감독들은 애니메이션을 만들며 내면과 관계, 사회를 탐구해왔다. 이 여성들의 작업에서 캐릭터들은 저마다 뒤틀리게 웃거나 꾸깃꾸깃 조각나거나 기묘하게 분화된다. 그 움직임들은 어쩌면 감독들이 장애물로 가득한 세계에 맞서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불손하게도 그들의 작업에는 신체와 마음, 관계와 사회. 세계가 규정한 규범들을 부정하고 파괴하는 몸짓들이 있다. 그 결과 폐허가 남을 것이다. 다만 김보영과 김승희, 우진의 작업은 “자유에 대한 좌절된 추구” 로만 끝나지 않는다. 황폐한 벌판에 서서 더 넓어진 시야를 얻어 이들은 서로를 발견한다. 이 전시는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읽기 위해 파괴의 몸짓을 그려낸 감독들의 현재가 미래로 이어질 어떤 다정한 결합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출처 = 온수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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