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장소 : 4전시실 - 기억 공작소 『차규선』展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면 안쪽 틈으로 보이는 높이 4m의 작품이 압도적 공간감으로 긴장감을 조성하며 시선을 끌고 있다. 그러나 관람객이 전시장 내부로 들어서 전체를 둘러보면 큰 작품 외 나머지 3점으로 덩그러니 전시실을 구성하고 있어 어떻게 보면 황량하고 쓸쓸한 풍경으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찬찬히 하나씩 작품을 살펴보면 익숙하고 편안함 속에 잔잔하게 밀려드는 미묘한 감정들이 묻어나는 조형 언어들로 구성되어 각기 다른 이야기로 기억을 소환할 수 있는 구조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눈 날리는 산속의 풍경, 어둠의 끝을 부여잡고 있는 산등성이의 실루엣, 쉽게 밟고 지나칠 수 있는 흙바닥 등 작가가 머물고 품어낸 작고 소박한 자연이지만 모든 사람이 한 번쯤 스쳐 지나간 우연과 그곳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운명적인 만남이 공간 속에서 일대일로 마주 설 수 있는 감상구조를 원했던 것이다. 대상에 집착하지 않는 작가의 즉흥적이고 감각적인 표현이 타 작품에 방해 없이 화면을 응시함으로 나타나는 잔상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익숙한 시간과 공간이 우리의 기억 너머 시공간 속 자연과 신비한 교감을 경험케 해 관람객이 증폭된 시각적 유희를 안겨주길 기대한 것이다.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 조동오 (출처 = 봉산문화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