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XHIBITION
re: site_ ceramics
기간| 2023.01.18 - 2023.03.10
시간| 10:30 - 18:00
장소| 갤러리밈/서울
주소| 서울 종로구 인사동 178-2
휴관| 연중무휴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733-8877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주세균
김준명
유의정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 김준명 Hug
    2015 glazed ceramic 44x60x45
    (이미지 출처 = 갤러리 밈)

  • 김준명 호기심
    2023 혼합재료(돌,아크릴 관,흙,포장재,나뭇 잎,모래 등) 가변설치
    (이미지 출처 = 갤러리 밈)

  • 주세균 Tracing Drawing W-#7
    2018 도자기에 크레용 드로잉(복합재료 코팅) 42x42x40cm
    (이미지 출처 = 갤러리 밈)

  • 유의정 신청화백자 용문 항아리
    2022 백자,유약 30x30x47cm
    (이미지 출처 = 갤러리 밈)
  • 			지금, 여기로의 재위치 
    
    길을 잃은 듯한 풍경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도예작가 3인의 전시에 완전무결한 유리질 표면과 섬세하고 유려한 문양,
    또는 순백의 색감만으로도 어떤 존재가 되는 그런 도자 작품은 찾아볼 수 없다. 대신 복제, 균열, 차용의 단상들이 흩어져 있다. 
    
    김준명, 유의정, 주세균은 동시대 예술의 실천 형식으로서 도자예술의 조형언어를 정교하게 구축해오고 있는 작가들이다. 
    도예의 절대적 가치로 여겨져 온 전통을 재해석하고, 동시대 문화적 형식들을 반영하는 실험을 통해 현대도예의 미술언어를 혁신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갤러리밈 M’VOID 기획전 ‘re:site_ceramics’에서 세 작가들은 자기 완결적 공간에 놓여있던 도자기를 각각의 방식으로 해체하여 ‘지금, 여기’의 공간 안에 재위치 시킨다. 
    도자라는 본질에서 출발해 크랙으로(유의정), 인류세 이미지로(김준명), 일상적 사물의 형태로(주세균) 변환된 오브제들은 현대미술의 언어로 새롭게 환기된다. 
    익숙하고 예상 가능한 매체였던 도자가 현대미술의 무대에서 조각과 개념, 설치로 조형적 지평을 확장해 가는 것이다. 
    
    유의정 작가의 ‘Poem for Clay’(2022)는 흙과 도자에 대한 작가의 사유를 응축해 놓은 작품이다. 
    균열 가득한 도판을 벽에 건다는 행위는 도자예술이 추구해 왔던 절대적 완결의 신화를 향한 질문으로 읽힌다. 
    본시 흙의 본질일 수 밖에 없는 크랙 현상과 같은 도자예술의 근본적인 형식을 탐구해보겠다는 선언 같기도 하다. 
    10여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유사 유물 시리즈’의 2022년 신작들은 동시대 언어로 만들어낸 동시대 유물에 관한 내러티브다. 
    백자라는 전통적 형식에 형광빛 색감의 안료, 우연적 효과까지 치밀하게 계산한 회화적 표현, 
    진짜와 가짜의 구분 자체가 의미 없는 전통문양의 차용 등 동시대적 언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실천 형식을 보여준다.
    
    김준명 작가는 감상의 대상도 아니고 소용에도 닿지 않는, 도자예술의 가치영역을 의도적으로 비껴가는 실험을 이어오고 있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낸 듯한 백자 항아리들이 엉겨붙은 ‘Hug Glazed Ceramic’은 복제를 거듭할수록 역설적이게도 그 의미는 비워져 간다. 
    작가는 “도자기에 관습적으로 부가된 전통이라는 인식의 무게를 덜어내기 위해 역사 속에서 견고하게 다져져 온 기의를 분해하고 일상의 언어로 번역하는 실험”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비해 인류세(人類世)를 연상시키는 설치작품은 역사나 과거가 아닌 ‘지금’을 향한 시선을 담고 있다. 
    흙과 함께 비닐, 플라스틱 등 현대문명이 만들어낸 폐기물들을 켜켜이 쌓은 지층 단면의 구조물로 대가를 치러야 하는 인류의 현실을 일깨워준다. 
    작가는 복제와 집적, 일상적 실물 오브제 등을 이용한 조형적 실험을 통해 도예의 고정적이고 한정적인 감각들을 동시대 예술의 영역으로 점차 넓혀 나간다.
    
    주세균 작가는 신념과 같은 추상적 대상을 시각적 구조물로 치환하는 작업을 오랜 주제로 다루어 왔다. ‘찬장 2022-1’과 ‘저녁 식탁’(2022)의 기표는 무궁화 당초문이다. 
    찬장에 가지런히 세워진 접시 옆면과 식탁 표면, 전시장 바닥으로 이어지는 무궁화 꽃무늬는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결속시키는 신념의 메타포가 된다. 
    다른 출품작 ‘Tracing Drawing’(2018)에서 작가는 전통과 재현의 간극에서 발생하는 어긋남에 주목한다. 
    인터넷에서 수집한 유물의 이미지를 백자 위에 베껴내는 작업을 통해 전통과 현재, 원본과 복제, 창작과 차용, 사실과 왜곡 사이의 충돌을 유도한다. 
    본질과 실제의 인식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요소들을 사유의 근간으로 삼아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다듬어 간다.
    
    분명 도자에서 출발했으되 하나로 포섭되지 않고, 그래서 동일화 시킬 수 없는 세 작가들의 이질성은 그 경계가 뚜렷할 수록 더욱 흥미롭다. 
    급진적인 미적 실험을 시도할 때마다 이들을 둘러쌌던 다양한 모양의 관습의 세계는 내부로부터 무수한 균열을 냈을 것이고, 
    도자의 오랜 본질을 해체 하고서야 비로소 자신들만의 고유한 영역을 품게 됐을 터이다. 
    그래서 이들이 펼쳐 놓는 이야기는 여전히 낯설고 모호하고 불확실한 풍경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에는 주어졌던 길보다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이 훨씬 많은 까닭에, 길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야 말로, 
    새로운 길을 선택할 수 있는 강력한 예술의 힘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김현진_갤러리밈 전시기획자​
    ​
    
    (출처 = 갤러리 밈)			
    ※ 아트맵에 등록된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팸플릿 신청
    *신청 내역은 마이페이지 - 팸플릿 신청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6부 이상 신청시 상단의 고객센터로 문의 바랍니다.
    확인
    공유하기
    Naver Facebook Kakao story URL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