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XHIBITION
민완기
기간| 2019.06.11 - 2019.07.07
시간| 11:00 - 18:00
장소| 공간291/서울
주소| 서울 서초구 양재동 259-4
휴관|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395-0291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민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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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20x30 inches


  • 30x20 inches
  • 			언젠가 퇴근을 하고 저녁을 먹으면서 티비로 뉴스를 보고 있는데 일본의 쓰나미 재해에 관한 뉴스가 흘러나왔습니다. 그 삶과 죽음의 경계가 고작 사각형의 TV 전파로 속수무책으로 흘러나오는 순간이 무척 어색하고 허망하게 느껴졌습니다. 편하게 라면을 먹고 있는 순간에 누군가는 죽어가고 있다는, 생과사를 히롱하는 것 같 은 이상한 감각.
    그러고선 내가 만약 저기 있었다면. 비단 일본의 쓰나미 뿐만아니라 하루에 들려오는 각종 사건 사고 소식, 내 가 어떤 운명의 장난으로 저곳에 있었다면.
    
    이 질문은 내가 만약 중동같은 분쟁지역에 태어났다면 혹은 우리는 어떻게 태어나지는 걸까, 어떻게 내가 내 부모님의 아들로 선택되어진 걸까와 같은 존재론적 알고리즘에 대한 물음으로 확장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끝에 는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죽음에 대한큰 명제(궁금중)가 있었습니다. 이따금 장례식장에 가게 되면 이러한 물음이 더 증폭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소 모순이지만 모두 저마다가 당면한 끝이 있다고 계속 인식하려 하는 이유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게 될 그 끝에 대한 무서움, 두려움 그 뒷켠에 뜨거운 가슴 안고 열정적으로 살고 싶어서입니다.
    
    모든 것에 끝이 있다는 생각에 대한 무서움이 들 때 하늘을 올려다 보곤 했습니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빛들 을 보면 그런 두려움이 다소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문득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된다는 잠언이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별들이 그동안 지구를 살아간 사람들의 메타포처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별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제가 찍고 있는 사진과 결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보고 싶었습니다. 이를 통해 지금 이순간, 2018년 지구역사의 어느 한시기를 지나는 작은 개인으로써 천문학과 사진의 결합을 통해 국가, 대륙, 세계, 등 지구를 그리하여 우주를 바라볼 수 있게하는 거시적 관점의 확장과 동시에 당장 내일의 통장 잔고에 시달리는 저를 둘러싼 작은 일상의 삶들의 미시적 관점을 결합시키고 싶었고 그리하여 어떤 범지구적 관점을 작게나마 제시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은 죽으면 별이된다는 잠언을 그냥 평범한 속담처럼 여겼습니다. 그러나 이 작업을 시작하면서 빛의 물리학과 천문학을 공부하게 되면서 그 말에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죽게 되면 땅에 묻히게 되고 흙이 되고 그 흙은 다음세대를 위한 연료가 됩니다. 이러한 삶의, 지구의 사 이클이 반복 순환하면서 시간은 흐릅니다. 아주 먼 얘기일 수도 있지만 아주 오랜시간 뒤에 이 태양계도 행성 저마다가 가진 생로병사를 따르게 되는데 그 과정중에 태양이 적색거성 단계에 접어들게 됩니다. 이때 수십억년동안 생명체들이 죽고 쌓이게 되어 무수한 세월의 흙이 묻혀있는 지구가 그 적색거성 단계에서 태양의 팽창에 흡수되게 됩니다. 태양계의 3번째의 지구부 터 끝에 있는 해왕성까지 점차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도 태양의 에너지원으로 흡수되고 임계점에 이르렀을 때 폭발하게 되거나 백색외성의 형태로 남게 되어 거기서 생성된 빛을 우주에 있는 다른 여러 행성들에 방출하면서 서서히 빛이 약해지고 소멸하게 됩니다. 그렇게 우리의, 이땅의, 지구의 모든 역사가 숨쉬고 있던 태양계는 소멸하고 말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태양계의 행성들은 저마다의 생로병사를 거치고 폭발하거나 백색외성의 형태로 결국엔 빛이되어 우주를 부유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 빛들은 가스로써 다른 행성의 에너지원으로 또 쓰이게 되고 어느 시점에 서 다른 입자들과 결합하여 또다시 행성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런 순환들은 빅뱅으로 우주가 형성되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고 앞으로도 이어져 갈 것입니다. 우리는 이 사이클의 어느 한시점인 2019년을 지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밤하늘을 올려다 볼 때 보는 별 빛들은 그러한 다른 행성들이 다른 곳의 행성시스템이 폭발할 때 생긴 빛 이 그 행성의 기억을 가지고 우리눈에 막 도달하는 것이라고 상상해보면 닿을 수 없는 까닭모를 아득함을 느끼곤 했습니다. 그 아득함에 대한 관점을 사진으로 풀어내보고도 싶었습니다.
    
    저는 여러 갈등을 일으키고 사람을 죽음으로 내모는 어떤 독트린, 이데올로기, 종교, 정치보다 밤하늘의 별을 더 믿습니다. 천문학이 이모든 독트린을 넘어, 지역을 넘어, 지구를 넘어 우주적 관점을 제시하고 화합의 어젠다를 제시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어떤 독트린, 종교, 어떤 철학들보다 제 삶을 둘러싼 사람들과 어머니 아버지를 더 믿습니다. 그들의 짧지만 타인을 해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들의 일상을 견뎌나가는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의 삶을, 365일 매일같이 하루를 열고 닫아주는 버스의 성실함 같은 것들을 더 믿습니다. 그래서 결국엔 이말을 하기 위해 꽤 돌아 온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을 보기 위해서 세상을 듣기 위해서 태 어났어. 그러므로 특별한 무언가가 되지 못해도, 우리는 우리 각자는 살아갈 의미가 있는 존재야.”
    
    마지막으로 언젠가 시간이 흘러 흙이 되어 별이 될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제가 사랑한 모든 친구들에게 이 작은 시도를 바치고 싶습니다.			
    ※ 아트맵에 등록된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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