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장소 : 갤러리 도스 1전시관(B1) - 고유한 존재로서의 사유 김민영 /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오늘날 인간은 유한한 존재의 불완전성을 극대화하며 생의 방향을 상실한 채 속도와 위치에만 연연해하는 인간상을 형성하곤 한다. 이는 존재에 대한 망각으로 존재목적의 결핍으로 나타나 고귀한 인간의 존재와 가치를 상실하게 만든다.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없는 존재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은 결국 가장 보편적이며 공허한 개념이 되고 만다. 이렇듯 존재에 관한 사유는 수세기동안 시대를 막론하고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이며 특히 예술은 매우 추상적인 관념을 구체적인 형상을 통해 인간에게 보여주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이에 최민솔 작가 또한 작품 활동을 통해 실존에 대한 인지와 자아를 성찰하고 자신만의 태도와 형태를 찾아 진정한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고자 한다. 작가는 본인과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 이 사회에 속한 사람들이 한정된 공간의 틀 속에 갇혀 개인의 형과 색을 잃어가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면서 인간 실존에 관심을 갖게 되고 작품의 형태는 비정형으로 발전하게 된다. 비정형의 형태에서 나아가 서로 어울리지 않는 재료의 분해, 반복, 조합 등의 일련의 행위는 존재 발현의 조건과 개인의 다양성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한 결과물로 드러난다. 나아가 인간 실존의 의식은 불규칙적이고 추상적인 비정형의 이미지로 나타나 본질적인 존재를 사유하며 관객과의 공감을 통해 허무하고 소외된 현실에 대한 긍정을 이끌어 낸다. 정형화된 어떠한 틀에도 갇히지 않고 형식주의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움직임은 현대미술의 탈장르적인 경향을 보이며 시간을 공간으로 변형시킴으로써 시간의 흐름을 정지시키고 이러한 맥락에서 존재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사유를 기록하고 존재를 형상화한다. 작품 곳곳에 드러나는 손바닥, 붓, 나이프 등 재료의 사용은 속도와 힘 조절에 따른 우연적이고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여 환상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다채로운 색의 구성과 유연한 곡선들의 배치는 순수하게 그 자체만으로 하나의 통합된 형상을 이뤄 재료의 경계를 모호하게 엮어낸다. 특징적으로 선과 물감이 머뭇거리고 밀린 모습은 욕망의 흐트러짐과 분출 그리고 절제가 느껴진다. 어떤 대상을 정밀하게 묘사하기 위한 경계선이나 어떠한 개념을 지칭하는 글자가 아닌 이러한 비정형의 형태는 무한한 가능성과 의미를 내포한 다름없는 존재가 되어 본인과 소통하고 정신적인 면을 표출한다. 한편 각 작품의 흰 여백이나 주변과 강하게 대비되는 밝은 색의 표현은 때로는 빛으로, 때로는 침묵으로 해석되어 잔상처럼 한동안 화면을 표류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흔적을 남긴다. 이번 전시는 존재 각자의 개별적인 흔적들이 응집되거나 해체되어 자유로운 행위의 궤적 속에 무의식적으로 드러나거나 소멸되는 존재의 의미를 일깨운다. 작품 속 비정형의 형태는 리드미컬하고 자유로우며 비슷한 듯 다른 모습들이 맞닿아 있다. 이처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작가의 탐구는 자신과 타인와의 소통을 위한 행위의 표현들을 이끌어내며 공간을 충만하게 한다. 다양한 관계로 얽혀 바쁘게 살아가는 현실에서 작가가 마주한 존재에 대한 인식과 그 잔상은 실존에 대한 사유를 그려낸다. 인간은 누구나 정형화된 틀로서 규정될 수 없는 고유한 존재이기에 작가의 작품을 통해 본래적인 자기를 인지하고 주체적인 삶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출처 = 갤러리도스)